캐나다 밴쿠버에 법인 설립…북미 시장 본격 공략
온타리오·서부 초고압 전력망 수주로 기술력 입증
상반기 매출 1.7조 원 돌파, 역대 최고 실적 달성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한전선이 캐나다 밴쿠버에 신규 법인을 세우며 북미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와 서부 지역에서 연속으로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따내며 기술력을 입증한 데 이어, 상반기 매출 1조7000억 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 실적도 달성했다. 북미 전력망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한전선의 현지 공략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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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이 지난달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선적 현장에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첫 출하를 축하했다. [사진=대한전선] |
◆캐나다 법인 설립으로 북미 전력망 공략 강화
19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지난 6월 캐나다 밴쿠버에 현지 영업 법인을 설립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시장에서 축적한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늘어나는 북미 전력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행보다.
새 법인은 캐나다 내 수주 활동과 고객 대응을 전담하며, 현지 밀착형 영업 거점으로 자리 잡게 된다. 대한전선은 고객 맞춤형 기술 솔루션을 제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과 연계한 북미 시장 전반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이미 캐나다 시장에서 성과를 쌓아왔다. 지난 2022년 온타리오주에서 230kV급 초고압 전력망 턴키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현지 초고압 시장의 문을 열었다. 도심 지하 터널을 관통하는 신규 전력망 구축 사업으로, 설계·포설·접속·시험까지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고난도 프로젝트였다.
이어 올해 초에는 캐나다 서부에서 추가로 230kV급 턴키 사업을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약 35개 이상의 전력 시스템을 연계해 고도로 통합된 전력망을 운영하는 만큼, 미국에서의 성과가 캐나다 시장 진입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북미 전력 인프라 수요는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초고압 케이블 신설, 노후 케이블 교체, 송전선로 연계 사업 등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7200억 원 이상의 수주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미국 전력 시장의 주요 케이블 공급사로 자리 잡았고, 이번 캐나다 법인 설립으로 북미 전역을 아우르는 공급 체계를 갖추게 됐다. 회사는 현재 북미에서 2개의 영업 법인과 2개의 지사를 포함해 글로벌 9개 법인, 15개 지사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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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당진해저케이블 2공장 조감도 [사진=대한전선] |
◆해저케이블·HVDC 경쟁력 강화로 성장 지속
실적 성장세도 뚜렷하다. 대한전선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718억 원, 영업이익 55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분기 매출은 9164억 원, 영업이익은 286억 원으로, 분기 매출이 90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2010년 이후 약 15년 만으로, 3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는 호실적을 이어갔다.
실적 호조 배경으로는 글로벌 수주 확대와 매출 실현이 꼽힌다. 유럽·미국·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를 다수 따냈고, 상반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약 2조9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 생산·판매 법인도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판매 법인과 남아공 엠텍(M-tec) 생산 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일시적 비용 발생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상반기가 사상 최고치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견조한 수준이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과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 참여도 준비 중이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 최소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캐나다와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기술력을 입증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겠다"며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주요 공급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