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코로나 맥주 제조사 STZ
2026회계연도 전망 대폭 하향 조정
거시경제 악화와 소비자 행동 변화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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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코로나' 맥주로 유명한 미국 주류 업체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종목코드: STZ)의 주가가 2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당 149.36달러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회사가 맥주 수요 약세를 이유로 2026 회계연도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한 직후 나타난 급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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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텔레이션 브랜즈가 9월 2일 공개한 비즈니스 업데이트 자료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 "소비자 구매 행동의 변동성 심화"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이날 2026 회계연도(2025년 3월~2026년 2월) 유기적 순매출이 4~6%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인 2% 감소~1% 증가 대비 대폭 하향 조정된 수치다. 특히 핵심 사업인 맥주 매출은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전에 맥주 매출이 보합~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기존 12.60~12.90달러에서 11.30~11.60달러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빌 뉴랜즈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2026 회계연도 1분기 이후 소비자 수요를 약화시키고 소비자 구매 행동의 변동성을 심화시킨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을 계속 헤쳐나가고 있다"며 전망 하향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 히스패닉 소비자 수요 급감이 핵심 요인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실적 부진과 전망 하향 조정에는 히스패닉 소비자층의 수요 감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뉴랜즈 CEO는 "지난 몇 달 동안 고급 맥주 구매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며 "방문 빈도와 방문당 지출액이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고급 맥주 구매율 감소가 일반 시장 감소보다 더 두드러졌다"는 대목이다. 이는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에게 치명적인데, 히스패닉 구매자들이 회사 사업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앞서 4월에도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뉴랜즈 CEO는 조사 결과를 인용해 "히스패닉 구매자의 3분의 2가 식품 및 기타 필수품 가격 상승을 걱정하고, 절반은 이민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많은 이들이 고용 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범프 윌리엄스 컨설팅의 데이브 윌리엄스는 "많은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집을 나서거나 일상에서 벗어나 외출하는 것을 꺼린다"며 "이로 인해 맥주를 마실 기회와 상황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 단속이나 추방 위기로 인한 소비자 행동의 순환적 측면과 맥주 브랜드가 일반적으로 직면하는 구조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 미국 전체 맥주 시장의 구조적 변화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어려움은 미국 맥주 산업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음주 가능 연령의 미국인 중 54%만이 술을 마신다고 응답했다. 이는 1939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비율이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조차 소비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보틀 레이더즈의 아만다 폴-가르니에 마케팅 부사장은 "업계가 요즘처럼 큰 압박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최근 분기에 맥주 출하량이 3.3% 감소했고, 경쟁사인 몰슨 쿠어스(TAP)는 7%라는 더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 관세 부담 가중으로 이중고
맥주 수요 감소에 더해 관세 부담도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판매량 감소, 영업 부채 축소, 추가 관세'를 꼽았다.
가스 핸킨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분기에 소비자 심리가 약해진 추세를 반영하여 유통업체 수준에서 재고 재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시사점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이번 실적 경고는 소비재 기업들이 직면한 복합적 도전을 보여준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특정 소비자층의 구매력 약화, 업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 무역 정책 변화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히스패닉 소비자층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들의 경우, 이민 정책 변화와 같은 정치적 요인이 실제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소비재 기업을 평가할 때 전통적인 재무 지표 외에도 소비자 구성과 정치·사회적 환경 변화에 대한 노출도를 함께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뉴랜즈 CEO는 "소비자들이 여러 품목에 대한 지출을 줄였으며, 맥주는 순위에서 꽤 아래에 있지만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자주 맥주를 마시는 사교 모임 같은 활동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의 근본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으로 컨스텔레이션 브랜즈가 이러한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지, 미국 맥주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지가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