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개발 포트폴리오서 지식산업센터 비중 8%...오피스 62%로 최대
지식산업센터 미분양 리스크 확대...성수 복합개발사업·서초L 등 사업 집중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확대...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단기간 매출 창출 '속도'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부동산시장 호황기에 지식산업센터 브랜드 '생각공장'에 주력했던 SK디앤디가 최근 오피스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분양시장 불황으로 지식산업센터의 분양률이 낮아짐에 따라 수요가 안정적인 오피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오피스 사업에 더해 신사업인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확대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SK디앤디의 개발 포트폴리오에서 지식산업센터의 비중은 8%다. 오피스(62%), 주거(17%), 기타(10%) 등보다 낮은 수치다. 현재 진행 중인 지식산업센터 사업은 '생각공장 구로', '군포 지식산업센터' 두 건에 불과하다. 이 두 건도 모두 앞서 2022년 이미 분양을 개시한 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다. 올해 상반기 SK디앤디가 신규로 추진하는 지식산업센터 사업은 없는 셈이다.
![]() |
SK디앤디 개발 포트폴리오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SK디앤디는 2015년 당산 SK V1, 2018년 가산 SK V1 등 주요 상업지구 지식산업센터 사업에 참여했다. 2020년 브랜드 '생각공장'을 출시하면서 지식산업센터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생각공장이란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는 공장'이라는 의미다. 지식산업센터가 1990년대 '아파트형 공장'이라고 불렸다는 점에서 '공장'이라는 단어를 활용했다. 이후 '생각공장 성수', '생각공장 당산', '생각공장 구로' 등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높은 분양률을 기록했다.
지식산업센터의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20년~2022년 부동산 호황기에 지식산업센터는 투자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지식산업센터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호황기에 개발이 시작돼 불황기에 준공이 완료된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커졌다. 대한건설협회 '지식산업센터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2024년 공급된 65개 사업장의 평균 미분양률은 37%, 서울의 경우 43%다.
이에 SK디앤디는 생각공장 공급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실제 SK디앤디는 '생각공장 영등포'로 개발할 계획으로 2021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4가 1-1 일대 부지를 매입했으나 오피스를 짓는 방향으로 사업을 변경했다. 현재 해당 부지는 흥국생명보험이 보유한 펀드 LB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8호가 소유하고 있다. SK디앤디는 이 펀드의 지분 48%를 갖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식산업센터 미분양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오피스 공급이 늘었다. SK디앤디가 진행 중인 오피스 사업은 영등포 일대 '당산역 오피스'를 포함해 '명동N 오피스', '서울역 오피스', '서울숲 오피스', '서초L', '여의도 우리금융사옥' 등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오피스 매출(6322억원)이 지식산업센터 매출(3221억원)을 압도한다.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았으나 추후 실적에 반영될 금액은 오피스 2조3021억원, 지식산업센터 573억원으로 차이가 더욱 크다. SK디앤디는 올해 들어 금융·IT 기업의 임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무 중심지 위주로 오피스 거래가 활발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SK디앤디의 신규 개발 프로젝트 두 건도 모두 오피스 관련 사업이다. 현대자동차와 공동 투자하는 '성수 복합개발사업'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 301-102 일대에 오피스를 포함한 복합시설을 짓는 것이다. SK디앤디와 현대자동차의 펀드(REF) 지분은 각각 50%다. 투자 지분 총액 1140억원 중 SK디앤디 지분은 50%(570억원)이다. 이중 SK디앤디 에쿼티 300억원이며 270억원은 펀드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나머지 투자 지분 50%(570억원)은 현대자동차가 갖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달 말 성동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후 이듬해 1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다른 신규 개발 프로젝트인 '서초L'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23번지 외 12필지에 오피스를 건립하는 것이다. 총 1조2000억원 규모 프로젝트다. SK디앤디의 REF 지분은 26%이다. 투자 지분 총액 2000억원 중 SK디앤디 에쿼티는 250억원이다. SK디앤디는 사업 진행을 위해 올해 상반기 서초동 1323-35, 1323-6, 1323-7 필지 등 매입을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서초동 1323-1 필지를 추가 매입했다. 사업 대상지 일대 토지를 확보하는 작업을 완료한 후 2027년 10월까지 인허가 등 행정적 절차를 마칠 방침이다.
통상 오피스 개발은 지식산업센터보다 단기간 내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평가된다. 지식산업센터는 분양을 통해 수익이 바로 인식되는 반면 오피스는 우선 임대차 등으로 운영한 후 매각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경우가 다수다. 이 때문에 최근 SK디앤디는 빠른 시일 내 자금을 유입할 수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에 집중하고 있기도 하다. SK디앤디는 주거 브랜드 '에피소드'를 용산, 강남, 서초, 성수1·2, 신촌1·2, 수유, 구의 등 총 9개 지점에서 3000가구를 공급했다. 개발 사업보다 수익성이 낮지만 임대료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를 계속 개발 중"이라며 "성수 복합개발사업은 오피스가 모이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초L 사업 대상지는 서울시가 지정한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에 포함되는 등 도시계획 개발이 진행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사업 시행 후 자산 가치 상승이 점쳐진다"며 "주거 부문에서는 임대주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