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英 총리 "280조 투자 유치… 새 시대 승리로 이끌 청사진"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8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기술·혁신 분야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기술 번영 협약(Tech Prosperity Deal)'을 체결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미국 기업들이) 영국에 1500억 파운드(약 28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와 회담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자신의 두 번째 영국 국빈 방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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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에일즈베리에 있는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간 IT 분야 협력·투자 강화 등을 담은 '기술 번영 협정'을 체결했다. 사진은 두 사람이 서명한 협정서를 들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모습이다. 2025.09.18. ihjang67@newspim.com |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영국 총리의 별장인 체커스에서 만나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 원자력 에너지 및 핵 기술 분야 등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기술 협약은 역사적"이라며 "미국은 AI 분야에서 중국보다 앞서 있으며 영국의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은 인류 역사상 어떤 두 나라보다 이 지구에 더 많은 좋은 일을 했다"며 "우리 두 나라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고, 영원히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미국이 영국과 처음으로 무역 협정을 타결한 것에 대해서도 "첫 번째 무역 협정을 영국과 맺고 싶었는데 그 이유는 양국 간의 유대감이 매우 강하고 관계가 오래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협약에 대해 "(두 나라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승리로 이끌 청사진"이라고 평가하면서 "양국이 새로운 시대를 위해 특별한 관계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원래 미국과 영국은 국방과 무역 분야에서 파트너였는데 이제 과학 분야에서도 첫 번째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정을 통해 1500억 파운드 규모의 투자가 유치될 것이고, 1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이전의 모든 (해외 투자 유치) 기록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사태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로 자신을 "정말 실망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떨어지면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자신과 스타머 총리가 의견이 다른 몇 안되는 이슈 중 하나가 영국이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문제라고 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본색을 드러낸 푸틴에 대해 "압박을 결정적으로 높이기로 (트럼프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가자전쟁과 관련해서는 "현재 영국과 미국이 가자지구의 평화를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주재하는 기업 라운드테이블 행사에도 참석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롤스로이스, 보잉, BAE시스템즈,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알파벳, 블랙록, 시티그룹 등 양국 주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했다.
정부측 인사로는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참석했고, 영국 측에서는 리브스 재무장관, 이벳 쿠퍼 외무장관, 피터 카일 상무무역장관 등이 참석했다.
미국 기업들의 투자 규모도 속속 공개됐다. 자산관리업체 블랙스톤은 향후 10년간 영국에 총 1000억 파운드 투자를 약속했다. 또 부동산 투자 회사 프로로지스는 케임브리지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등 생명과학·첨단과학 분야에 39억 파운드를, 데이터 마이닝 기업 팰런티어는 영국 방위산업에 15억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이 환상적이었으며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환상적인 만찬을 선사해 준 찰스 3세 국왕에게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며 자신과 멜라니아 여사는 이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의 관계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며 "양국 사이에는 끊을 수 없는 유대감이 있다.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하든 그건 끊을 수 없는 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윈저성을 떠날 때는 찰스 3세 국왕의 손을 두 손으로 맞잡고 "위대한 국왕" "위대한 신사"라고 불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