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방송가에 스포츠 예능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전에는 야구, 축구, 골프를 주축으로 이뤄졌던 스포츠 예능의 범위가 마라톤, 러닝, 배구, 복싱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 시즌제 안착한 '축구 예능'…'뭉쳐야 찬다'-'슈팅스타'
현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츠 예능을 꼽자면 바로 축구 예능이다. JTBC는 2019년 대한민국 스포츠 1인자들이 전국 축구 고수와의 대결을 통해 조기축구계 전설로 거듭나기 위한 여정을 그린 '뭉쳐야 찬다'를 선보였다.
시즌1에는 안정환을 비롯해 역대 스포츠 스타들인 이만기, 김재엽, 허재, 양준혁,이봉주, 여홍철 등이 참여했으며, 시청률 또한 꾸준히 5%(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대를 유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2021년 1월에 막을 내렸던 '뭉쳐야 찬다' 시즌1은, 약 7개월 간의 재정비 시간을 갖은 후 같은 해 8월 시즌2로 돌아왔다. 시즌2에는 안정환에 이동국, 조원희가 합류해 자체 최고 시청률 8.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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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4' 포스터. [사진=JTBC] 2025.10.21 alice09@newspim.com |
지난 4월부터는 새로운 시즌4가 방송 중이며, 안정환 감독이 이끄는 '어쩌다벤져스', '어쩌다 뉴벤져스' 팀의 도장깨기 형식을 폐기하고 '판타지리그'로 개편했다. 특히 시즌4에는 안정환, 이동국, 김남일과 더불어 박항서가 감독으로 합류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일정상으로 하차한 박 감독의 자리를 구자철이 대신하고 있다.
축구 예능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은퇴한 레전드 플레이어들이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한 팀으로 모여 다시 한번 K리그에 도전하는 '슈팅스타'를 선보였다.
치열한 리그 승강제 속에서 현역 후배들과 싸워 살아남아야 하는 치열한 경쟁으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시청자들의 호평 속 지난 8월 시즌2를 공개했다. 시즌2는 레전드 스타들이 K3 리그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포맷을 변경했다.
◆ 배구·복싱·마라톤·농구도 합류…종목 다양해지고 있는 스포츠 예능
축구, 야구가 주축을 이뤘던 스포츠 예능의 범주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현재 스포츠 예능에서 화제의 프로그램이 MBC '신인감독 김연경'이다. 이는 배구 레전드 김연경이 은퇴 후 감독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단 2회 만에 시청률 4%를 돌파했고 3회는 자체 최고인 4.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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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인감독 김연경'. [사진=MBC] 2025.10.21 alice09@newspim.com |
또한 굿데이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 리포트: K콘텐츠 경쟁력 분석'(10월 3주차)에 따르면 '신인감독 김연경'은 TV-OTT 일요일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 TV-OTT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김연경 1위, TV-OTT 비드라마 전체에서도 5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입증했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송된 MBC '신인감독 김연경' 4회는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 2.6%를 기록하며 일요일 전체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동시간대는 물론 일요일에 방송된 예능, 드라마 등 모든 프로그램들을 통틀어 1위를 차지하며 '일요일 최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배구 예능이라는 새로운 시도와 김연경 감독의 진정성 있는 리더십, '필승 원더독스'의 성장 서사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1월에는 러닝부터 마라톤, 복싱 등 다양한 스포츠가 예능에 녹아든다. MBN은 러닝 크루들의 경쟁을 담은 '뛰어야 산다' 시즌2를, MBC는 방송인 겸 웹툰 작가 기안84의 마라톤 프로그램 '극한84'를, tvN은 30년 경력 복싱 체육관 관장이자 액션 스타 마동석을 내세운 복싱 서바이벌 예능 '아이 엠 복서'를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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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마라톤 예능 '극한84' 포스터. [사진=MBC] 2025.10.21 alice09@newspim.com |
스포츠 예능은 그동안 짜여진 틀이 아닌 각본 없는 리얼한 경기 속에서 승리와 패배, 성장, 협동 등을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아 왔다. 또한 대중이 가장 선호하는 엔터테인먼트 종목으로 꼽히면서 예능에서스포츠를 접목한 예능을 많이 선보여 왔다.
다만, 스포츠 예능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하나의 종목에서 여러 예능이 파생된 것과 달리 이제는 더 다양한 종목과 콘셉트를 아우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전 스포츠 예능은 그간 축구, 야구, 골프가 주축을 이뤘다. 그 중에서도 축구가 유독 시즌제 편성에 성공하면서 '뭉쳐야 산다'와 '골 때리는 그녀들'이 긴 시간 동안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야구도 '불꽃야구'를 시작으로 현재 '최강야구', '빽 투 더 그라운드' 등이 파생됐다. 골프는 '편먹고 공치리', '필드마블'로 시청자들과 만나왔다.
현재 새롭게 방송되고 있고, 방송을 앞둔 스포츠 예능은 그간 방송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장르들이기도 하다. 특히 기본적인 대본을 기반으로 짜인 전개 속에서 나오는 재미보다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터져 나오는 극적인 흥미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스포츠가 채울 수 있다보니 많은 방송가에서도 스포츠 예능이 자연스러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
경기를 준비하고 해내는 과정에서 서사가 완성되고, 그 안에서 극적인 순간이 완성되는 매력을 가진 스포츠 예능이 앞으로 어떠한 종목으로 더욱 확대될지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