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3조, 영업손실 5913억 적자 지속
AI 인프라·데이터센터 수요 맞춰 체질 전환 속도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SDI가 3분기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백업배터리장치(BBU), 휴머노이드로봇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전기차 시장 침체와 미국발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회사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과 전력 수요 증가, 비(非)중국계 배터리 선호 확대 흐름 속에서 중장기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SDI는 28일 올해 3분기 매출 3조518억 원, 영업손실 591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둔화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 관세 영향이 겹치며 3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배터리 부문은 매출 2조8200억 원, 영업손실 6301억 원을 기록했으며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2318억 원, 영업이익 388억 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 미국 30GWh 캐파 확보…ESS 중심 구조 전환
삼성SDI는 ESS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기반 ESS 배터리 라인을 이달 가동했으며, 내년 4분기에는 리튬인산철(LFP) 라인 전환을 완료해 미국 내 연간 30GWh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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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 삼성SDI가 기존 SBB(Samsung Battery Box)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SBB 1.5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SDI] |
조용휘 삼성SDI ESS 비즈니스팀장(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AI 인프라 확산과 친환경 정책 강화로 미국 ESS 시장은 2025년 80GWh에서 2030년 130GWh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공급 과잉 우려가 있지만 실제 수요 대비 커버율은 3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산 배터리 사용이 줄고 현지 공장 구축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한동안 수요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30GWh 캐파를 확보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SS 시장에서는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각형 폼팩터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는 비(非)중국계 배터리 공급망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며, 각형 제품을 중심으로 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삼성SDI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각형 기반 ESS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 BBU 시장 급성장…소형전지 새 수익원으로
삼성SDI는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소형전지 부문 내 백업배터리장치(BBU)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과 메타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서버에 BBU를 집중 도입하면서 관련 셀 판매가 급증했다. BBU용 셀 매출 비중은 지난해 2%에서 올해 11%로 확대됐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될 2024~2026년 사이 BBU 설치량은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는 제한된 서버 공간에서 고출력·고효율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원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AI 서버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 휴머노이드·XR, 차세대 시장 공략 본격화
삼성SDI는 인공지능(AI) 확산이 새로운 배터리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로봇·확장현실(XR)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박종선 배터리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올해 2만대 수준에서 2030년 60만대로 급성장할 것"이라며 "전동공구용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다수 로봇 고객사와 협력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어 "AI 기술 발전으로 드론과 XR 기기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초소형·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코인셀·미니셀 등을 기반으로 하는 초경량·급속충전형 제품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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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가 지난 3월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5'에서 46파이 배터리 라인업을 공개했다. [사진=삼성SDI] |
◆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기술 경쟁력 강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삼성SDI는 프리미엄과 보급형을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니켈 원통형 46파이와 각형 배터리로 프리미엄 전기차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리튬인산철(LFP)과 미드니켈 각형 배터리로 보급형 전기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박 부사장은 "2028년 양산 목표로 LFP·미드니켈 각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저원가 소재와 공정 효율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저항 기술과 열전파 차단 기술을 적용해 급속 충전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