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로 투자는 "지연된 것 아냐"
CBAM "대응 완료, 고객 부담 협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제철이 올해 3분기 원가 안정과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늘리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회사는 4분기부터 반덤핑 등 통상 대응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내년까지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했다.
현대제철은 30일 공시를 통해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조7344억원, 영업이익 932억원, 당기순이익 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6% 줄었지만, 원재료가 하락과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전분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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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경기 둔화가 지속되며 매출은 감소했으나, 4분기부터 저가 수입재에 대한 반덤핑 등 통상 대응 효과가 본격 반영돼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등도 내년 철강 수요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대제철은 "3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있다"며 "4분기와 내년에는 완만한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도 "반덤핑 잠정관세 부과 이후 저가 수입재 유입이 급감하면서 내수 가격이 보합세로 전환됐다"며 "고객사 재고가 소진되면 점진적 가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전기로 제철소 투자와 관련해선 '지연설'을 부인하며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대제철은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미국 프로젝트의 주(主)설비 업체 선정을 마쳤고 세부 상업 조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지 인허가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이 아니며, 한미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며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가시적인 진척 상황을 곧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분 구조 등 세부적인 투자 방식은 민감한 사안으로 현재 공개할 수 없지만, 11월 중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이번 북미 투자를 통해 전기로 기반 친환경 생산 체제를 현지에서 확보하고,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 제품 공급망을 현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한미 간 관세 협상 환경과 맞물린 전략적 투자라는 점을 회사는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에 대해서도 대응이 끝났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EU가 요구하는 탄소배출량 측정과 보고 시스템을 이미 2023년부터 구축해 대응 준비를 마쳤다"며 "현재 최종 고객사가 CBAM(시반)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CBAM은 2026년 수입분부터 비용 납부 의무가 발생하고, 2027년부터는 분기별로 탄소배출량의 50% 이상을 예치해야 하는 구조"라며 "저탄소 공정 경쟁력을 확보하면 유럽 시장 내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글로벌 판매 역량 강화와 고부가 신제품 확대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성장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인도 푸네 완성차 클러스터 내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준공해 상업 생산을 개시했고, 호주에서는 지속가능성 인증을 취득하며 현지 건설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또한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국내 전 사업장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하고, 저탄소 인증 철강재를 AWS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공급했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도 초고장력강 등 고부가 신소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MS강과 3세대 자동차강판 신제품 양산을 추진 중이며, 자율주행차 구조용 강판을 고객사 테스트용 소재로 공급해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 부문에서는 모듈러 주택시장 확대에 맞춰 바닥 충격음 저감 기술과 H형강 기반 구조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합성기둥 'HC 컬럼'을 통해 지상·지하를 동시에 시공하는 톱다운 공법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부가 신제품 개발과 성장 산업 수요 선점을 통해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