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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소금과 미역의 길'…울진 십이령의 사회문화사

기사입력 : 2025년10월31일 10:27

최종수정 : 2025년10월31일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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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연안 울진 갯마을과 영남 내륙을 잇는 "생명의길"
선질꾼들의 흔적따라 가을을 가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여름내내 미증유의 폭염이 한반도를 달구다가 10월 내내 비가 이어졌다. 예전처럼 가슴 아련하게 적시던 부드러운 가을비가 아니고 흡사 양동이로 퍼붇듯 쏟는 세찬 비다.

세간에서는 '가을장마'라고 하지만 예사롭지 않다. 가을걷이를 앞둔 농민들의 우려가 깊다.

한달 내내 쏟던 가을장마가 멎자 이내 서리가 내리고 산중마을에는 첫 얼음 소식이다.

가을이 없다. 절기도 모호하다.

전지구적 위기로 다가온 기후변화가 이젠 바투 곁으로 다가온 셈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해 연안 갯마을인 울진과 영남내륙을 잇던 "소금과 미역의 길" 십이령의 가을. 사진은 지난 해 가을 십이령 풍경.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소금과 미역' 내음 좆아 가을로 들어가다

길을 떠난다는 것은 '나를 버리는 것'이자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 했다.

자연으로 들어가는 일은 시간과 공간이 넓어지는 일이다. 일상에서는 찾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이다.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른 기후위기는 자연이 고의적으로 일탈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분별없는 욕망에 선제적으로 울리는 경고이다.

가을장마가 멎은 어느날,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가없는 쪽빛이 가슴으로 밀려들고, 밤하늘에서는 한없이 맑은 별이 가슴 속으로 쏟아 내린다.

우리 땅, 산마루나 강둑 어느 곳엔들 사람들이 뿌려놓은 곡절과 사연이 켜켜이 쌓이고 포개져 장엄한 역사를 이루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마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 위에는 이 땅을 디디고 살아 온 수많은 사람들이 펼친 희노애락의 드라마가 오롯이 스며있다.

길 위에서 만나는 도반(道伴)들, 일테면 금강소나무, 쪽동백나무, 작살나무, 신갈나무, 자작나무, 물푸레나무, 서어나무, 꽃향유, 산구절초, 흰꼬리진달래, 산수국, 황조롱이, 말동가리, 원앙, 뜸부기, 쏙독새, 개울, 바위, 절벽, 억새, 돌배나무, 산양, 돌채송화에 이르기까지 뭇 생명들이 펼치는 향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이자 황홀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 '십이령길'은 "생명의 길"이다. 울진의 바다와, 울진의 햇볕과, 울진의 바람과 그리고 울진사람들의 질긴 생명력이 만든 "소금과 미역의 냄새"가 십이령길 한걸음 한걸음마다에 오롯이 배어 있다. 사진은 지난 해 가을 홍염으로 불타는 십이령의 가을. 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소금과 미역의 길' 울진 십이령, 생명의 길

울진 '십이령길'은 "생명의 길"이다.

울진의 바다와, 울진의 햇볕과, 울진의 바람과 그리고 울진사람들의 질긴 생명력이 만든 "소금과 미역의 냄새"가 십이령길 한걸음 한걸음마다에 오롯이 배어 있다.

동해 연안 갯마을인 울진에서 빚은 '소금과 미역' 이 영남내륙으로 넘어가던 "해산물 유통로"이다.

때문에 울진사람들은 울진 연안 흥부장(현 북면 부구리 부구場市;1,6일장)에서 200여년 이상된 금강소나무가 뿌리는 솔향을 맡으며 영남내륙인 봉화, 영주로 난 외줄기 산길을 "소금과 미역의 길"이라 부른다.

백두대간의 동편, 일테면 강원도 북쪽 간성에서부터 속초, 강릉, 주문진, 묵호, 삼척, 울진 등 동해연안에서 태백준령을 넘어 서쪽으로 넘나들던 길은 지금도 수 없이 만날 수 있지만 울진 '십이령길'은 여타의 길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봉화,영주,안동 등지의 영남내륙 사람들은 '십이령길'을 넘어 온 울진 산 '소금'과 '돌미역'으로 산모의 생명을 살리고 돌잔치를 치루고 혼례(이바지)를 지내고 상례와 제례를 치렀다.

봉화, 안동지역의 의례음식의 전통성과 특성을 이야기할 때 "울진산 소금과 미역 그리고 십이령길"을 빠트리면 "이는 간이 맞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아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소금과 미역의 길'인 울진십이령길은 타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엄격한 '예약탐방제'로 운영되는 '생태의 길'이다.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울진십이령길에는 '소금과 미역의 냄새'가 난다.

십이령길을 걷노라면 금강소나무가 잦아 올리는 솔향따라 십이령을 노마드처럼 넘나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 가득 밀려온다.

나라를 앗기고 몇 남지 않은 백성을 데불고 십이령을 넘어 왕피리로 숨어든 실직국왕의 비장한 이야기와 국운이 다한 고려왕조의 복위를 위해 숨가쁘게 넘나들다 역사의 저편으로 스러진 여말선초 충절들의 못내 이루지 못한 혁명의 꿈, 소금단지와 미역단, 말린문어를 얹고 닷새마다 십이령을 넘나들며 가계(家系)를 일궈온 '십이령바지게꾼(선질꾼)'들의 사연과 곡절이 산모롱이마다, 숨가쁜 고개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통사회에서 소금의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했다. 울진지방에서는 미역, 간고등어 등 해산물과 소금의 유통을 담당한 특수상인 집단, 이른바 선질꾼(바지게꾼)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바지게'라고 부르는 '지게다리 없이 바(밧줄)를 맨' 특수한 운반용구를 제작해 사용했다.

'계(契)'를 구성하고 '규정'을 만들어 상행위에서 벌어지는 부도덕한 행위를 규제하는 등 조직적이고 집단화된 상단(商團)을 형성해 한국전쟁 전후까지 활발한 상행위를 펼쳐왔다.

십이령길은 순백의 울진산 천일염(토염)과 잘마른 미역, 문어 따위의 해산물을 바지게에 짊어진 선질꾼들만 넘나든 것이 아니라 워낭소리를 산중에 울리며 영주, 안동 등 영남 내륙의 소장수들도 뻔질나게 십이령을 넘나들었다. 한국전쟁 전후의 일이다.

십이령의 주인공은 '울진산 소금과 미역 유통상'인 선질꾼과 소장수들이다. 십이령바지게길은 동해바다와 영남내륙을 잇는 길 중 오늘까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유일한 옛길이자 물류 유통로이다.

그중에서도 동해안 최고의 맛을 지닌 '울진 토염'과 '고포 미역'이 태백의 백두대간을 넘어 영남 내륙으로 동해바다의 향을 뿌리던 "소금과 미역의 길"이다.

동해 갯마을 울진과 영남내륙을 잇는 길 중, 오늘까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유일한 옛길이자 '소금과 미역'의 해산물 유통로인 십이령길은 울진지방에서 세 갈래로 이어진다.

북면 흥부장터에서는 '흥부장터-쇠치재-세고개재-말래주막거리-바릿재-새재-느삼밭재-저진터재-한나무재-큰넓재-고치비재-맷재-막지고개-배나들소천장-살피재-모래재-춘양장' 순으로 이어진다.

죽변항이 있는 죽변에서는 '죽변장터-돌재-나그네재-말래주막거리-바릿재-새재-느삼밭재-저진터재-한나무재-큰넓재-고치비재-맷재-막지고개-배나들소천장-살피재-모래재-춘양장' 순으로 이어진다.

또 '우시장'이 크게 섰던 울진읍내에서는 '울진장-구만리-외고개-청고개-말래주막거리-바릿재-새재-느삼밭재-저진터재-한나무재-큰넓재-고치비재-맷재-막지고개-배나들소천장-살피재-모래재-춘양장' 순으로 이어진다.

◇ 십이령바지게길 주인공 '선질꾼'이 남긴 민속문화의 보고

십이령 열두고갯길에는 정작 십이령의 이름을 가진 고개는 없다. 십이령은 울진 두천에서 봉화 소천으로 이어지는 열두 고개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때문에 국토지리정보원의 5만분의1 지도에 표기된 십이령은 이 길을 뜻하기는 하지만, 오기이다.

십이령바지게길에는 소금냄새와 푸른 동해바다 냄새가 선질꾼들의 땀내와 섞여 곰삭은 '꽁치간수(젓갈)' 내음처럼 배어난다.

십이령바지게길, 열두 고개를 잇는 길 위에는 이곳을 넘나들던 선질꾼들이 남긴 지난한 삶의 곡절을 가늠할 수 있는 소중한 민속문화자산이 이끼에 파묻힌 채 오롯이 남아 있다.

이 민속자산들의 모습은 퇴락한 성황당으로 철비로, 샘터로, 불을 지피던 아궁이 따위로 남아 세인들의 눈길을 잡아당긴다.

십이령길의 초입인 말래 주막거리를 들러싸고 있는 '바릿재' 성황당과 '조성 새재 성황당'은 몇 해 전 울진군이 퇴락한 성황당사를 새롭게 복원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십이령길의 초입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 말래마을 바릿재 어귀에 서 있는 '내성행상불망비乃城行商不忘碑'. '소금과 미역의길'인 십이령의 주인동들인 선질꾼(바지게꾼)들이 목숨보다도 애지중지했던 '행상불망비'다.2025.10.31 nulcheon@newspim.com

◇ 내성행상불망비에 담긴 선질꾼 사연

십이령바지게길은 울진군 북면 두천2리 '바깥말래' 마을을 끼고 도는 '말래(두천斗川)'어귀부터 시작된다. 말래를 가로놓은 돌다리를 건너면 고개 턱 바로 아래 잘 단장된 누각 하나와 마주친다.

십이령길을 넘나들며 평생을 보낸 선질꾼(바지게꾼)들이 목숨보다도 애지중지했던 '행상불망비'다. 정확히 말하면 '내성행상불망비(乃城行商不忘碑)'이다.

쇳물을 부어 돋을글자를 새긴 철비 2기다. 한 기는 '내성행상반수권재만불망비(乃城行商班首權在萬不忘碑)'이며 또 한 기는 '내성행상접장정한조불망비(乃城行商接長鄭韓祚不忘碑)'이다. 1890년대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의 선질꾼들은 왜 쉽게 구할 수 없는 철비를 세워 이들의 공덕을 기렸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철비의 주인공인 반수(우두머리) 권재만과 접장 정한조는 당시 봉화(옛지명 내성) 소천장을 관리하는 관리인으로 추정된다.

"권재만과 정한조가 얼매나 선질꾼들에게 잘해 주었으면 저렇게 철비를 세웠겠어. 선질꾼들은 일제시대 때 철비를 공출에 안 뺏기려고 땅에 묻어 보관하고, 6.25 때도 철비를 땅에 묻고 피란 갔어. 전쟁이 끝나고 땅에 묻었던 철비를 캐내 다시 세웠지."

조부가 바깥말래에서 양조장을 경영했다는 김모씨의 얘기이다. 김씨는 철비의 유래를 조부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김 씨는 "몇 해 전까지도 권재만의 후손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 제를 올렸다"고 덧붙였다.

내성행상불망비는 십이령을 넘나들던 선질꾼들이 펼친 삶의 곡절을 오늘에 잇는 아이콘이다. 이 비석은 지난 1996년에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10호로 지정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소금과 미역의 길'인 울진 십이령으로 오르는 초입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 '말래마을'에서 만나는 첫 고개인 '바릿재'를 지키고 서 있는 '바릿재 성황당'. 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선질꾼들의 성소, '바릿재 성황'과 '조성 샛재 성황사'

이들 선질꾼들의 삶은 십이령으로 오르는 초입인 '바릿재 성황당'과 '조성 새재' 정수리에 서 있는 '조령 성황사'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새재는 해발 595m이다. 십이령을 넘나들었던 사람들은 새재를 사실상 십이령으로 여긴다.

새재성황당의 역사는 성황사 내부에 있는 중수기의 '소화 10년(1935년)' 기록으로 미루어 최소한 보부상이 전국적으로 조직화되고 보부청이 설치된 1866년(고종 3년) 이전으로 짐작된다.

성황사 내부의 중수기에는 당시 건립에 쓰인 비용을 염출한 선질꾼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울진군은 최근 90여 일간 목재와 골기와를 옛 선질꾼처럼 지고 날라 성황사를 중수했다.

'바릿재 성황당'도 최근 맛배 기와집으로 새롭게 복원됐다. 다만, '바릿재 성황사'를 지키고 수 백 년 우뚝 서 있던 '음나무' 노목은 오랜 성상에 견디지 못해 성황사 복원 당시 철거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소금과 미역의 길'인 '울진 십이령의 찬물내기 인근에서 발견된 '황장봉산 동계표석'. 2025.10.31 nulcheon@newspim.com

◇ 조선조 산림 국가관리의 표징 '황장봉산 표석'

깎아 세운 듯 한 절벽에 음각된 '황장봉산 동계표석'에는 당시 조선조의 엄격한 관리를 통한 생태보전 정책의 단면이 각인돼 있다.

몇해 전 울진 북면 두천에서 오르는 십이령길 찬물내기 쉼터 부근에서 발견된 '황장봉산 동계표석'은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지난 2022년, 울진을 삼킨 '울진산불'의 화마도 '황장봉산 동계표석'을 범접하지 못했다.

황장봉산 동계표석은 너비 250㎝, 높이 130㎝의 면적의 자연암벽에 '黃腸封山 東界鳥城 至西二十里(황장봉산 동계조성 지서이십리)'의 13자가 종(세로)으로 음각돼 있다.

이 표석의 발견으로 황장봉산의 동쪽 경계는 조성(鳥城)임이 확인됐으며 그 범위는 이십리에 이르는 것이 확인됐다.

'황장봉산 동계표석'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됨에 따라 울진군은 황장목(울진금강소나무) 관련 2개의 역사문화적 유적을 보유하게 됐다.

하나는 지난 1994년 문화재로 지정된 '소광리 황장봉계 표석(경북문화재자료 제300호)'으로 금강송면 소솽리 금강송 군락지로 오르는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광천 변에 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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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한미 관세협상 '마침표'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한국과 미국이 3개월에 걸친 관세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관세협상의 핵심이었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97조원) 중 현금은 2000억달러(약 284조원)로 하고, 연간 투자 상한액도 200억달러(약 28조원)로 애초 협상액보다 낮췄다. 외환시장의 안정화 장치도 마련했다. 단기간의 집중 투자가 환율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캐피탈 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캐피탈 콜은 목표 투자금을 일시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본을 조성해 투자를 집행하고 추가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캐피탈 콜' 방식 투자, 집중 투자 위험 분산 그동안 양국은 대미투자 3500억달러 투자 방식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타결 가능성이 낮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우선 한국은 미국에 2000억달러를 10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연간 투자액을 200억달러로 상한선을 두고,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가장 우려한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이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외화 조달 여력은 연 최대 20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측이 외환 시장과 관련한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한다"며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 특수성을 반영하고 외환시장의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대통령,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연 최대 200억 달러 상한, 외환시장 불안 시 조정 요청 연 납입 한도가 최대 200억달러 상한으로 설정했지만,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김 정책실장은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지만, 실제 도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지며,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금 회수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명시하기로 했다.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판단하는 경우만 투자할 예정이다. 김 정책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은 5대 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한다. 한국이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 韓 기업 중심 추진 한편 양국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한국 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1500억달러가 투입된다. 우리 기업의 투자와 보증을 포함하기로 했고, 신규 선박 건조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적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번 투자협약을 계기로 상호 관세율은 조정했다. 자동차와 부품의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는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준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대미 수출 과정에서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품목의 대미 관세도 대만과 동등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 김 정책실장은 "미국은 투자 추진 과정에서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기업을 주체로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며 "미국이 각 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 임대, 용수 및 전력 공급, 규제 개선 절차 등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10-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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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 반응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선다. 현재 설계 공모 단계다. 하지만 녹지 공간 축소 등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68에 건립될 예정이다. 여의대로와 여의서로가 맞닿아있는 여의도공원 북측 3만 4000㎡ 공간이다. 서울시는 2023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국내외 유명 건축가 5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지난 7월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오는 11월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초 계획은 영등포구 문래동의 방림방적 공장 부지였으나 서울시가 공간 협소 및 지역 예술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부지를 변경했다. 문래동 부지의 대지 면적이 비교적 좁고, 주변 아파트 소음피해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회는 오 시장이 공약과 달리 부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며 2024년 11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이 건에 대해 "지자체장이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의무를 지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선거 전 내세운 공약을 이행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은 2023년부터 논의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11월 초 건립 설계 공모 사업자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은 연면적 6만6,000㎡에 대공연장(1800석), 중공연장(800석), 소공연장(400석), 전시장(5670㎡), 교육시설, F&B 등 복합 인프라로 지어진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그간 여의도공원으로 부지 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녹지 공간 축소, 주차 등 교통문제 우려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녹지 공간 훼손이다. 공연장 설립이 공원 내 한국 전통 숲 부지에 추진되며 도심 숲·공원 훼손 등을 환경 단체 및 시민사회가 2023년부터 문제 삼았다. 한강 수변 개발의 안전성, 시민 공론화 부족 등의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도시계획, 건축·교통·조경 등을 포함한 전략환경영향평가(SEA) 용역에 착수해 주요 사업 영향을 분석했다. 연내 설계 공모와 함께 세부 환경영향평가 및 행정 심의를 완료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오 시장 당선 이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사업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끼워넣으며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yym58@newspim.com 서울시는 도심 여의도의 위상을 반영해 여의도공원을 국제적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하며, 세계적인 관광문화명소를 조성해 도시경쟁력 향상,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남권의 문화 균형발전 등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이 사업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편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점심때마다 산책삼아 들르는 곳이다. 쉼터 역할을 한 수많은 나무들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굳이 여의도공원에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의도 인근에 거주하는 B씨는 "공원 내 러닝이나 농구 등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공연장이 들어오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싶다"며 "공원이나 야외 운동을 위한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여의도 공원 전경. 여의도 인근이 이미 도심지역인 만큼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병목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울 내에서도 물가가 높은 지역이라 주차난 해소에도 시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미 여의도 인근의 대형 쇼핑몰의 높은 주차료는 악명 높은 수준인데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조차 지역 내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화문, 대학로 등 서울 내 도심지역과 다른 권역에 비해 문화 시설이 부족한 서남권 대표 문화시설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공연계에서는 마곡에 입지한 LG아트센터, 신도림 디큐브링크아트센터와 함께 서울 서부, 경기남서부의 공연 수요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대형 공연장 관계자는 "여의도 부지가 문제가 되는 점은 출퇴근 시 교통체증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건지,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2025-10-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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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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