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닷컴 "팀에 활기 고취"... 프리먼 "유머로 팀을 하나로"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LA 다저스 더그아웃에 웃음이 번졌다. 김혜성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달리기 시합이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감독이 몸을 던진 사연은 이렇다.
31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 월드시리즈 6차전을 하루 앞둔 다저스의 훈련은 예상과 달리 진지함보다 웃음으로 가득했다. LA 원정 3연전에서 1승 2패로 밀린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날 훈련장에선 뜻밖의 장면이 펼쳐졌다.
'대주자 스페셜리스트' 김혜성이 1루에서 3루로 돌아뛰는 주루 훈련을 하던 중 로버츠 감독이 "나도 한 번 달려보자"며 트레이닝 코치에게 신호를 보냈다. 53세의 감독은 김혜성보다 앞쪽, 안쪽 라인에서 출발했다. 현역 시절 통산 243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전직 '스피드맨'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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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성(왼쪽)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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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브 로버츠 감독(오른쪽)이 김혜성과 달리기 시합을 하다 넘어지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SNS 캡처] |
노장은 2루를 돌기 전 김혜성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균형을 잃은 노장의 패기는 내야 흙바닥에 넘어졌다. 얼굴에 흙이 묻은 채 일어난 그는 웃으며 "원래는 같은 위치에서 출발하려고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선수들은 폭소했고 다저스 구단 공식 SNS는 그 장면을 슬로우모션으로 편집해 올렸다.
로버츠 감독 몸개그의 배경은 뭘까. MLB닷컴은 "로버츠 감독이 벼랑 끝에 몰린 팀에 활기를 불어넣으려 했다"고 전했다. 연장 18회 접전 끝에 패한 3차전 이후 다저스는 4·5차전 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프레디 프리먼은 "이게 우리에게 필요했던 장면이다. 감독의 유머가 팀을 하나로 묶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팬에겐 김혜성에 대한 배려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다.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도 단 한 번도 출장하지 못한 한국인 내야수에 대한 미안함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