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20%, 51% 증가
쿠팡, 성장사업 매출 31% 급증…'제2 핵심시장' 대만 부상
대만 물류망 확장으로 글로벌 전략 본격화
'규모의 경제' 다음 과제는 수익성 전환…대만이 시험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쿠팡이 올해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대만에서 로켓배송 인프라와 마켓플레이스 확장이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쿠팡은 대만을 '두 번째 핵심 성장 시장'으로 육성하며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와 고객 경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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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대만행 화물 항공기에 대만 고객들이 쿠팡을 통해 주문한 K중소기업 제품들이 실리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
◆ 3분기 매출 12조원 돌파, 대만 사업 31% 급성장
쿠팡Inc가 5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12조 8455억 원(92억 67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45억 원(1억 6200만 달러)으로 같은 기간 51.5% 늘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대만·쿠팡이츠·파페치·쿠팡플레이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의 약진이다. 이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조 7839억 원(12억 87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31% 성장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쿠팡은 이 중에서도 특히 대만 사업의 성장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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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대만은 이번 분기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며 "자체 물류망을 통한 배송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쿠팡은 대만 시장 공략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은 지난 분기 대만 사업 호조를 근거로 성장사업 투자 규모를 기존 6억5,000만~7억5,000만 달러에서 최대 9억5,000만 달러로 상향했다. 3분기 성장사업 조정 EBITDA 손실은 4,047억 원(2억9,2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130%가량 확대됐다. 이는 대만에서의 물류·운영 인프라 구축 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대만은 인구 2,300만 명 규모의 소비 시장이지만, 경제활동인구가 1,200만 명 수준에 달하고 유통 시장 규모도 약 200조 원으로 평가된다. 쿠팡은 이를 '제2 로켓배송 시장'으로 육성하며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은 1만2,000곳 이상에 이른다.
김 의장은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다"며 "로켓배송과 마켓플레이스 상품군이 동시에 늘어나고, 자체 라스트마일 물류망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추가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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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쿠팡 제공] |
◆ 네이버와의 수익성 격차 여전…성장 속 수익성 개선은 중장기 과제
쿠팡의 외형 성장세는 3분기에도 이어졌다. 다만 대만 등 글로벌 신사업 확대에 따른 투자 기조가 유지되면서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와 비교하면 사업 구조 차이가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네이버의 3분기 매출은 3조 1,381억 원, 영업이익은 5,7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6%, 8.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8.1%다. 반면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1.7%로, 매출 규모는 네이버의 약 4배에 달하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네이버가 더 크다.
이 같은 차이는 두 기업의 사업 모델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직매입·풀필먼트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2014년 로켓배송 도입 후 쿠팡이 국내 물류센터에 투자한 규모는 누적 6조 원 이상이다.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결과 쿠팡은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한국에서의 '규모의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 이후에도 쿠팡은 대만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동일한 성장 모델을 전개하고 있다. 단기간 수익률보다는 시장 확장에 방점을 찍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첫 흑자 이후 13개 분기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2%를 넘어선 경우는 세 차례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해 당분간 수익성보다 외형 성장을 우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쟁 환경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뿐 아니라 알리바바와 협력한 신세계 지마켓, 중국계 플랫폼 테무·징동닷컴 등도 국내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 이후 외신은 쿠팡이 매출액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전년 3분기 영업이익 1억 6200만달러는 증권가 예상치 2억 1,010만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알리바바 테무 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 대만에서 한국과 같은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통해 수익성도 함께 개선할 수 있을지가 쿠팡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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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이 대만에 출시한 로켓직구 서비스. [사진=쿠팡] |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