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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부동산' 아닌 '예술'로 풀어보니…부산현대미술관 '나의 집이 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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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구조 변화로 축소되고 급변한 '집' 예술로 풀다
공모로 선정된 작가건축가·연구자 10팀 참여해
오늘의 도시현실 다양하게 해석한 10점 선보여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급격한 산업화와 고도화된 라이프스타일로 오늘날 우리의 집들은 크게 달라졌다. 인구감소와 도시축소, 지역소멸과 주거위기로 우리 주변의 집들은 날로 작아지고, 쪼개지며 변화를 거듭 중이다. 지금까지 집은 대부분 부동산의 개념으로, 주거의 개념으로 봐왔으나 이제는 예전 잣대로 집을 인식하는 것은 무리다.

축소되고 분화되다 못해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이고 있는 요즘 집둘은 '도시와 집'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외친다. 이런 시점에서 인간 삶의 중요한 한 축인 '집'을 예술로 새롭게 조명한 전시가 개막했다.

[서울=뉴스핌] 강해성+문소정+한경태 팀의 설치미술 '이동하는 모듈러 만물상'. 디자이너 시각예술가 건축가가 모여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이 도시의 축소 과정에서 이동형 만물상을 통해 주민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이주하는 이들로부터 수집한 낡은 가구 등으로 이동형 집을 제작했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시실 4,5(지상 1,2층)에서 연례전 '2025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_나의 집이 나'를 개최한다. 오는 2026년 3월 22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 건축가 연구자 등 다학제 10팀이 10점의 작품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실험적 공간들이 제안됐다.

이를테면 디자이너, 시각예술가, 건축가인 강해성·문소정·한경태가 모여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은 부산에서 나타난 도시 축소과정으로 인해 이주할 곳이 없어진 이들의 이동하는 트럭주택을 전시장에 구현했다. 낡은 만물상 트럭에 버려진 가재도구 등을 얹고 생활하는 1인 거주자의 삶을 투영하고 있는 이 설치작업은 수집·조합·환류의 순환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세 작가들은 근래들어 가족이 해체되고 축소되지만 '돌봄이 닿아야 할 범위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전재 아래 이동형 트럭을 몰고 부산의 낙후된 지역의 주민들을 찾아갔다. 이들과 대하를 나누고 이주하는 이들로부터 가구를 수집해 조각으로 재구성한 뒤 '이동하는 모듈러 만물상'을 만들었다. 쓸모없어 버려진 자개장이며 설합장을 해체에 수납장을 만들거나 의자를 만들어 트럭에 배치했다.

트럭 위에는 낡은 창문과 스레이트로 가벽과 뚜껑을 얹어 간신히 눈비를 피해 몸을 누일만한 공간을 만들었다. 작가들은 "사방이 모두 닫히고 막힌 '집'의 형태를 띌 경우 주택으로 간주돼 제재를 받기 때문에 트럭 위 공간은 얼기설기 뚫린 공간이 됐다. 실제로 도시빈민 중에는 이같은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도 있다"며 "가족이 쪼개되면서 오히려 돌봄이 필요로 하는 1인 가구는 더 늘었다"고 밝혔다. 작가들이 재현한 만물상 트럭은 버려진 사물에 담긴 흔적들이 하나둘 모여 새로운 '돌봄의 단서'가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유림도시건축, '인피니트 루프 도시연대기'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이번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은 미술관 전시를 다각화하자는 취지에서 공모전으로 시작됐다. 첫해인 2023년 '자연과 인간', 2024년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주제로 이어온 연례전으로, 세 번째 회차인 올해 전시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주거위기, 고령화, 돌봄의 재편 등 도시가 직면한 현실적 과제를 건축·도시적 상상력으로 다시 살핀다.

전시는 인구감소와 도시축소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작아지는 세계, 다시 짓는 삶의 구조'를 테마로 삼아 축소의 현실을 새로운 도시·건축적 전략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있다.

21세기 도시는 첨단기술과 공법으로 발전하는 듯 하지만 위기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성장을 전제로 구축된 도시 시스템은 인구의 감소와 사회 구조의 해체 앞에서 거꾸로 균열을 드러낸다. 특히 지방 도시는 소멸로 인해 공동화되고 있다. 이같은 '도시 축소'는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 도시가 직면한 구조적 조건이 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부산현대미술관 야외마당에 설치된 주현제바우쿤스트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미지 제공=부산현대미술관] 2025.11.29 art29@newspim.com

부산현대미술관 연례전은 이같은 현실을 바탕으로 '축소지향적 공간'이라는 건축적·도시적 전략을 다각도로 제안한다. 참여작가들은 더 작고, 덜 소비적인 방식으로 도시를 재설계하고자 한다. 새로운 공동체적 삶의 구조를 세우기 위한 사유를 이어가고, 지역소멸·1인 가구·고령화·돌봄의 재편과 같은 현실적 과제들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만들기 위한 실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올 봄 공모로 선정된 10팀은 ADHD, 리슨투더시티, 강해성·문소정·한경태, 유림도시건축, 포자몽, 서울퀴어콜렉티브, 주현제 바우쿤스트, 랩.WWW, 공감각, 더 파일룸 등이다. 이들 팀은 △독립성과 연대를 동시에 수용하는 '작은 집'의 재편 △'돌봄이 닿는 거리'를 새로운 도시의 측량기준으로 설정 △재순환 가능한 재료와 감당가능한 규모의 건축 실험 △관계·리듬·기억을 삶의 구조로 다시 짓는 공간적 서사를 각각 제안했다.

그 결과 프로젝트는 '축소'를 결핍의 언어가 아닌 전환·회복·재구성의 언어로 해석하며, 작아진 도시 속에서도 새로운 밀도와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술관측은 전시실 안팎에 '10개의 파빌리온(pavilion)'형태로, 축소도시의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서울=뉴스핌] 리슨투더시티의 작가가 '임장크루-갭투-초품아-마피-강남불패: 지역소멸과 욕망의 도시'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지역간 부동산 가격격차, 출산률까지 저하?

2009년에 결성된 리슨투더시티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으로 공통재가 사유화되는 문제를 제기하고, 지속불가능한 토목국가시스템을 기록하며 소수자의 시선으로 질문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에서는 지역소멸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격차, 문화적 인프라 부족, 젠더불평등이라는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근본적 문제인 지역간 부동산 불평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인터랙티브 설치, 인포그래픽, 게임, 부동산 신조어 용어집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시했다.
서울 강남3구와 부산 해운대구의 아파트 실거래가가 투채널로 스크린에 투사된다. 관객이 화면에 손을 가까이 하면 해당지역 부동산 가격이 제시되는데 삶의 공간인 집이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이 된 현실을 살필 수 있다.

LSTM 머신러닝을 기반으로한 '브역대신평초 1,2'는 30년 후 집값 격차와 출산률의 관계를 인포그래픽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주택 공급과 실질 주택 소유자의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출산률 저하의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높은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라는 가설을 증명하는 이들은 '부동산 가격차로 인해 도시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들은 전시장에 부동산 과열로 인해 새로 등장한 신조어를 알아보는 게임도 펼쳐놓았다. '임장크루-갭투-초품아-마피-강남불패: 지역소멸과 욕망의 도시 게임'은 관객이 최신 용어를 학습하는 것을 넘어, 이러한 말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배경을 돌아보게 한다.

[서울=뉴스핌]융합예술팀 포자몽의 '마이코셀 유니버스 균류와 인간의 공존' 작업.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낡은 주거공간서 채집한 곰팡이, 작품이 되다

포자몽은 건축/공간예술 작가 안지언, 건축/구조 전문가 송형석, 생화학 전문가 성수민, 미디어아트/AI 전문가 티안으로 이루어진 융합예술팀이다. 이들은 공간, 생명, 기술의 경계를 탐구하며, 살아있는 균사체와 첨단기술(AI, 센서)을 결합한 실험적 설치와 데이터 기반 인터랙티브 작업을 선보인다. 부산 전시에는 미생물의 시선으로 집을 재정의한 '마이코셀 유니버스: 균류와 인간의 공존'을 내놓았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서울 반지하 원룸에서 곰팡이와 '강제 공생'했던 사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작업은 인터랙티브 바이오 설치작품이다. 부산 원도심 공실률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된 셀(Cell) 구조물은 영도구 폐가에서 채집한 균사체에 점령됐다. 흥미롭게도 인간이 만든 건축이 비인간 생명체에 의해 흡수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궁극적으로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건축'의 가능성을 사유케 한다.

관람객은 처음 정돈된 인간의 영역에 들어서지만 점차 균류 네트워크가 빛과 소리, 냄새로 공간을 장악하며 전개되는 '생태적 계승의 3막' 서사를 오감으로 체험하게 된다. 설치된 4계층 센서와 첨단 AI시스템은 관람객의 체류 시간, 접촉, CO₂ 농도를 감지하며 발광 균사의 성장패턴과 음향환경을 변화시킨다.

유림도시건축은 원호성 건축가와 윤용훈 건축사가 설립하고, 김동언·오진범이 합류한 그룹이다. 합리주의를 바탕으 기능중심의 작업을 탐구하며, 맥락에 기반한 실험을 추구한다. 이들이 선보인 '인피니트 루프'는 도시의 쇠퇴와 재생,  '집'의 확장된 의미를 미니멀한 투명 터널을 통해 탐구한다. 관람개은 유기적으로 흐르는 곡선형 통로를 거닐며 도시라는 거대한 집의 비움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서울퀴어콜렉티브,'우리는 모두 팔십에 서로의 요양보호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30 art29@newspim.com

▲소수집단, 밀려난 이들의 노후 돌봄의 문제, 작품으로

서울퀴어콜렉티브의 '우리는 모두 팔십에 서로의 요양보호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는 흥미롭지만 섬뜩한 작업이다.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에서 타자화되어 밀려나는 소수집단의 문제에 주목하고자 모인 이 그룹은 미술과 학술, 실천을 오가며 도시 공간의 정치·경제적 자본 구조와 소수자로 호명되는 도시인들의 상호작용과 도시권의 문제를 해부한다. 

이번에는 요양보호사와 돌봄의 정치성과 관계의 구조를 탐색했다. 퀴어를 포함해 비혼, 졸혼, 고령자 등 제도 밖 관계
들은 도시구조 속에서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고 있다. 관계가 건축에 앞선 풍경으로 축소도시를 상상한 이 작품은 각자의 의자가 서로 등지고 교차하며 그 자체로 축소된 하나의 도시구조가 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서울=뉴스핌] 랩WWW의 '함께 짓는 도시'.[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랩WWW은 '공생균근 테트워크'에서 출범한 협업그룹으로 개별존재들이 어떻게 연결돼 하나의 생태적 공동체를 형성하는지 탐구한다. 이들이 선보인 '함께 짓는 도시'는 종이접기와 팝업북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참여형 설치작업이다.

이들은 도시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벽'을 해체해 집과 도시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관람객은 접고 펼치는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또다른 집을 만들 수 있고, 이같은 공간의 연결과 변형을 통해 도시공동체의 형성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주현제바우쿤스트는 독일에서 시작해 건축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케일의 영역을 연구한다. 독일 메르세데스에서 후원하는 '독일 젊은 예술가상'에 선정(2015)되어 주목을 받았았고, 구축과 설치 사이에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폐흄관 등 도시의 건설잔재를 구조물로 재활용해 콘크리트 도시와 그 속에 정주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표현한 작업이다. 기존 도시 시스템의 순환불가능성을 전환의 계기로 삼아, 도시 속에서 잊혀진 관계를 다시 묻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사고의 틀을 재사유하게 만드는 일종의 도시 실험이다.

이밖에 공감각은 '변화하는 도시, 다시 쓰이는 삶'을, 더 파일룸은 '댓츠마이 네이버'라는 작품을 각각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10개 팀이 제안한 파빌리온은 관람객이 직접 걷고, 통과하고, 확장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인 것이 공통점이다. 각 구조물은 주거 불안, 돌봄의 거리, 관계의 재배열, 비인간 생명과의 공존, 도시 비움의 감각 등 축소도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건축적으로 제시하며 오늘의 '집'을 돌아보게 만든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부산광역시건축사회와 협력해 도시와 건축을 주제로 한 특별 영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그린 오버 그레이: 에밀리오 암바스 △도시, 인도를 짓다 △코펜힐 건축 교향곡 △파워 오브 유토피아 등 네 편의 영화를 전시실 5(2층)에서 전시기간 중 상시 상영한다. 모든 상영은 무료. 이밖에 특별 강연, 워크숍, 퍼포먼스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플랫폼 전시는 인구 감소 시대라는 현실의 조건을 직시하며, 도시·인간·건축의 관계를 탐구, 재설정하기 위한 사유의 장이 될 것"이라며, "축소의 시대를 전환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시적 상상력이 열리고 활발한 대안적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문소현 '공원생활' 2016. 12채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부산현대미술관 컬렉션을 보여주는 '소장품 섬' 섹터에 설치된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한편 부산현대미술관의 컬렉션 중 한 점을 깊이있게 소개하는 '소장품 섬' 섹터(미술관 전시실1·B1)에는 문소현 작가의 영상작업 '공원생활'(2016)이 상영되고 있다. 12채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은 사방탁자를 연상케 하는 구조물 사이 사이에서 저마다 입체적으로 빛을 뿜어낸다.

문소현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휴식을 상징하는 싱그러운 장소인 '공원'의 이면을 새롭게 해부하고 있다. 작가는 인형극 형식을 빌린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통해 특유의 그로테스크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대인의 삶 저 너머를 통찰한다. 작가는 직접 만든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촬영한 정지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배열함으로써 움직임을 구현한 스톱 모션 촬영기법은 인형의 수공예적 질감과 함께 조작된 세계의 인공성을 차분히 드러낸다. 

문소현은 이들 영상을 12개의 독립적인 장면으로 분절하고, 각 장면간 연결을 일부러 차단함으로써 관람객이 익숙하게 인식해온 서사의 흐름을 해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표면 아래를 예리하게 비추며 우리가 당연시해온 일상과 현실의 기반이 때론 대단히 허구적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문소현의 '공원생활' 작품은 2026년 2월 18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및 1월1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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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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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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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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