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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부동산' 아닌 '예술'로 풀어보니…부산현대미술관 '나의 집이 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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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구조 변화로 축소되고 급변한 '집' 예술로 풀다
공모로 선정된 작가건축가·연구자 10팀 참여해
오늘의 도시현실 다양하게 해석한 10점 선보여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급격한 산업화와 고도화된 라이프스타일로 오늘날 우리의 집들은 크게 달라졌다. 인구감소와 도시축소, 지역소멸과 주거위기로 우리 주변의 집들은 날로 작아지고, 쪼개지며 변화를 거듭 중이다. 지금까지 집은 대부분 부동산의 개념으로, 주거의 개념으로 봐왔으나 이제는 예전 잣대로 집을 인식하는 것은 무리다.

축소되고 분화되다 못해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이고 있는 요즘 집둘은 '도시와 집'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외친다. 이런 시점에서 인간 삶의 중요한 한 축인 '집'을 예술로 새롭게 조명한 전시가 개막했다.

[서울=뉴스핌] 강해성+문소정+한경태 팀의 설치미술 '이동하는 모듈러 만물상'. 디자이너 시각예술가 건축가가 모여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이 도시의 축소 과정에서 이동형 만물상을 통해 주민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이주하는 이들로부터 수집한 낡은 가구 등으로 이동형 집을 제작했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시실 4,5(지상 1,2층)에서 연례전 '2025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_나의 집이 나'를 개최한다. 오는 2026년 3월 22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 건축가 연구자 등 다학제 10팀이 10점의 작품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실험적 공간들이 제안됐다.

이를테면 디자이너, 시각예술가, 건축가인 강해성·문소정·한경태가 모여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은 부산에서 나타난 도시 축소과정으로 인해 이주할 곳이 없어진 이들의 이동하는 트럭주택을 전시장에 구현했다. 낡은 만물상 트럭에 버려진 가재도구 등을 얹고 생활하는 1인 거주자의 삶을 투영하고 있는 이 설치작업은 수집·조합·환류의 순환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세 작가들은 근래들어 가족이 해체되고 축소되지만 '돌봄이 닿아야 할 범위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전재 아래 이동형 트럭을 몰고 부산의 낙후된 지역의 주민들을 찾아갔다. 이들과 대하를 나누고 이주하는 이들로부터 가구를 수집해 조각으로 재구성한 뒤 '이동하는 모듈러 만물상'을 만들었다. 쓸모없어 버려진 자개장이며 설합장을 해체에 수납장을 만들거나 의자를 만들어 트럭에 배치했다.

트럭 위에는 낡은 창문과 스레이트로 가벽과 뚜껑을 얹어 간신히 눈비를 피해 몸을 누일만한 공간을 만들었다. 작가들은 "사방이 모두 닫히고 막힌 '집'의 형태를 띌 경우 주택으로 간주돼 제재를 받기 때문에 트럭 위 공간은 얼기설기 뚫린 공간이 됐다. 실제로 도시빈민 중에는 이같은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도 있다"며 "가족이 쪼개되면서 오히려 돌봄이 필요로 하는 1인 가구는 더 늘었다"고 밝혔다. 작가들이 재현한 만물상 트럭은 버려진 사물에 담긴 흔적들이 하나둘 모여 새로운 '돌봄의 단서'가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유림도시건축, '인피니트 루프 도시연대기'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이번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은 미술관 전시를 다각화하자는 취지에서 공모전으로 시작됐다. 첫해인 2023년 '자연과 인간', 2024년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주제로 이어온 연례전으로, 세 번째 회차인 올해 전시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주거위기, 고령화, 돌봄의 재편 등 도시가 직면한 현실적 과제를 건축·도시적 상상력으로 다시 살핀다.

전시는 인구감소와 도시축소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작아지는 세계, 다시 짓는 삶의 구조'를 테마로 삼아 축소의 현실을 새로운 도시·건축적 전략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있다.

21세기 도시는 첨단기술과 공법으로 발전하는 듯 하지만 위기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성장을 전제로 구축된 도시 시스템은 인구의 감소와 사회 구조의 해체 앞에서 거꾸로 균열을 드러낸다. 특히 지방 도시는 소멸로 인해 공동화되고 있다. 이같은 '도시 축소'는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 도시가 직면한 구조적 조건이 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부산현대미술관 야외마당에 설치된 주현제바우쿤스트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미지 제공=부산현대미술관] 2025.11.29 art29@newspim.com

부산현대미술관 연례전은 이같은 현실을 바탕으로 '축소지향적 공간'이라는 건축적·도시적 전략을 다각도로 제안한다. 참여작가들은 더 작고, 덜 소비적인 방식으로 도시를 재설계하고자 한다. 새로운 공동체적 삶의 구조를 세우기 위한 사유를 이어가고, 지역소멸·1인 가구·고령화·돌봄의 재편과 같은 현실적 과제들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만들기 위한 실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올 봄 공모로 선정된 10팀은 ADHD, 리슨투더시티, 강해성·문소정·한경태, 유림도시건축, 포자몽, 서울퀴어콜렉티브, 주현제 바우쿤스트, 랩.WWW, 공감각, 더 파일룸 등이다. 이들 팀은 △독립성과 연대를 동시에 수용하는 '작은 집'의 재편 △'돌봄이 닿는 거리'를 새로운 도시의 측량기준으로 설정 △재순환 가능한 재료와 감당가능한 규모의 건축 실험 △관계·리듬·기억을 삶의 구조로 다시 짓는 공간적 서사를 각각 제안했다.

그 결과 프로젝트는 '축소'를 결핍의 언어가 아닌 전환·회복·재구성의 언어로 해석하며, 작아진 도시 속에서도 새로운 밀도와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술관측은 전시실 안팎에 '10개의 파빌리온(pavilion)'형태로, 축소도시의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서울=뉴스핌] 리슨투더시티의 작가가 '임장크루-갭투-초품아-마피-강남불패: 지역소멸과 욕망의 도시'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지역간 부동산 가격격차, 출산률까지 저하?

2009년에 결성된 리슨투더시티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으로 공통재가 사유화되는 문제를 제기하고, 지속불가능한 토목국가시스템을 기록하며 소수자의 시선으로 질문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에서는 지역소멸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격차, 문화적 인프라 부족, 젠더불평등이라는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근본적 문제인 지역간 부동산 불평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인터랙티브 설치, 인포그래픽, 게임, 부동산 신조어 용어집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시했다.
서울 강남3구와 부산 해운대구의 아파트 실거래가가 투채널로 스크린에 투사된다. 관객이 화면에 손을 가까이 하면 해당지역 부동산 가격이 제시되는데 삶의 공간인 집이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이 된 현실을 살필 수 있다.

LSTM 머신러닝을 기반으로한 '브역대신평초 1,2'는 30년 후 집값 격차와 출산률의 관계를 인포그래픽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주택 공급과 실질 주택 소유자의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출산률 저하의 여러 원인 중 하나가 높은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라는 가설을 증명하는 이들은 '부동산 가격차로 인해 도시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들은 전시장에 부동산 과열로 인해 새로 등장한 신조어를 알아보는 게임도 펼쳐놓았다. '임장크루-갭투-초품아-마피-강남불패: 지역소멸과 욕망의 도시 게임'은 관객이 최신 용어를 학습하는 것을 넘어, 이러한 말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배경을 돌아보게 한다.

[서울=뉴스핌]융합예술팀 포자몽의 '마이코셀 유니버스 균류와 인간의 공존' 작업.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낡은 주거공간서 채집한 곰팡이, 작품이 되다

포자몽은 건축/공간예술 작가 안지언, 건축/구조 전문가 송형석, 생화학 전문가 성수민, 미디어아트/AI 전문가 티안으로 이루어진 융합예술팀이다. 이들은 공간, 생명, 기술의 경계를 탐구하며, 살아있는 균사체와 첨단기술(AI, 센서)을 결합한 실험적 설치와 데이터 기반 인터랙티브 작업을 선보인다. 부산 전시에는 미생물의 시선으로 집을 재정의한 '마이코셀 유니버스: 균류와 인간의 공존'을 내놓았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서울 반지하 원룸에서 곰팡이와 '강제 공생'했던 사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작업은 인터랙티브 바이오 설치작품이다. 부산 원도심 공실률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된 셀(Cell) 구조물은 영도구 폐가에서 채집한 균사체에 점령됐다. 흥미롭게도 인간이 만든 건축이 비인간 생명체에 의해 흡수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궁극적으로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건축'의 가능성을 사유케 한다.

관람객은 처음 정돈된 인간의 영역에 들어서지만 점차 균류 네트워크가 빛과 소리, 냄새로 공간을 장악하며 전개되는 '생태적 계승의 3막' 서사를 오감으로 체험하게 된다. 설치된 4계층 센서와 첨단 AI시스템은 관람객의 체류 시간, 접촉, CO₂ 농도를 감지하며 발광 균사의 성장패턴과 음향환경을 변화시킨다.

유림도시건축은 원호성 건축가와 윤용훈 건축사가 설립하고, 김동언·오진범이 합류한 그룹이다. 합리주의를 바탕으 기능중심의 작업을 탐구하며, 맥락에 기반한 실험을 추구한다. 이들이 선보인 '인피니트 루프'는 도시의 쇠퇴와 재생,  '집'의 확장된 의미를 미니멀한 투명 터널을 통해 탐구한다. 관람개은 유기적으로 흐르는 곡선형 통로를 거닐며 도시라는 거대한 집의 비움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서울퀴어콜렉티브,'우리는 모두 팔십에 서로의 요양보호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30 art29@newspim.com

▲소수집단, 밀려난 이들의 노후 돌봄의 문제, 작품으로

서울퀴어콜렉티브의 '우리는 모두 팔십에 서로의 요양보호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는 흥미롭지만 섬뜩한 작업이다.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에서 타자화되어 밀려나는 소수집단의 문제에 주목하고자 모인 이 그룹은 미술과 학술, 실천을 오가며 도시 공간의 정치·경제적 자본 구조와 소수자로 호명되는 도시인들의 상호작용과 도시권의 문제를 해부한다. 

이번에는 요양보호사와 돌봄의 정치성과 관계의 구조를 탐색했다. 퀴어를 포함해 비혼, 졸혼, 고령자 등 제도 밖 관계
들은 도시구조 속에서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고 있다. 관계가 건축에 앞선 풍경으로 축소도시를 상상한 이 작품은 각자의 의자가 서로 등지고 교차하며 그 자체로 축소된 하나의 도시구조가 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서울=뉴스핌] 랩WWW의 '함께 짓는 도시'.[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랩WWW은 '공생균근 테트워크'에서 출범한 협업그룹으로 개별존재들이 어떻게 연결돼 하나의 생태적 공동체를 형성하는지 탐구한다. 이들이 선보인 '함께 짓는 도시'는 종이접기와 팝업북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참여형 설치작업이다.

이들은 도시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벽'을 해체해 집과 도시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관람객은 접고 펼치는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또다른 집을 만들 수 있고, 이같은 공간의 연결과 변형을 통해 도시공동체의 형성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주현제바우쿤스트는 독일에서 시작해 건축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케일의 영역을 연구한다. 독일 메르세데스에서 후원하는 '독일 젊은 예술가상'에 선정(2015)되어 주목을 받았았고, 구축과 설치 사이에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폐흄관 등 도시의 건설잔재를 구조물로 재활용해 콘크리트 도시와 그 속에 정주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표현한 작업이다. 기존 도시 시스템의 순환불가능성을 전환의 계기로 삼아, 도시 속에서 잊혀진 관계를 다시 묻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사고의 틀을 재사유하게 만드는 일종의 도시 실험이다.

이밖에 공감각은 '변화하는 도시, 다시 쓰이는 삶'을, 더 파일룸은 '댓츠마이 네이버'라는 작품을 각각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10개 팀이 제안한 파빌리온은 관람객이 직접 걷고, 통과하고, 확장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인 것이 공통점이다. 각 구조물은 주거 불안, 돌봄의 거리, 관계의 재배열, 비인간 생명과의 공존, 도시 비움의 감각 등 축소도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건축적으로 제시하며 오늘의 '집'을 돌아보게 만든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부산광역시건축사회와 협력해 도시와 건축을 주제로 한 특별 영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그린 오버 그레이: 에밀리오 암바스 △도시, 인도를 짓다 △코펜힐 건축 교향곡 △파워 오브 유토피아 등 네 편의 영화를 전시실 5(2층)에서 전시기간 중 상시 상영한다. 모든 상영은 무료. 이밖에 특별 강연, 워크숍, 퍼포먼스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플랫폼 전시는 인구 감소 시대라는 현실의 조건을 직시하며, 도시·인간·건축의 관계를 탐구, 재설정하기 위한 사유의 장이 될 것"이라며, "축소의 시대를 전환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시적 상상력이 열리고 활발한 대안적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문소현 '공원생활' 2016. 12채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부산현대미술관 컬렉션을 보여주는 '소장품 섬' 섹터에 설치된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1.29 art29@newspim.com

한편 부산현대미술관의 컬렉션 중 한 점을 깊이있게 소개하는 '소장품 섬' 섹터(미술관 전시실1·B1)에는 문소현 작가의 영상작업 '공원생활'(2016)이 상영되고 있다. 12채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은 사방탁자를 연상케 하는 구조물 사이 사이에서 저마다 입체적으로 빛을 뿜어낸다.

문소현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휴식을 상징하는 싱그러운 장소인 '공원'의 이면을 새롭게 해부하고 있다. 작가는 인형극 형식을 빌린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통해 특유의 그로테스크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대인의 삶 저 너머를 통찰한다. 작가는 직접 만든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촬영한 정지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배열함으로써 움직임을 구현한 스톱 모션 촬영기법은 인형의 수공예적 질감과 함께 조작된 세계의 인공성을 차분히 드러낸다. 

문소현은 이들 영상을 12개의 독립적인 장면으로 분절하고, 각 장면간 연결을 일부러 차단함으로써 관람객이 익숙하게 인식해온 서사의 흐름을 해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표면 아래를 예리하게 비추며 우리가 당연시해온 일상과 현실의 기반이 때론 대단히 허구적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문소현의 '공원생활' 작품은 2026년 2월 18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및 1월1일 휴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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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전투용 적합' 최종판정 받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전투기(KF-21) 보라매가 7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하며 체계개발의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2015년 12월 체계개발 착수 후 10년 5개월,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후 약 3년간의 후속 시험평가 끝에 이뤄진 결과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스웨덴·일본에 이어 독자 전투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확보한 8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월 12일 경남 사천 남해 상공에서 KF-21 시제 4호기가 비행성능 검증 임무를 수행하며 비행시험을 전면 완료했다. KF-21 개발은 총 1600여 회, 1만3000개 항목에 이르는 비행시험을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완료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2026.05.07 gomsi@newspim.com 방사청에 따르면, KF-21은 2021년 5월 최초 시험평가를 시작해 올 2월까지 약 5년간 지상시험을 통해 내구성과 구조 건전성을 검증했다. 특히 2022년 7월부터 2026년 1월까지 42개월간 진행된 비행시험에서는 총 1600여 회 비행에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극저온·강우 등 악천후 조건 하 비행, 전자파 간섭 하 비행, 공중급유, 무장발사시험 등 1만3000여 개의 다양한 시험조건을 통해 비행 성능과 안정성을 완벽하게 검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투용 적합 판정은 KF-21 블록-I(기본성능·공대공 능력)의 모든 성능에 대한 검증이 완료됐음을 의미한다. 방사청은 KF-21이 공군의 작전운용성능(ROC)을 충족하고, 실제 전장 환경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한 기술 수준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국방부·합참·공군·한국항공우주산업(KAI)·국방과학연구소 등 민·관·군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룬 결실"이라며 "향후 양산 및 전력화도 차질 없이 추진해 공군의 작전수행 능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비행시험 효율화를 위해 시험 비행장을 사천에서 충남 서산까지 확대하고 국내 최초로 공중급유를 시험비행에 도입했다. 그 결과 개발 비행시험 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앞당길 수 있었다. KF-21 체계개발 사업은 올해 6월 종료되며, 양산 1호기는 올해 하반기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양산 1호기는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KAI 공장에서 출고됐으며, 4월 15일 출고 22일 만에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물량은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될 계획이며, 추가무장시험을 통해 공대지 무장 능력도 확보할 예정이다. 공군은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전력화할 계획으로, KF-21은 노후화된 F-4E·F-5E 전투기를 대체하는 한편, 대한민국 영공방위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방사청은 "검증된 성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방산 4대 강국 도약의 서막을 여는 K-방산 수출의 핵심 무기체계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gomsi@newspim.com 2026-05-0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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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내란가담' 항소심 징역 15년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과 같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형량은 8년이 깎이며 대폭 낮아졌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그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한 전 총리가 지난해 11월 26일 1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변론을 하는 모습. [사진=서울중앙지법 영상 캡쳐] ◆ '내란 중요임무' 유죄 인정…위증은 일부 무죄로 뒤집혀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형량을 징역 15년으로 대폭 낮췄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비상계엄 선포 관련 절차적 요건 구비 ▲주요기관 봉쇄 계획 및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관련 지시 이행방안 논의 등 두가지 공소사실이 입증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엄 선포에 따른 조치가 국회를 봉쇄하는 등 위헌·위법하며, 계엄 선포로 군 병력 다수가 집합해 폭동으로 나아갈 것으로 인식했다고 보인다"며 "이러한 인식 하에 이 사건 내란 행위에 가담하기로 결의해, 윤석열에게 형식적으로 의사 정족수를 채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칠 것을 건의하는 등 내란 행위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계엄 선포 직전 도착한 국무위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거나, 윤석열에게 의견을 제시하라는 언동을 하지 않은 점을 보면, 계엄에 반대했으나 결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접견실에 남아 이상민과 둘만 남아 10분 동안 계엄 관련 문건과 단전·단수 조치 문건을 자세하게 검토하고 협의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단전·단수) 지시사항을 차질 없이 실행되게 독려해 내란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후 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 공문서 작성·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공용서류 손상 혐의 등은 재차 유죄로 판단됐다. 다만 1심에서 전부 유죄로 인정된 위증 혐의는 이날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김용현이 이상민에게 문건을 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부분과 관련해 "이상민이 김용현으로부터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교부받았을 때, 피고인이 당연히 봤을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1심에 사실오인·법리오해가 있었다고 봤다.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해 국회 상황을 확인했다는 혐의와, 계엄 해제 국무회의 심의를 지연시켰다는 혐의는 재차 무죄로 판단됐다. ◆ 고법 "내란, 폭동으로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해"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내란죄는 폭동으로 국가조직의 기본제도 파괴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 자체를 직접 침해하는 범죄로서 그 성격과 중대성에 있어 어떠한 범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죄는 국가기관 기능 마비에 그치지 않고, 법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해 사회 안정성과 국민 기본권 보호 체계를 동시에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제1보좌기관이자 행정부 2인자이며 국가 정책 심의기구인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권한이 합법적으로 행사되도록 보좌하고, 대통령을 응당 견제하고 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며 "피고인은 1980년 경 있던 위헌, 위법한 계엄 조치와 내란을 경험해 그런 사태가 야기하는 광범위한 피해와 혼란, 심각성과 중대성도 잘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에서 오는 막중한 책무를 저버리고 위와 같이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방법으로 내란에 가담하는 편에 섰고, 잘못을 감추려고 사후 범행도 저질러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자신이 저지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내란에 관해 이를 사전에 모의하거나 조직적으로 주도하는 등, 보다 적극 가담했다고 볼 자료는 찾기 어렵고 피고인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되자 대통령을 대신해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주재해 계엄이 약 6시간 만에 해제됐다"고 설명했다. 검정색 양복에 흰 셔츠, 노타이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한 전 총리는 선고 초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자 급격하게 어두운 표정을 보이며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주문 낭독 직후 재판장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변호인과 대화를 나눈 뒤 퇴정했다. 특검 측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심 선고형에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분석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hong90@newspim.com 2026-05-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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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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