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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운4구역 재개발, 정치권 갈등에 발목…주민 "거래도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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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문화유산 규제 완화 적법성 인정됐지만...사업 지지부진
서울시 "개발 필요" VS 국가유산청 "문화재 보존" 시각차...정치 이슈로
주민대표회의, 정부 대상 소송·집회 진행..."신속히 사업 추진돼야"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지금과 같은 구도라면 세운4구역 재개발이 가능할까요?"(세운상가 상인)

지난 15일 찾은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소규모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김모(68)씨는 세운4구역 재개발 소식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2006년 서울시가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을 내놓았을 때, 바로 옆 세운상가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세운4구역은 기존 건물이 철거된 후 2023년까지 방치됐고, 지난해부터 재개발이 정치적 갈등으로 본격 표류하면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 국가유산청 "세계유산 지위 박탈 우려" VS 서울시 "취소 가능성 과장"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세운4구역 일대가 빈 땅으로 방치된 모습. 2026.01.15 blue99@newspim.com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가 문화유산 인근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서울시 조례를 의결한 것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 약 두 달이 흘렀다. 2023년 10월 서울시의회가 '보존지역 범위를 초과하더라도 건설공사가 문화재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면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검토한다'는 내용의 서울시 문화재 보호 조례 19조 5항을 삭제한 것이 판결을 통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종묘 반경 100m 바깥에 위치한 세운4구역의 재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두 달 만에 그 기대가 사그라든 모습이다. 국가유산청이 재개발로 인해 종묘 경관이 훼손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고시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에는 세운4구역 고도 제한을 종로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 71.9m에서 141.9m로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에 141m 높이 빌딩이 들어선다면 유네스코가 종묘의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11월 입장문에서 "1995년 (종묘의) 유네스코 등재 당시에 세계유산구역 내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근 지역에서의 고층 건물 인허가는 없음을 보장할 것을 유네스코가 분명히 명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국가유산청의 주장이 과장이라고 맞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12월 '일타시장' 영상에서 "(세계문화유산 지위 박탈 결정 시) 유네스코는 당사국과 논의하고 회원국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며 "취소 가능성을 과장하는 것은 국익을 훼손하는 선동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운4구역은 종묘 정전 정면이 아닌 서쪽 끝에 위치해 평균 신장의 시민 눈높이에서는 건물 윗부분이 약간 보이는 정도"라며 "58년이 지나 안전을 위협하는 세운상가는 이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시-국가유산청 합의 필요하지만...세운4구역 문제 정쟁으로 번져

서울시 조례가 개정된 것과 관계 없이 세운4구역 재개발은 국가유산청의 협조가 필요하다. 문화유산법 12조는 '건설공사로 인해 문화유산이 훼손, 멸실 또는 수몰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문화유산의 역사문화환경 보호를 위해 필요한 때에는 그 건설공사의 시행자는 국가유산청장의 지시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35조 1항 2호는 '어떤 행위가 국가지정문화유산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면 해당 행위를 하려는 자는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유산청과의 합의 없이 서울시가 독단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여건이다.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의 대외적 입장은 종묘 경관 훼손 논란에 대해 상호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측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사이 문제가 정치적 갈등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김민석 국무총리는 종묘 일대를 찾아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면 종묘에서 보는 눈을 가리고 숨을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르게 하는 그런 결과가 되는 것이 아닐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와 함께 종묘를 방문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세운4구역 재개발을 '해괴망측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가졌다고 마치 자기 안방처럼 마구 드나들며 어좌에 앉고, 차담회 열고, 문화유산이 처참하게 능욕당한 지가 엊그제"라며 김건희 여사의 '종묘 차담회 논란'을 언급했다.

이에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을 통해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국무총리와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지난해 12월 세운지구 주민간담회에서는 "문화체육을 책임지는 부처의 수장이 자극적인 용어까지 섞어 무작정 서울시 사업이 종묘를 훼손할 것이라 강변했다"고 최 장관을 저격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도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통해 "김 총리, 최 장관, 허민 국가유산청장 등 정부 부처의 수장들이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두고 정치선동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 토지주 "재산권 침해 심각"·상인 "생존권 위협 느껴"..."신속히 사업 진행돼야"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세운상가 1층. 2026.01.15 blue99@newspim.com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세운4구역 토지주들은 재산권 침해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종길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토지주 약 130명은 2009년부터 재개발을 위해 이주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이주비, 대체 거주지 마련 등 비용을 감내했다"며 "세입자로부터 월세를 받던 토지주들은 수익이 끊기게 됐고 토지주가 감당해야 하는 금융비용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토지를 팔려고 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불가능하다"며 "노인 토지주들은 토지 보유에 의한 세금은 내지만 실질적 수익이 없어 빚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위치한 세운상가 상인들도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2023년 9월 세운상가 내 한 건물의 외벽 일부가 붕괴하면서 1층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상인이 왼쪽 발가락 4개를 절단하는 사고가 발생한 후 생존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졌다.

세운상가에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문모(71)씨는 "3~4년쯤 전에 상가 건물 3층에서 시멘트가 떨어져 행인의 발목이 부러졌고 3년쯤 전에는 건물 5층의 호수관이 터지는 사고가 있었다"며 "건물 노후화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 일대가 얼른 개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세운상가에서 난방기기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72)씨는 "세운4구역이 재개발된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세운상가도 이미 철거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얼른 재개발이 진행되어서 이 일대 환경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6년 최초 재개발 추진 후 서울시장 교체에 따른 시 방침 변화, 국가유산청 심의 등으로 장기간 사업 진행을 기다려온 토지주들을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해 11월 세운4구역 토지 소유주들은 국가유산청의 문제 제기가 사유재산 침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국가와 국가유산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8일에는 주민대표회의는 재개발의 종묘 경관 훼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서울시의 애드벌룬 촬영 시도를 국가유산청이 허가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김 위원장은 "자꾸 정치권에서 세운4구역을 정치 논리로 끌고 가니까 원망스러워서 소송과 집회를 시작한 것"이라며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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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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