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행원 채용도 30% 줄고, 명퇴는 늘려
단순업무에서 고차원 실무로 AI 적용 확대
올해 AX 본격화, AI발 실직 논란 커질 듯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 되면서 은행권 채용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비대면 업무의 상징과도 같은 상담원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4대 시중은행에서만 4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AI 적용 분야가 확대되며 신입 채용을 줄고 퇴직 규모는 늘어나는 현상도 이미 진행중이다. 주요 금융그룹이 올해 전사적 'AI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어 이 같은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간과 AI의 일자리 '공존'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AI 도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직무군은 상담원(콜센터)으로 나타났다. AI 고도화 전 단계인 '챗봇'만으로도 기본적인 상담은 가능하며 특히 대다수 상담사가 비정규직이라는 점에서 인력 감축도 수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2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상담원 규모는 3627명에 달했으나 3년후인 2025년에는 3205명으로 422명(11.6%) 감소했다.
이는 은행 자체 집계에 따른 수치로 파견과 단기계약 등으로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인력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게 콜센터측 설명이다.
실제로 2022년 은행권 최대 규모인 1500명 수준의 상담원을 채용했던 KB국민은행은 단계적으로 900명 가량을 줄여 작년 기준 900명 수준까지 감축한 상태다. AI 도입으로 고객상담 업무에서 상담원이 담당해야 할 분야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한 금융 상담 혁신' 보고서에서 "고객은 챗GPT 대중화와 디지털 경험 축적으로 AI 상담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며 "복잡한 상품일수록 상담 의존도가 높아 이에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보편화되면서 AI의 상담원 '대체'는 더욱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이미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연초부터 콜센터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AI 고도화로 사람이 일자리를 잃는 사례가 현실화되면서 은행권에서는 AI발 상담원 감축이 노동 문제로까지 커지고 있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AI가 아무리 고도화 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상담원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KB경영연구소는 "AI는 높은 정확도와 자연어 이해 수준을 요구하는 질문이나 규제 및 윤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복합한 이슈 등에는 여전히 무력하다"며 "상담원간의 협업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현 상담원 채용 규모의 대폭 축소는 불가피하다.
AI 고도화는 특정 직무군 뿐 아니라 은행권 채용에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2022년 신규채용 규모는 1663명에 달했지만 2025년에는 1170명으로 493명이나 급감했다. 비율로는 3년만에 1/3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해당 시기에 시중은행이 고금리를 바탕으로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같은 기간 희망퇴직 규모도 1864명에서 2027명으로 163명(8.7%) 늘었다. 신입은 덜 뽑고 퇴직자는 늘린 셈이다. 은행들은 경영 효율화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지만, 업권에서는 AI 고도화에 따른 인력 대체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주요 시중은행이 AI 전환, 이른바 'AX(AI Transformation)' 핵심 경영전략으로 설정하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 더욱 대대적인 인력구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이달 초 경영진 워크숍에서 "AI 기술을 전략적 무기로 삼아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으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사내 행사에서 "올해는 현장에서 전 직원이 AI를 실제로 활용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AI가 바꿀 세상은 산업혁명과 차원이 다르다"며 변화에 대응할 것을 요구했으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신년 메시지에서 "핵심 영역에서 AX 성과를 임직원 모두가 변화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 고도화로 AI가 적용되는 영역이 빠르게 늘어나고 그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건 맞지만 최근 일어난 인력구조 변화가 모두 AI로 인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AI가 은행권 일자리를 뺏는다는 건 과도한 해석이다. 상호보완적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