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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버리고 금으로"... 美재무 골칫거리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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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최근 월가에서 재부상하고 있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가 미국 국채 세일즈맨을 자처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겐 진정한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디베이스먼트는 화폐오염, 즉 화폐가치 훼손을 의미한다. 그 위험성을 우려하거나 이를 염두에 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귀금속과 같은 실물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는 행위를 흔히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라 칭한다.

이는 달러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화인 금(金)과 은(銀)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아진 선호, 법정화폐와 자웅동체인 국채에 대한 거부감으로 표현된다. 최근 2~3년 국적을 불문하고 주요 법정화폐 전반에 걸쳐 심심찮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 '화폐오염' 트레이드에 대한 금과 국채시장의 엇갈린 시선

☞ 화폐 오염과 자산시장의 공식 파괴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슈리 런(Shuli Ren)은 현지시간 27일 "월가 몇몇에게는, 이미 투자의 세계가 사실상의 금본위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도발적 문장으로 칼럼을 시작했다.

그 명확한 증거는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 "금값이 끊임없이 상승한 결과, 현재 세계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 투자액은 미 국채 투자액을 넘어섰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과 인도, 폴란드 등 여러 나라 정부가 꾸준히 금을 사들였고, 이제 이들은 막대한 평가이익을 누리고 있다.

런 칼럼니스트는 "이 사실만으로도 베선트 재무장관에겐 오싹한 신호가 된다"며 "스스로를 미국 국채 세일즈맨이라 칭하는 베선트 장관으로선, 올해 재정 압박이 누그러졌음에도 재차 투자자들의 관심을 국채시장으로 끌기 위해 애써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주요 국채와 해당 통화 가치 하락을 우려해 매도에 나서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최근 다시 두드러지고 있는 배경에는 동시 다벌적으로 터져나온 악재들이 자리한다.

조기총선을 앞두고 여야불문 재정남발에 나설 태세를 보이는 일본 국채시장에선 지난주 전례없는 쇼크가 발생했다. 일본의 장기물과 초장기물 국채 가격의 가파른 급락(국채 금리 급등)은 미국과 유럽 주요국 국채시장으로 뚜렷한 전염효과를 낳았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탐욕이 불러온 유럽의 '자본 무기화(미국 국채 매도 위협)' 시나리오는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 해도 달러 가치와 미국 국채를 압박하기 좋았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가치 하락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기름을 끼얹었다. 이는 금과 은에서 구리에 이르기까지 주요 금속 가격의 급등세로 이어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런 칼럼니스트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시대의 금융시장은 그 흐름이 변화무쌍하고 완전히 상반된 내러티브가 혼재하기도 하지만,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투자의 세계에서 점점 장기지속성을 띠는 투자 철학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새해가 시작되기 전부터 패밀리오피스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새로운 형태의 주식 포트폴리오 헤지 방안이 모색됐다. 전통적 자산배분 모델인 '6대 4(주식 60%, 채권 40%) 모델'의 변주다.

이미 '6대 4 모델'은 코로나 팬데믹의 기세가 여전하던 2022년부터 경기둔화기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지난주 국채시장 급락은 해당 모델의 기능부진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위험회피-안전자산으로 도피 국면에서 미 국채 가격이 오히려 급락하면서 6대 4 모델 내에서 국채의 (주가하락에 따른 포트폴리오 손실) 완충 역할이 실종됐음을 보여줬다.

런 칼럼니스트는 "이런 상황에선 포트폴리오 전략가들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마련"이라며 "전통적 6대 4 모델에서 국채비중을 2로 줄이고 나머지 2를 귀금속 자산에 배분하는 '6대 2대 2 모델'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포트폴리오 배분 전략의 변화가 한몫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흐름이 소수 투자자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큰손들과 시장 플레이들이 그 내러티브를 수용할 경우 미국 국채시장에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작년 3월말 기준 미국 뮤추얼펀드들이 보유한 미 국채 잔액은 4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일본(1조1000억달러)과 중국(7650억 달러)이 보유한 미국 국채보다 월등히 많다.

해외에 나가있던 일본계 자금이 열도로 회귀하든, 중국 지도부가 (보유중인) 미국 국채를 무기화하든, 미국 가계가 금과 은으로 자금을 대거 옮기는 것에 비하면(미국 내부에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가속화하는 것에 비하면) 그 파괴력이 미약할 수 있다.

런 칼럼니스트는 "이 흐름이 미국 재무부에 시사하는 바는 (국채시장 내 수요 기반 약화로) 장기물 국채보다 재정증권(T-bil) 발행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 대차대조표를 늘리기로 한 만큼 재정증권을 비롯한 단기물 국채 수요는 당분간 견조할 수 있다. '6대 2대 2' 자산배분 모델을 선호하는 투자자들 역시 장기물 국채보다 단기물을 선호하는 편이라 재무부의 단기물 편식이 당장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재정의 과도한 단기물 국채 의존은 그 자체로 위험성을 지닌다고 했다. 런 칼럼니스트는 "단기물 국채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차입비용의 변동성이 훨씬 높아진다"며 "때문에 역대 재무부는 경기 확장기에 단기채 발행 비중을 줄여 침체기 이를 확대할 여력을 남겨두곤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작금의 문제는 "그 유연성이 많이 사라진 데 있다"고 했다. 실제 작년말 기준 미국 국채시장에서 단기채 비중은 22%에 달해 2010년대의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베선트는 재무장관으로 취임하기 전 전임자였던 재닛 옐런(전 재무장관)의 단기채 발행 확대를 공개적으로 비판했지만 이제는 구관과 같은 행위를 반복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는 재정의 차입비용 문제를 두고 쉼없이 골머리를 앓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런 칼럼니스트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재무 당국에) 더 이상 일시적 두통이 아니"라면서 "이제 그것은 만성질환이 되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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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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