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5일(현지 시간) "중기적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벗어나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ECB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종합적으로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눈에 띄게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최근 며칠간의 현상이 아니라 지난해 3월 이후 (계속되는) 현상"이라며 그같이 말했다.

ECB는 이날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예치금리는 2.0%, 레피금리(Refi·RMO)는 2.15%, 한계대출금리는 2.4%를 유지했다.
지난해 1월과 3월, 4월, 6월 등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낮춘 뒤 7월과 9월, 10월, 12월에 이어 이번까지 다섯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가 당분간 금리 결정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좋은 상황에 있고, 인플레이션도 좋은 수준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험 평가 측면에서 볼 때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상황에 있다"면서 "일부 위험은 상향 조정되었고, 일부는 하향됐다"고 말했다.
물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상승과 하방 위험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상승의 경우 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거나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수입 가격이 뛸 수 있으며 핵심 원자재 공급이 줄거나 유로존 경제의 생산 능력 제약이 심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국방 및 인프라 지출 증액이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관세가 유로존 수출 수요를 예상보다 더 많이 감소시키고, 중국 등 과잉 생산 국가들이 유럽으로 수출을 더욱 늘린다면 인플레이션은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변동성이 큰 글로벌 정책 환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평소보다 더 불확실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최근 몇 달 동안 큰 변화가 없었으며 우리의 중기 목표치인 2%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유로존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로스타트 잠정 추정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경제 성장률은 0.3%를 기록했다"며 "이 같은 성장은 서비스 부문, 특히 정보통신 부문의 성장에 힘입은 것이었다"고 했다.
또 제조업도 세계 무역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역풍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건설 부문 역시 공공 투자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실업률이 작년 11월 6.3%에서 12월 6.2%로 하락했다"며 "근로 소득 증가와 가계 저축률 하락은 민간 소비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럽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점차 늘리고 있다는 점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AI 투자는 유럽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인 소식 중 하나"라며 "소비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과 라이선스 및 승인 절차,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관련 인프라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흥미로운 점은 이런 투자가 향후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산성 향상 수준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여부"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