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약 70일간 주한 미국대사대리로 근무하다 워싱턴으로 복귀한 케빈 김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가 국무부 정치담당 차관실 선임 고문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뉴스핌의 서면 질의에 "케빈 김은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치담당 차관의 선임 고문으로 재직 중(serves as Senior Advisor to Under Secretary of State for Political Affairs Allison Hooker)"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외교가에서 '후커 차관 보좌 가능성'으로만 거론되던 케빈 김의 보직 변화를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번 인사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3월 31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이 대북 정상외교 재개와 이른바 '평화 딜(Peace Deal)'을 다시 꺼내 들기 위한 준비 작업 성격도 있다는 평가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 재개 시기나 구체적 협상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신중론도 공존한다. 트럼프 1기 시절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하노이 라인'을 국무부 정책 라인의 정점에 재배치해, 북미 간 빅딜 협상과 한미 정상 간 공동 팩트시트(Joint Fact Sheet) 이행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계인 케빈 김은 주한 대리대사로 파견되기 전 맡았던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DAS)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국무부 내 서열 3위로 꼽히는 정치담당 차관실(Under Secretary for Political Affairs)로 직행했다. 그가 보좌하는 앨리슨 후커 차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한반도 담당 선임보좌관 출신으로, 트럼프 1기 대북 정책과 하노이 정상회담 실무를 가장 깊숙이 다뤄온 핵심 참모로 평가된다.
동아태국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지역 현안을 폭넓게 다루는 일반 라인이라면, 차관실 선임 고문직은 특정 전략 과제에 집중하는 '태스크포스형' 자리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케빈 김을 부차관보가 아닌 차관 선임 고문으로 앉힌 것은 그에게 '북한'이라는 특수 미션을 부여하겠다는 의미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빈 김–후커' 조합은 트럼프 1기 북미 정상외교를 설계했던 실무 라인의 사실상 복귀로 받아들여진다. 케빈 김은 당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비서실장(Chief of Staff)으로 김영철·최선희 등 북한 고위 인사들과 직접 소통하며 북미 정상 간 하노이·판문점 회동을 조율한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1기에서 미완에 그쳤던 북미 간 평화협정·체제 보장 패키지를 임기 내 완성하려 한다는 관측이 겹치면서, '하노이 딜 2.0'을 겨냥한 인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인사는 동시에 한미 정상 간 공동 팩트시트 이행 작업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후커 차관은 지난해 이재명–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 팩트시트의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한 한미 간 협의 채널을 총괄해 왔다. 케빈 김 역시 작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공동 팩트시트 이행 협의'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아,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정상 합의 이행 전반을 점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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