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민당 소속 중의원 의원들에게 수만 엔(수십만 원) 상당의 선물을 배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자금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축하하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이지만, 야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파장이 이어질 조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24일 자신의 엑스(X)에 글을 올려 자민당 소속 중의원 의원 전원에게 카탈로그 기프트를 보냈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매우 어려운 선거를 거쳐 당선된 데 대한 위로와 향후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선물은 총리가 지부장을 맡고 있는 자민당 나라현 제2선거구 지부 명의로 전달됐으며, 정치자금 보조금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총리 측은 의원들이 여러 차례 만찬을 요청했지만 국회 일정과 외교 일정 때문에 어려워 대신 선물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카탈로그에는 수만 엔 상당의 상품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총리 비서가 의원회관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전달했다. 자민당 소속 중의원 의원은 316명에 이른다.
이번 사안은 정치자금 규정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정치자금규정법은 개인이 정치인에게 정치 활동과 관련해 현금이나 유가증권을 기부하는 것을 금지한다. 카탈로그 기프트가 유가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적으로 애매한 영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도개혁연합의 오가와 준야 대표는 "재원까지 포함해 엄격한 설명 책임이 요구되는 새로운 사태"라고 비판했다. 국회는 2026회계연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있어, 이번 사안이 정국 쟁점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슷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25년 3월 당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1인당 10만 엔 상당 상품권을 나눠줬다가 비판을 받았다. 이시바 전 총리는 사비로 준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자민당은 최근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국민 불신이 커진 상황이어서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의원은 "사무소 논의 없이 선물이 도착했다"며 "폭탄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선에서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며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자금 문제와 맞물려 여론이 악화될 경우 정국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야당은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집중 추궁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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