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따라 장관 교체돼…정치권 입김
최고투자책임자, 지위만…결정 부재
선진국, 전문가 운영…정부는 감시만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보건복지부 중심의 국민연금 기금운용 거버넌스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처럼 전문가 중심의 '독립 합의제 기구'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7일 연금연구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에 대한 의사결정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우려가 있다며 국민연금에 대한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해 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정치권에 휘둘리는 국민연금…전문성·독립성 '우려'
전문가들은 현행 국민연금기금의 투자배분 등을 결정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가 투자 전문성 기반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여러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기금위는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정부 부처 차관,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대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학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구조적 독립 대신 기금위와 기금위 산하에서 주총 의결권 등을 심의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시장의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금융 전문가들 중심의 운영에 대한 노동·시민단체의 반발도 원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현행 국민연금 의사결정거버넌스 체계가 최고투자책임자(CIO)급 투자 전문가 부족으로 전문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김상철 한세대 사회복지학과 학과장(전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은 현재 CIO인 기금운용본부장은 단순한 집행 책임자 법적 지위만 가질 뿐 최고투자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라 전략적 자산배분(SAA) 등 핵심 의사결정에서 CIO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심각하게 제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주 교수는 이 같은 국민연금 기금 운용 거버넌스 구조는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 전문성 기반 위원 선발 시스템 부재, 투자위원회 독립 부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정권에 따라 장관직 등 인사가 바뀌면서 투자 의사 결정 왜곡의 가능성이 늘고 글로벌 투자 경험 등 전문 투자 위원 비중이 부족해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캐나다·일본, 전문성 모델 운영…"기금위, 10년 이상 전문가로 구성해야"
선진국들은 투자위원의 자격 요건을 법률로 명시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캐나다 CPPIB(전문성 중심 모델)로 독립 추천위원회 제도를 운용한다. CPPIB는 금융, 투자, 리스크 관리 전문가 중심의 독립이사로만 구성돼 있어 정부는 추천위원회가 선발한 후보군에 대해 임명권만 행사한다.

일본도 GPIF(준-전문성 모델)를 이용하고 있다. 금융·자산운용 전문가를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정부가 의사 결정에 개입하지 않고 단순한 감독 역할만 수행한다. CIO는 전술적 자산배분과 개별 투자 실행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해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처럼 한국의 국민연금 거버넌스 체계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형태의 상설 독립 기구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통위는 7인의 최고 거시경제·금융 전문가들이 모여 정치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 상태로 국가의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한다.
김상철 교수는 "국민연금도 전문 수탁자 책임모델로 작동하는 완전 독립적 이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금위를 대통령 소속 또는 완전한 독립성을 지닌 상설 위원회로 격상하고 자산운용,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갖춘 전문가로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