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박정환 9단(한국랭킹 2위)이 세계 바둑 최고 상금(연간 개최 대회 기준) 4억 원이 걸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박정환 9단은 27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15층 특설 대국장에서 열린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중국랭킹 3위 왕싱하오 9단을 230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종합전적 2대1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종국은 AI 승률 그래프가 오류를 일으킬 만큼 치열한 대마싸움으로 전개됐다. 흑을 잡은 왕싱하오 9단이 초반 근소하게 앞서나갔지만, 박정환 9단이 80·82수에 초강수를 두며 국면이 대혼돈에 빠졌다. 백 대마와 흑 대마가 서로 얽힌 복잡한 전투 끝에 양 기사는 타협하며 형세는 팽팽해졌다. 이후 박정환 9단이 176수에 상대의 빈틈을 포착해 강렬하게 공격했고 이것이 승착이 됐다. 곤경에 처한 왕싱하오 9단은 패로 저항했으나 버티지 못하고 결국 항서를 썼다.
이번 우승으로 박정환 9단은 통산 여섯 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21년 삼성화재배 이후 5년 만의 메이저 타이틀이다.
특히 2011년 8월 만 18세에 제24회 후지쓰배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뒤 14년 6개월 만에 기선전을 석권하면서, 조훈현 9단이 보유하고 있던 최장기간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기록(13년 4개월, 1989년 제1회 응씨배~2003년 제7회 삼성화재배)을 경신했다.

33세의 박정환 9단은 이번 대회에서 쉬하오홍(대만), 양카이원(중국), 이치리키 료(일본), 당이페이(중국) 등 세계적인 강호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22세 중국 차세대 에이스 왕싱하오 9단을 맞아 11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정상에 올랐으며, 두 기사의 통산 상대전적도 3승 3패로 균형을 맞췄다.
2013년 1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59개월 연속 한국랭킹 1위를 수성했던 박정환 9단은 2020년 1월 이후 1위를 탈환하지 못했으나, 이번 우승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한국랭킹 1위는 신진서 9단이다.
박정환 9단은 "흑이 백 대마를 공격하며 두 번정도 실수가 나온 것 같은데 그 이후 제가 역공을 가하면서 바둑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다"라며 "2021년 세계대회 우승 이후 계속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는데, 오늘 우승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우승 상금 4억보다 초대 기선에 오른 명예가 더 기쁘고 지금 꿈을 꾸는 기분이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적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시상식에서는 박정환 9단이 두루마기와 숭례문·신한은행 로고를 순은으로 세공한 갓을 착용하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국보 숭례문을 형상화한 챔피언 트로피와 우승 상금 4억 원을 전달했으며, 명품 핸드백 제조사 시몬느가 특별 제작한 시그니처 가방과 최고급 수제 바둑판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준우승자 왕싱하오 9단에게는 준우승 상금 1억 원이 수여됐다.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은 신한은행이 후원하고 매경미디어가 주최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했다. 제한시간은 피셔 방식으로 각자 30분에 추가시간 20초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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