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요구해 온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인물을 내세웠지만 상원 인준 과정부터 끈적한 인플레이션 지표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 15일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워시 전 이사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 공지에 따르면 워시는 현재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가 맡고 있는 이사직도 승계하게 된다. 마이런 이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로 지난해 9월 연준 합류 이후 금리 인하를 강하게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파월 의장이 금리를 충분히 빠르게 내리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으며 금리 인하 지지를 차기 의장의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워시 지명자는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생산성 향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차기 의장직으로 가는 길은 험난할 전망이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 은행위원회는 워시 지명자를 적임자로 평가하며 인준 청문회를 추진할 예정이지만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강력한 변수로 떠올랐다.
틸리스 의원은 미 법무부(DOJ)가 연준 본부 건물 개보수와 관련해 파월 의장의 과거 청문회 증언을 조사 중인 것에 반발하며 이 조사가 종결될 때까지 모든 연준 인사의 인준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이 조사가 물가를 통제하고 경제를 건강하게 이끄는 데 필수적인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이 근소한 우위를 점한 은행위원회에서 틸리스 의원의 찬성표 없이는 민주당의 만장일치 반대를 뒤집기 어려울 전망이다.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상원 은행위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케빈 워시는 연준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꼭두각시(sock puppet)'에 불과할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워런 의원은 앞서 마이런 이사 인준 당시에도 같은 비판을 가한 바 있다.
천신만고 끝에 상원 인준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경제 지표가 노동 시장의 안정과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지속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재개하기 전에 인플레이션 둔화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시기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최소 7월까지는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본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