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졸속 추진" 비판 의식했나
[광주·무안=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전남특별광역연합 추진기획단이 인력은 모두 빠지고 간판만 남은 '페이퍼 조직'으로 전락했다. 행정통합 추진에 따라 사실상 기능과 역할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류상으로는 조직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데 이를 두고 "행정통합 졸속 추진 비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추진기획단은 광주시와 전남도의 협력 모델인 '특별광역연합' 출범을 준비하기 위한 TF팀으로 지난해 9월 기획조정실 산하에 설치됐다. 양 시도는 산업·교통·관광 등 3대 분야의 10개 핵심 공동사무를 추진해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대응한다는 구상이었다.
추진기획단은 1단·1과·2팀 체제로 구성됐으며 광주시 5명, 광주시의회 1명, 전남에서 3명 등 총 9명이 파견돼 공식 업무에 착수했다. 그동안 조직의 뼈대가 되는 '광역연합 규약안'(총 6장 20조 4부칙)을 마련하고 행정예고를 거쳐 지난해 12월 양 시·도 광역의회 의결까지 마쳤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같은 달 2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특별광역연합 출범 등을 위한 조직 개편과 수시 인사가 준비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강 시장이 갑작스럽게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미래 전략 계획에 따라 출범한 추진기획단이 와해 수순을 밟게 됐다. 추진기획단 단장은 지난 1월 22일 행정통합 실무준비단 통합기획과장으로 전보됐고 나머지 단원들도 원소속 부서로 복귀했다.
지난달 조직 개편에서 인력이 한 명도 남지 않은 추진기획단은 해체되지 않은 채 '행정통합 실무준비단'과 '통합공항미래도시본부'가 신설됐다. 추진단에서 근무했던 한 내부 직원은 "통합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조직만 형식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역 사회에서도 비슷한 비판 목소리가 잇따랐다. 참여자치21은 "행정통합이 시도민의 의사를 무시한 비민주적인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선거까지 수개월 남은 시점에서 행정통합 주민투표를 대신하고 시의회 의결로 갈음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광주전남YMCA협의회는 "현재 추진 방식은 시민 참여와 숙의 과정이 배제된 채 정치권 중심으로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자치분권의 획기적 강화와 재정 자립도 제고,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정책 지원이 전제되지 않는 행정통합은 오히려 지역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정치적 이해만 앞세운 졸속 통합은 시도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특별법 통과가 확정되기 전이였기 때문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추진기획단을 유지한 것이지 특정 비판을 의식해 조직을 명목상으로 유지한 것은 아니다"며 "오는 7월 1일 특별시 출범에 맞춰 정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bless4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