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로 때려도 신체 학대에 속해
밀거나 던지거나 묶어도 신체 학대
원망·거부·경멸·내쫓는 행위도 NO
의료 개입·처치 안 한 '방임'도 학대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전남 여수에서 부모의 반복적인 학대로 4개월 영아 해든이(가명)가 숨져 부모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아동 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신체적 학대뿐 아니라 정서적 학대, 방임 등 아동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를 모두 포괄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진 이른바 '해든이 사건'은 전남 여수시에 거주하는 30대 친모가 지난해 10월 집에서 생후 4개월인 아들을 수차례 폭행하고 샤워기 물을 틀어 둔 채 아기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로 구속기소된 사건이다. A 씨는 학대 사실을 전면 부인하다가 홈캠 영상을 제시하자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남편인 B 씨는 아내의 학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막지 않고 참고인을 협박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복지부가 작년 발표한 '2024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해든이 사건처럼 학대 행위자가 부모인 경우는 아동 학대 판정 사례 2만4492건 중 2만603건으로 84.1%를 차지한다. 대리 양육자(교직원·아이돌보미 등) 7%, 타인 5.5%, 친인척 2.7%, 기타 0.7%다.
아동 학대로 숨진 아이들은 2024년 기준 30명이다. 2020년 43명, 2021년 40명, 2022년 50명, 2023년 44명으로 매해 약 42명의 아이들이 살 수 있는데도 고통 속에서 홀로 견디다 숨지는 것이다.
아동학대 가해자들은 매번 '학대인 줄 몰랐다'고 변명한다. B 씨도 영상에서 A 씨를 향해 "학대다"라고 했으면서도 조사가 시작되자 "학대인 줄 몰랐고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말을 꾸며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 씨처럼 아동이 의료적 처치가 불가능한데도 개입하지 않은 경우는 방임으로 아동학대에 속한다. 불결한 환경이나 위험한 상태에 아동을 방치하는 것도 아동 학대다.
아동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거나 아동을 가정 내 두고 가출하는 등은 물리적 방임에 속한다. 보호자가 아동을 특별한 사유 없이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아동의 무단결석을 방치하는 행위도 방임으로 아동학대다. 아동을 보호하지 않고 버리거나 시설 근처에 버리는 행위는 유기다.
방임뿐 아니라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도 아동 학대다. 신체학대는 신체 손상을 입히거나 손상을 입도록 허용한 모든 행위다. '손이나 발로 때리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모두 학대다. 묶거나 밀거나 던지는 행위도 신체 학대에 해당된다.
원망·거부·경멸하는 언어적 모욕은 정서적 학대에 해당된다. 잠을 재우지 않거나 벌거벗겨 내쫓는 행위도 학대에 해당된다. 형제나 친구와 비교하거나 아동이 가정폭력을 목격하도록 두거나 시설에 버리겠다고 위협하거나 미성년자 출입금지 업소에 아동을 데리고 다니는 행위 모두 학대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아동을 관찰하거나 아동에게 성적인 노출을 하는 행위도 성 학대에 속한다. 옷을 벗기거나 성관계장면을 노출하거나 아동에게 유사 성행위를 하는 행위를 하면 모두 아동 학대에 속한다.
한국은 그동안 많은 아동학대 사례에 분노를 표했지만, 같은 사건들은 매해 일어난다. 2020년 정인이 사건, 2023년 의자에 결박된 채 사망한 시우 군 학대 사망 사건은 2026년 해든이 사건으로 다시 떠올랐다. 아동 이름만 바뀌는 사건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어른들이 아이들의 '신호'를 알아차려야 한다.
아동의 울음소리·비명·신음이 계속되는 경우, 아동 상처에 대한 보호자 설명이 모순되는 경우, 계절에 맞지 않거나 깨끗하지 않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경우 등이 발생하면 아동학대로 신고하면 된다. 이유 없이 지각이나 결석이 잦은 경우와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 등도 신고 가능하다.
아동이나 학대행위자의 정보를 파악하지 못해도 괜찮다. 국번 없이 112로 전화하거나 경찰서, 시·군·구로 방문하면 된다.
정부는 "신고자의 신분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익명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