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 공습서 가족 잃고 생존 ...'복수의 서막'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의 운명을 짊어지게 된 세예드 모즈타바 호세이니 하메네이(56) 신임 최고지도자는 지난 수십 년간 부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곁을 지키며 막후에서 실권을 행사해온 '그림자 실세'였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그가 부친보다 더 급진적이고 강경한 노선을 걸어온 '울트라 매파'라는 점에 주목하며, 향후 중동 정세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1969년 성지 마슈하드에서 태어난 모즈타바는 부친이 팔레비 왕정에 대항해 혁명을 주도하던 시기에 성장했다.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10대의 나이로 참전해 실전 경험을 쌓았으며, 이후 시아파 신학의 중심지인 콤에서 보수적인 성직자들 밑에서 공부했다.
그는 공식적인 정부 직함을 단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지만, 부친의 사무실에서 '문고리 권력'이자 '문지기(gatekeeper)' 역할을 하며 정보기관과 군부, 그리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통제하는 거대 비즈니스 제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모즈타바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혁명수비대와의 밀착'이다. 그는 특히 IRGC 내 젊은 강경파 세력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05년 혁명수비대와 바시즈 민병대를 움직여 초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당선을 이끌었으며, 2009년 대선 부정 의혹 시위와 2022년 '히잡 시위' 당시 바시즈 민병대를 앞세워 무자비한 유혈 진압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지목받는다.
미 재무부는 이미 2019년 그를 제재 명단에 올리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부친의 불안정한 지역 야망과 억압적인 국내 목표를 진전시키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를 두고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라고 언급한 것 역시 그의 타협 없는 강경 성향을 경계한 결과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한 전문가 회의 소속 모흐센 헤이다리 알레카시르 위원은 모즈타바의 선출 배경에 대해 "최고지도자는 적들이 미워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부친(알리 하메네이)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28일 공습으로 부친인 알리 하메네이는 물론 아내와 어머니까지 잃은 모즈타바에게 이번 등극은 단순한 권력 승계를 넘어 '복수의 서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그가 가족을 잃은 슬픔과 분노를 바탕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더욱 날 선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왕정을 타도한 이란에서 '부자 세습'이 이뤄진 것에 대해 내부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생전 알리 하메네이는 절대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두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또한 최고지도자의 자격 요건인 '아야톨라' 직위에 대해, 2022년 종교계가 그를 승격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친에 비해 종교적 학식과 권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아야톨라는 성직자가 오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위계다.
혁명수비대의 지지를 토대로 권력 승계를 공식화했지만, 모즈타바 체제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여전한 경제 제재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그리고 민중 봉기 가능성은 그가 해결해야 할 거대한 숙제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