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입춘을 눈앞에 둔 1946년 3월 18일 서울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 덮인 덕수궁 소나무는 청청했다. 조무래기들은 덕수궁 담장을 따라 눈사람을 만들어 세웠다. 눈사람 사이로 젊은 여인들이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깔깔대며 걸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미·소 공동위의 소련 측 대표들이 서울에 도착했다는 호외 신문이 뿌려지고 있었다.

기사에서는 "스티코프를 비롯한 차라프킨, 레베테프, 발라사노프, 카클렌케 등이 서울에 도착했다더라. 스티코프는 붉은 군대 육군 대장이라더라. 그는 러시아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레닌그라드 기관차 수리공장에서 직공으로 일했다더라.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여 전공을 많이 세웠다더라. 차라프킨은 직업 외교관이라더라. 모스크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다더라. 베를린 3거두 회담 땐 소련 대표단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더라. 모스크바 3상 회의에도 참석했다더라. 레베테프는 붉은 군대 소장이라더라. 농민 출신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에 입대했다더라. 지금 38도선 이북의 소련 군정에서 참모로 활동하고 있다더라. 발라사노프도 농민의 아들이라더라. 소련 외무성에 근무하고 있다고 하는데 주일본소련대사관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더라. 지금은 평양에 있는 소련 제25군 정치고문이라더라. 카클렌케는 소련군 대령이라더라. 우크라이나 출신인데, 제2차 세계대전 초기부터 군에 복무 중이라고 하더라." 이들의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소련 측이 미·소 공동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서울역에는 소련 측 대표들을 환영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조선공산당, 민전, 중앙인민위원회, 전평, 전농, 여맹, 청총, 문학가 동맹, 음악가 동맹, 미술가 동맹 등 공산주의 계열 모든 단체가 환영에 나선 것이었다. 조선공산당 대표로 나온 권오직은 온갖 화려한 단어들로 환영사를 낭독했다. 민전 대표 강진은 환영사를 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중앙인민위원회 대표 최익한도 유려한 문장으로 소련 측 대표들을 환영했다. 모두 감정을 흔드는 문구의 연설이었다.
특히 조선공산당 책임 비서 박헌영은 신라 금관을 진짜 금으로 만들어 소련 측 인사들에게 선물로 준비했다. 차라프킨에게 관심을 두었다. 소련 측 대표 중 스탈린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