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법 있는데 적용 없어 전방위 로비 형국"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유재선 인턴기자 = 시민단체가 쿠팡이 기업 위기 시점마다 전관을 영입했다며 사정기관이 직무를 유기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1일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2명 전관을 영입한 쿠팡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국회 공직자윤리위는 100%, 정부 공직자윤리위는 90.45% 승인율로 전관들의 쿠팡행을 허가했다.
경실련은 "쿠팡은 타 입법·행정·사법·언론을 망라한 최소 72명의 '전관 방어막'을 구축했다"며 "내부 매뉴얼을 통해 작업중지 명령 저지 등 조직적인 행정 방해를 꾀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이 취업심사 실태를 분석한 결과, 국회는 총 438건의 심사 중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100% 재취업을 허용했다. 취업심사 대상자 405건 중 394건(97.28%)가 통과했고 취업승인 대상자 33건이 모두 통과했다. 이 중 쿠팡 및 계열사 취업을 청구한 국회 퇴직 전관은 16명이다.
정부 역시 심사 대상자 5226건 중 4727건(90.45%)을 승인했고 쿠팡 및 계열사 취업과 관련해 총 33건의 심사청구가 이뤄졌다.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 대상은 3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명을 제외한 29명이 취업 승인을 받았다. 여기에 임의취업자 2명을 포함하면 지난 6년간 쿠팡 및 계열사에 취업한 공직자는 총 31명이다.

경실련은 이들 쿠팡 취업 공작자를 각각 '입법 로비군(25명)', '사법·수사 방어군(22명)', '행정·규제 대응군(8명)', '정무·여론 장악군(17명)'으로 분류했다.
경실련은 "쿠팡의 전관 영입은 기업의 치명적인 리스크(노동자 연쇄 사망, 개인정보 유출 등)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2020년 노동자 연쇄 사망 직후 국정감사 방어용 보좌진 3명을 동시에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2021년 산재 리스크 대응 시기에는 관세청과 식약처 전관을 즉각 수혈했다"며 "2025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및 산재 사망 등 최대 위기 시기에는 보좌진 6명을 포함해 검찰, 경찰, 고용노동부, 공정위 실무진을 '싹쓸이'하듯 영입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들 전관 카르텔은 2020년 노동자 연쇄 사망 사고 당시 내부 이메일을 통해 고용노동부의 조사 범위 등 수사 기밀을 실시간으로 입수한 정황도 확인됐다"며 "특히 위기관리 보고서에 '고용노동부 작업중지 명령 저지'를 대관(GR)팀의 핵심 임무로 명기함으로써 조직적 로비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공직자윤리위와 인사혁신처가 부당한 취업 승인을 남발하고 로비 정황에서도 실태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신현기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은 "퇴직 후 부당한 영향력 행사에 대한 관련 법 있는데,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않아서 전방위적인 로비가 일어나고 있다"며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감사원에 적극적으로 감사해달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