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조정 진입…"5주 연속 하락 압력"
"단기 리스크 관리 필요"…월가 경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 속에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하는 가운데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미 주가지수 선물 가격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8시 30분 기준 다우 E-미니 선물은 201.00(0.43%)포인트, S&P500 선물은 31.25포인트(0.77%), 나스닥100 선물은 162.25포인트(0.68%) 각각 하락하고 있다.
반면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브렌트유 5월물은 3% 가까이 올라 배럴당 110달러를 다시 넘어섰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6~97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 "시한 연장에도 시장 반응 냉담"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6일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유예 기간을 다음 달 6일까지 10일 추가 연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5일간의 1차 유예 시한 종료를 하루 앞두고 이란 측 요청을 받아들여, 종전 협상을 위한 외교적 여지를 확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정부 요청에 따라 에너지 시설 파괴를 일시 중단한다"며 "협상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이란이 미국과 협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데다, 중동 지역 긴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여기에 더해 미 국방부가 추가로 최대 1만명의 지상군 병력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불안을 더했다. WSJ은 이 병력이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을 포함해 이란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군사적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나스닥 조정 진입…"5주 연속 하락 압력"
중동 불안과 유가 급등 속에 전날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S&P500은 1.74%, 나스닥은 2.38%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 대비 10% 이상 떨어지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다우지수도 460포인트(1%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가 0.8% 상승하며 유일하게 상승 마감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5%, 1.1% 하락하며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 역시 이미 조정 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 유가 급등에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하며 통화정책 전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참가자들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 전쟁 이전에는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것과 대비된다.
인플레 우려 속 미 국채 금리도 오름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8bp(1bp=0.01%포인트) 오른 4.464%, 2년물 금리는 1.8bp 상승한 4.002%를 각각 가리키고 있다.
미 달러화도 강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9% 오른 100.086을 가리키고 있다.
영국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매트 브리츠먼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한 연장에도 시장 분위기는 개선되지 않았다"며 "단순한 발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단기 리스크 관리 필요"…월가 경고
월가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라이베리에이트 리서치의 아담 파커 최고경영자(CEO)는 "더 많은 확실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중기적으로 시장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 역시 전쟁 장기화를 반영해 미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유가 상승이 주도하는 시장 혼란 속에서 이미 주식 비중을 축소해 왔으며, 전쟁 종식 기대가 약화되면서 추가로 노출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한 연장이 반복되는 점은 오히려 협상 타결에는 부정적"이라며 "이번 상황은 과거 미중 관세 협상과 유사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빠른 종전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종목들이 부진을 이어갔다. ▲마이크론(MU)은 최근 6거래일 동안 20% 넘게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1% 가까이 하락했다.
▲샌디스크(SNDK)는 2% 이상 떨어졌고, ▲웨스턴디지털(WDC)과 ▲램리서치(LRCX)도 각각 1% 이상 내렸다. 올해 초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은 에너지 종목에 호재로 작용했다. ▲EOG 리소시스(EOG)▲필립스66(PSX) ▲다이아몬드백 에너지(FANG) ▲데번 에너지(DVN)는 모두 1% 내외로 상승하며 S&P500 상승 종목 상위권에 올랐다.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AZN)는 실험 중인 신약이 만성폐쇄성폐질환 악화를 의미 있게 줄였다는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주가가 3% 상승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