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 국내 기업과 동일 잣대…차별 규제 아냐" 해명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을 방문 중인 한미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과 무역법 301조 조사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미측에 전달하고,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한미의원연맹 회장인 조경태 의원(국민의힘)과 이언주·민홍철·이훈기(이상 더불어민주당), 최형두(국민의힘) 의원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에서 특파원단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방미 성과를 공유했다.
◆ "무역법 301조 조사, 한국 기업 위축 우려" 전달
방미단은 미 상무부 당국자들과의 면담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착수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불합리·차별적 무역 관행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 조항이다.
조경태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적합한 대우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데이비드 포겔 미 상무차관보는 "우려를 잘 이해하며 담당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은 특히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을 언급하며, 3500억 달러(525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뒷받침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투자 이행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국이 지난 4년간 미국에 1600억 달러(240조 원)를 투자해 8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대미 투자 확대를 위해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비자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 핵추진 잠수함·SMR 등 '팩트시트' 이행 촉구
방미단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합의가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의원 외교에도 매진했다. 특히 원전 건설, 소형모듈원전(SMR), 조선 협력과 함께 우리 군의 숙원 사업인 핵추진 잠수함 도입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언주 의원은 "원전 투자와 핵잠수함 등 팩트시트 후속 조치에 대해 관련 상원의원들을 만나 적극 설명했다"며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직후 방미가 이뤄진 만큼, 한국이 대미 투자와 안보 협력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앤디 김(민주·뉴저지),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의원 등은 한·미·일 3국 의원연맹 창설 구상을 제안하며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쿠팡 사태' 미 기업 차별 논란에 "오해 바로잡기" 주력
이번 방문 기간 미 의회 측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듭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미 의원들은 한국 국회의 청문회 방식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우리 의원들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훈기 의원은 "정부 조사 기준으로 약 3370만 건에 달하는 대규모 정보 유출이 있었음에도,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는 '실제 저장된 데이터는 약 3000건'이라고 기재한 점을 설명했다"며 "수치만 놓고 보면 1만 배가 넘는 격차가 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례 등을 들어 "특정 기업을 겨냥한 차별이 아니라, 국내 기업과 동일한 기준과 잣대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최형두 의원은 미국 하원 법사위 비공개 조사장에서 상영된 한국 국회의 쿠팡 청문회 영상과 관련해 "미 의원들 사이에서 '증인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지만,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국내 기업에도 강도 높은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 "이란 전쟁 여파 주시…파병 요구는 없었다"
최근 고조되는 이란 전쟁 상황과 관련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었으나, 우려됐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홍철 의원은 "원유 수급 등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은 있었지만, 파병 관련 언급을 한 인사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조경태 의원은 이번 방미단의 의원 외교 성과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발 빠르게 움직인 점에 미측이 강한 인상을 받은 것 같다"며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황에서 의원들이 열정적으로 외교전에 나선 만큼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미단은 2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해 현지 조선 협력 상황을 점검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