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후 계절적 요인에 공급과잉 심화
소·닭·양고기로 입맛 다변화도 한 요인
농가 및 양돈 기업 소득 수입 악화 비상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인 식탁의 핵심 식자재인 돼지고기 가격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사육 농가와 양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고 중국 경제일보가 30일 보도했다.
경제일보는 공급 과잉과 소비 패턴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약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중국 농림축산 당국은 수급 조절을 위한 비상 모니터링에 돌입했다.
당국의 최신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기준 전국 30개 주요 성(省)의 생돈 평균 가격은 킬로그램(kg)당 11.05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8% 폭락한 것으로, 지난 2018년 6월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춘절(설) 이후의 계절적 요인과 공급 과잉, 입맛 변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을 꼽는다.
유통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중국 내 돼지고기 소비는 최대 명절인 춘절이 지난 후 이전 대비 15~20%가량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돼지고기 유통 시장 구조 자체가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농업과학원 베이징 축산수의학연구소의 주젠융 연구원은 현재의 공급 과잉 상태를 생산 효율 급증과 기업화가 부른 '공급 과잉'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첫째 요인은 축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최근 중국 축산 시장은 대규모 기업형 농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산업 집중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젠융 연구원은 대형 양돈 기업들의 경우 강력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손실 감수 능력이 높아져 가격 하락기에도 쉽게 생산을 줄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술 발달로 인해 모돈(어미 돼지) 한 마리당 연간 '젖을 뗀 새끼 돼지' 수가 매년 0.7마리씩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 연구원은 "전체 모돈 수가 소폭 감소하더라도 개체당 생산 효율이 워낙 좋아졌기 때문에 시장에 공급되는 전체 물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측면에서의 변화도 돼지고기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과거 돼지고기에 집중됐던 중국인들의 육류 소비가 닭고기, 소고기, 양고기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내 육류 소비 중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62.1%에서 2025년에는 57.8%까지 감소했다. 대체 육류 제품이 돼지고기 수요를 잠식하면서 공급은 넘치는데 수요는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저점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적시 출하와 비용 효율화 등 사육 농가들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질병 예방 및 통제를 강화하고 사료비 등 생산 단가 관리에 주력하는 동시에 번식 효율이 낮은 어미 돼지를 과감히 도태하여 생산 구조를 최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돼지고기 폭락세를 맞아 시장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 조기 경보 정보 발표 빈도를 높여 농가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생산성이 낮은 모돈의 도축을 유도하여 전체 생산 능력을 시장 수요에 맞게 조정하고 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