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넘어 유럽·호주·브라질까지
'가성비·기술력'으로 세계 시장 재편
'메이드 인 차이나', 일본자동차 제쳐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전 세계적으로 중동 분쟁에 따른 고유가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산 신에너지 자동차(NEV)가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6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는 단순 저가 공세를 넘어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까지 확보하며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 라틴 아메리카, 중동 등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태국에서는 최근 아누틴 차른비라쿨 총리가 새로 구입한 중국 BYD(비야디, 比亚迪)의 순수 전기차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아누틴 총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에게 "경제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전기차를 선택하라고 적극 권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증권시보는 태국 총리가 전기차 이용은 가계의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국가적 과제인 배기가스 오염(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대안임을 강조하며 중국 전기차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47회 방콕 국제 모터쇼'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증명됐다. 증권시보에 따르면 방콕 모터쇼에는 37개 자동차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이 중에서도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태국 모터쇼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신모델을 앞세워 장거리 주행 능력과 스마트 기술력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태국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태국산업연맹(FTI)에 따르면 2025년 태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0% 급증한 12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80%를 웃돌며 압도적인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번 태국 모터쇼에서도 사전 예약 판매량 상위 10개 브랜드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브랜드였다. 모터쇼 참관객들은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에 대해 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시보는 국제 정세 불안으로 유가 변동성이 가중되는 요즘,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최상의 선택지로 여긴다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의 굴기는 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호주 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산 자동차는 호주에서 총 2만 2,362대가 판매되며 사상 처음으로 신차 공급국 1위에 올랐다. 이는 1998년부터 수십 년간 1위를 지켜온 '자동차 강국' 일본을 제친 역사적인 역전이다.
남미와 동남아(아세안) 자동차 시장에서도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2월 중국산 전기차가 처음으로 소매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필리핀 마닐라의 한 판매점 관계자는 "3월 주문량이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폭증해 2주 만에 한 달 치 물량이 동났다"며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심지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강력한 정책적 방어 장벽을 쌓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조차 소비자들의 시선은 속속 중국차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2년 내 차량 구매 계획이 있는 미국인의 절반가량이 가격 대비 가치(가성비)가 '탁월하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차에 관심을 보였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중 하나는 이같은 차량 판매 호조를 넘어 서비스, 에너지,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시보는 태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차 업체들이 판매부터 사후 서비스, 에너지 공급망 협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동남아시아 전체 산업의 친환경 전환에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란 전쟁 가능성과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성(가성비)과 기술력을 모두 갖춘 중국산 전기차의 '글로벌 영토 확장'이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