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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에 주목한 홍승혜,"제 영상 속 '도형들의 귀여운 춤'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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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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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갤러리 부산점이 24일 홍승혜 개인전 '이동 중'을 열었다.
  • 홍승혜가 영상 8점 등 움직임 중심 작품을 선보인다.
  • 6월 14일까지 유기적 기하학과 이동성 탐구를 보여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픽셀 변주하던 홍승혜,선과 원에 움직임 더해
국제갤러리 부산서 '이동 중(On the Move)' 개막
8점의 영상 작품과 평면, 입체, 설치 출품

[부산=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작가 홍승혜가 말한다. "젊었을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다. 움직임이 있고 음악이 있어서다. 오늘도 나는 노래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움직인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무엇보다도 '유기적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홍승혜(b. 1959) '가족' 2019. archival pigment print on paper, wood frame 55x40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2026.04.25 art29@newspim.com

'픽셀의 작가' 홍승혜가 이번에는 '움직임'에 집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국제갤러리는 부산점에서 지난 4월 24일 홍승혜의 개인전 '이동 중(On the Move)'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 서울점에서의 개인전 이후 3년 만의 개인전이자, 부산점에서는 처음으로 갖는 개인전이다.

오는 6월 14일까지 열리는 작품전에 홍승혜는 영상작품과 음악 작업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영상작품은 8점이나 된다. 작가는 오랫동안 천착해온 개념인 '이동성'에 주목한 다양한 시기 작업들을 한 공간에 구성해 재맥락화했다. 이에따라 이번 전시는 그간 홍승혜가 어떤 창작에 몰두했고,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살필 수 있는 자리다.

홍승혜의 움직임이 살아있는 간결하고도 상냥한 작품들은 감상자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매만진다. 뺨을 따스하게 스치는 봄날의 바람처럼 영상과 부조, 조각, 그리고 음악과 조명작업은 관람객을 무장해제시키며 방긋 웃게 만든다. 작품은 감각적이되 과하지 않고, 상큼하면서도 진지한 페이소스가 담겨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디지털 세계로 진입한 이후 전개해온 기하학적 이미지의 움직임에 관한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막한 홍승혜 개인전 '이동 중 온 더 무브'의 전시전경.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25 art29@newspim.com

픽셀로 형상을 만들고, 배치하던 작가가 움직임에 주목하며 '유기적 기하학'에 집중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홍승혜는 "삶에서도 그렇듯 작업에서도 정돈된 부분과 정돈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나는 두가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후자에 좀더 끌리는 모양이다. 그것은 '움직임' 때문이다. 마치 살랑살랑 움직이는 낙엽같아서 좋다. 그래서 나온 게 유기적 기하학이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이번 전시는 움직임을 키워드로 하는데 '움직임의 느낌을 주는 평면작업'과 '움직임이 구동되는 영상', 그리고 '움직일 수 있는 입체작업'으로 나워진다. 여기에 작가가 직접 만든 음악과 사운드가 전시장 곳곳에서 크기와 톤을 달리하며 구동된다. 작가는 "음악적 질서는 나의 조형적 질서에 큰 영향을 준다. 음악의 리듬 음색 볼륨 크기 톤은 미술과 공유하는 요소"라고 했다.     

전시에서는 작가가 꾸준히 탐구하고 제작한 영상작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인기만화 '피너츠(Peanuts)' 속 캐릭터 스누피는 단순한 도형으로 구성돼 푸른 화면을 자유롭게 유영한다. 스누피의 우주여행을 상상하며 만든 '우주로 간 스누피'(92019)다. 디지털시대 사람들의 소통수단인 이모티콘에서 착안해 인간의 희노애락 감정을 간결한 도형언어로 풀어낸 '표정연습'(2025)도 흥미롭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홍승혜(b.1959) '표정 연습' 2025 animate, garageband, 4min.16sec.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6.04.26 art29@newspim.com

병아리색 노란 바탕에 작은 동그라미, 크고 작은 선들이 흩어졌다가 모였다 하며 웃는 표정, 찡그린 표정, 눈물 흘리는 표정 등으로 변화하는 4분16초 길이의 영상작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상 만나는 '스마일' 이모티콘이 작가의 작업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변주되면서 나 자신의 삶과 맞닥뜨려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빛의 변화에 따라 정지된 조각의 분위기와 감각을 전환시키는 장치로 기능하는 '불빛'(2021), 감상자에게 '함께 움직이세요'라고 손을 내미는 듯한 '움직이세요'(2022)도 전시장 곳곳에 설치됐다. 또 지난 2023년 국제갤러리 서울 전시 '복선(伏線)을 넘어서 II(Over the Layers II)'에서 무도회 분위기를 연출했던 귀여운 도형의 영상작업 '서치라이트'(2023)는 입체작품인 '백 스툴'(2023)과 '원형 스툴'(2023) 위를 빙글빙글 비춘다. 이들 영상 작업은 시각 요소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움직임과 리듬, 반복을 통해 이미지의 의미와 기능을 변주하며 삶과 예술의 경계를 즐겁게 무너뜨린다.

[서울=뉴스핌]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막한 홍승혜 개인전 '온 더 무브'에서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액자형 부조'를 움직여 보이고 있다. 이 오브제 작품을 움직이고 싶다면 갤러리 담당자와 협의해 직접 참여해볼 수 있다.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4.25 art29@newspim.com

서사와 특수효과를 거르고 걸러 최소화한 홍승혜의 영상은 간결한 도형들이 느린 호흡으로 움직인다. 모든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꼭 필요한 부호와 면과 선, 리듬만 남긴 절제된 작품임에도 관람자에게 깊은 정서적 울림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홍승혜 작품의 차별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화면 속 시각적 이미지의 움직임을 '음표를 통통통 배열하듯 공간에 맞는 형식을 구축하는' 작가의 방법론과도 맞닿아 있다. 넓은 스크린이라는 공간 속에 슬며시 녹아든 음악적 구조와 리듬의 역할은 언어나 기호를 넘어 사람들의 감정을 매만질 수 있는 마법과도 같은 힘을 지니게 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홍승혜(b. 1959) '우주로 간 스누피' 2019, flash animation, garageband, 2min.51sec. Courtesy of the artist and Lotte Museum of Art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2026.04.26 art29@newspim.com

홍승혜의 기하학적 이미지의 움직임은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이같은 영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니터 속의 이미지는 평면 작업을 넘어 가구, 설치 등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되며 입체작업 전반에 투영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환영적 움직임이 느껴지는 작가의 대표적 평면작품 '유기적 기하학(2014)과 가변적 릴리프 조각 '액자형 부조'(2026)도 출품됐다. 

이렇듯 전시는 서로 다른 시기의 작업을 매체와 형식, 그리고 방법론을 가로질러 병치함으로써 홍승혜의 작업에서 지속되어온 '움직임'의 개념을 다층적으로 드러내며 '이동'의 의미까지 획득한다. '유기적 기하학' 속 정지된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이동성에 대한 형식적 실험은 영상 작품과 같은 공간에 놓임으로써,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이미지, 움직임, 그리고 이동성이라는 요소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확장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액자형 부조'에 도입된 가변적 요소는 고정된 조형을 넘어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며, 프레임을 넘어 물리적 공간과 신체의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영상 작업을 중심으로 한 이번 전시는 평면과 입체로,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넘나들면서 그동안 작가의 작업세계를 견인해온 움직임의 개념 및 방법론의 변천사를 드러낸다. 특히 디지털 환경 속 움직이는 이미지에 익숙하다 못해 당연해진 오늘날의 관람객에게 지금으로부터 무려 30여 년 전 컴퓨터 화면 안에서 도형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바로 그 첫 순간에 느꼈을 작가의 뛸듯한 희열, 그리고 이어진 모니터 안팎을 넘나들어온 오랜 여정을 환기시킨다. 이로써 작가 홍승혜는 여전히, 그리고 오늘도 계속해서 예술 안에서 신명나게 '이동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홍승혜 작가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홍승혜(b. 1959)는 1982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86년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 사각 픽셀의 구축으로 시작된 작업은 최근 벡터문법을 도입하면서 보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이미지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평면과 입체, 애니메이션, 가구, 건축적 요소를 아우르며 역동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복선(伏線)을 넘어서 II'(국제갤러리, 2023), 'IMA Picks 2021: 무대에 관하여'(일민미술관, 2021), '점·선·면'(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6), '회상'(국제갤러리, 2014), '광장사각(廣場四角)'(아뜰리에 에르메스, 2012), '음악의 헌정'(Gallery2, 2009), 'On & Off'(조선일보 갤러리, 2008) 'The Painter's Architecture, The Painter's Furniture'(스페이스 제로원, 뉴욕, 2025)등이 있다.

이 밖에 광주, 부산, 서울 미디어시티, 창원조각비엔날레 등 국내 주요 비엔날레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일민미술관, 송은, 롯데뮤지엄, 이탈리아 볼로냐현대미술관, 프랑스 파리한국문화원 등 다수의 국내외 기관 전시에 참여하였다. 1993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교육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롯데뮤지엄, 송은, 성곡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등에 소장되어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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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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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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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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