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융당국이 27일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민간 중금리대출 최대 80%를 제외한다.
- 연소득 범위 내 신용대출 규제도 중저신용자 소액에 예외를 허용한다.
- 가계부채 관리 원칙 훼손 우려가 나오지만 당국은 불필요한 대출 억제 원칙 준수라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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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이하 연소득 범위 신용대출 규제도 예외
"당국 정한 대출 총량 목표는 지켜져, 연소득 규제 예외는 정책적 판단"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민간 중금리대출을 최대 80%까지 제외해주기로 하면서 정부 규제 정책의 일관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당초 가계부채 관리 대책이 불필요한 대출을 줄이고 필요한 대출은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원칙 훼손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중금리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최근 수년간 금융당국이 공들여 쌓아온 가계부채 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소득 범위 내 신용대출 규제까지 일부 예외를 허용하면서, 이번 조치가 가계대출 정책의 일관성에 균열을 낸다는 지적이다.

◆ 총량 규제 예외, 처음이 아니지만…이번엔 결이 다르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특정 대출을 제외하는 방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책모기지, 전세대출 등은 오래전부터 총량 산정에서 일정 부분 제외되거나 완화 적용돼 왔다. 주거 안정이라는 뚜렷한 정책 목적이 있는 상품에는 규제의 엄격한 잣대를 일률적으로 들이대지 않는다는 논리가 그 근거였다.
그러나 이번 민간중금리대출의 총량 제외는 결이 다르다. 정책모기지나 전세대출은 용도가 명확히 한정된 반면, 민간중금리대출은 순수 신용대출이다. 차주가 이 자금을 어디에 쓰든 금융기관이 통제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 소비·투자·부채 상환 등 어느 용도로든 흘러들어갈 수 있는 자금이 총량 계산에서 빠진다는 것은, 총량 규제 자체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소득 규제 완화도 마찬가지다. 금융위는 중·저신용자 전용 '생활안정자금' 명목으로 1000만원 이하 소액에 한해 연소득 범위 내 신용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상품 출시를 허용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연소득 이내 취급 원칙은 2021년 이후 가계부채 관리의 핵심 기둥 중 하나였다. 차주가 자신의 소득 수준 이상으로 빚을 내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취지였다. 이 원칙이 처음 도입될 때도 적잖은 논란이 있었지만, 당국은 가계부채 건전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이번에 '중·저신용자 소액'이라는 조건을 붙여 이 원칙에 예외를 만들었다. 1000만원이라는 한도가 붙어 있지만, 예외의 문을 일단 열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주택구입 금지 약정(1년)과 다주택자 제외 조건이 부가됐으나, 이는 자금 흐름을 완전히 차단하는 장치가 되기 어렵다. 약정 위반 시 기한이익상실 조항이 있더라도, 실제로 자금 용도를 추적·검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판단이다.
규제 인센티브 설계 측면에서도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중금리대출이 총량에서 제외되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총량 목표를 맞추면서도 실질적인 대출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총량 부담을 줄이는 우회로로 활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 '불가피한 선택'되나 '편의적 예외'될까…금융당국은 "원칙 훼손 아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규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중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이 2025년 8월 기준 약 109조8000억원에 달하고, 이들의 평균 금리가 고신용자의 최대 2배에 달한다는 현실 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현 상황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라는 거시적 목표와 중신용자 금융 접근성 확대라는 미시적 목표 사이에서 절충이 필요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가계 대출 관리 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리 원칙 역시 무조건적 대출 위축이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등 과도한 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필요한 실수요 대출, 중금리 대출은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당국이 정한 총량 목표를 어기는 것은 아니다. 은행들이 지켜야 하는 총량은 그대로이며, 중금리 대출은 정부 몫의 총량에서 빼주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엄격한 총량 규제 관리 원칙은 지켜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대출 연소득 이내 취급 원칙에 대해서는 "정책적 판단으로, 그동안 무조건 소득 이내에서 했었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저신용자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주겠다는 것"이라며 "요건도 까다롭다. 이것으로 집도 살수 없고 신용평점도 50% 이내에 들어야 한다. 다주택자도 당연히 안되는데 이것가지 안되면 어려우신 분들에게 야박한 것 아니냐는 판단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통상 6~7% 이상의 신용대출을 중금리 신용대출이라고 하는데 아마 대상이 되는 중금리 신용대출의 평균 구간은 실제로 10%를 전후할 것"이라며 "한도가 크지도 않은 10% 수준의 신용대출이 주택자금으로 일부 흘러가더라도 해당 대출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가계부채는 한국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구조적 리스크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의 엄격한 관리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그런 상황에서 총량 규제에 예외를 두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그 예외의 범위와 조건을 명확히 설정하고 엄격히 관리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민 지원'이라는 명분이 정책 규율의 방패막이로 소비되는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