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란 전쟁 발발 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에너지 안보 취약성과 AI 인프라 안보 위협을 드러냈다
- 이란의 AWS 데이터센터 공격 등으로 AI 인프라가 군사 표적이 되며 각국이 소버린 AI와 자체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 프랑스·중동·동아시아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경쟁을 벌이지만 소버린 AI 프로젝트 상당수가 여전히 미국 기업 의존이라는 딜레마에 놓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동맹도 믿기 어려운 세상에서 기술 자립은 생존 문제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이란 전쟁 속에서 전 세계 원유·천연가스 공급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에너지 안보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남긴 더 깊은 교훈은 따로 있다. 에너지 다음 차례는 인공지능(AI)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동맹의 경계가 얼마나 유동적인지를 보여줬다. 영국과 프랑스는 작전에 불참했고 한국은 뒤늦게 참여 압박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의 드론 공격에 직접 노출됐으면서도 명확한 진영 선택을 피했다. 협력선이 언제 어떻게 끊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브루킹스 연구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를 세계 혼란의 "원인이 아닌 증상"으로 규정한 것처럼 이번 전쟁은 이미 진행 중이던 블록화를 가속시켰을 뿐이다. 무역 경쟁과 군사 갈등이 일상이 된 세계에서 각국은 스스로를 지킬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했다.
◆ 호르무즈가 상기시킨 AI 안보
이란 전쟁은 AI 인프라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역설한다.
지난 3월 이란은 드론을 활용해 UAE와 바레인의 아마존 웹서비스(AWS) 시설을 공격해 물리적 인프라를 손상시키고 역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마비시켰다. 현대 전쟁에서 처음으로 상업용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물리적 공격의 명시적 표적이 된 사례다.
에너지 파이프라인이 봉쇄되듯 AI 인프라도 봉쇄되고 파괴될 수 있다는 현실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경제에서 컴퓨팅 인프라의 복원력은 국가 안보 및 경제적 연속성과 분리될 수 없는 문제"라고 명시했다.
에너지 의존이 한 나라를 얼마나 취약하게 만드는지는 호르무즈 봉쇄가 증명했다. 그런데 글로벌 경제가 AI 기반으로 재편되는 속도를 감안하면 다음 취약 지점은 자명하다. 제이크 설리번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기술 권력이 지정학적 권력으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직접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란 전쟁은 AI 주식의 급락과 급반등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전쟁 발발 후 6주 만에 월가는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회복에 2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속도다. 그 배경에는 AI·반도체·바이오·청정에너지라는 구조적 성장 동력이 있다.
세계가 쪼개질수록 각국이 국방·사이버 보안·공급망에 쏟아붓는 투자가 오히려 디지털 수요와 AI 확장을 부추기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다.

◆ 소버린 AI 경쟁의 서막
세계화 시대에 미국의 기술 패권은 당연한 것이었다. 동맹국들은 최고의 기술을 미국에서 사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더 이상 '우호적 강대국'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이 전제가 흔들린다.
각국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2026년 글로벌 소버린 AI 시스템 지출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는 2030년까지 AI 인프라에 1090억 유로를 투자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 120만 개 배포와 AI 전문가 10만 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것은 주권과 전략적 자율성을 위한 싸움"이라며 "우리 자신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컴퓨팅 역량을 원한다"고 밝혔다.
WEF는 AI 전용 인프라 투자가 연간 10~15% 성장해 2030년까지 연간 400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중동과 동아시아가 전 세계 공개 소버린 AI 투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사우디는 '프로젝트 트랜센던스'를 통해 1000억 달러 규모의 AI 펀드를 조성해 미국과 중국 밖의 최대 기술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텔레포니카 수석 디지털 책임자가 "유럽은 지금 미국이나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성을 만드는 기술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기술을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독자 클라우드·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기존 국가 인프라를 연결하는 연합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역설은 여기에 있다. 미국계 기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각국의 소버린 AI 프로젝트의 약 70%가 여전히 외국 파트너를 포함하며 그중 5분의 4는 미국 기업이다. 독립을 선언했지만 독립의 도구를 미국에서 사와야 하는 딜레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에너지 안보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질문의 끝에 새로운 질문이 붙었다. "당신의 AI 인프라는 어디에 있는가?" 에너지를 남의 손에 맡긴 나라가 어떤 처지가 됐는지를 목격한 세계가 AI를 남의 손에 맡기는 것을 용납할 리 없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의 70%, 배터리셀 생산의 75%를 장악했다. 설리번의 경고처럼 핵심 기술과 공급망을 장악해 세계를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동시에 스스로는 독립하려는 전략이 AI 분야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호르무즈가 열리는 날, 소버린 AI를 향한 각국의 경쟁은 오히려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