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시는 전통시장 노후화로 시장정비사업을 추진했으나
- 서울 21개 사업 중 다수가 인허가 단계에 묶여 수십년째 표류했다
- 소유주 동의 부족·조합 갈등·자금난으로 사업 지연되며 일부는 민간 개발로 변질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수일시장·서부중앙시장·당곡시장 등 장기 표류..."지연 사례 흔해"
온라인 유통 확산과 전통시장 노후화로 시장정비사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상인 보호와 사업성, 공공성과 시장 정체성 사이의 갈등으로 사업이 표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3회에 걸쳐 시장정비사업의 쟁점과 해법을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서울 시내 시장정비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추진 중인 시장정비사업 가운데 실제 착공했거나 착공을 앞둔 곳은 10곳 중 2곳에도 못 미친다. 사업계획 수립 이후 수십 년째 진척이 없는 사업장이 있는가 하면, 인허가를 대부분 마치고도 내부 갈등과 자금 조달 문제에 발목이 잡혀 첫 삽조차 뜨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
◆ 사업시행인가도 못 받아…초기 단계 머문 시장 정비사업
최근 뉴스핌이 국회를 통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 13개 자치구에서 총 21개 시장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장 정비사업이란 상업시설이 매우 노후화됐거나 상권 경쟁력을 상실한 전통시장을 정비하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2004년 시장 정비사업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법)이 제정됐다. 시장 정비사업은 '사업추진계획 승인→조합 설립→사업시행계획 인가→관리처분계획 인가→철거 및 이주→준공' 순으로 진행된다.

현재 시장 정비사업의 절반 가량은 추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사업시행계획 인가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사업장은 6곳이다. 이중 1곳은 사업이 엎어졌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취득한 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준비 중인 사업장은 7곳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취득 사업장은 1곳, 이주 추진 사업장은 3곳이다. 실제 착공에 돌입했거나 공사를 앞두고 있는 사업장은 4곳에 불과하다.
은평구 수일시장은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받은 후 후속 인허가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 시장은 1997년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2005년 사업추진계획 변경 승인을 받았으나 20년째 사업이 멈춰 있다. 사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소유주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하면서다. 성동구 금남시장은 지난해 5월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소유주들이 구청에 반대 의견을 제출하면서 승인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동작구 노량진중앙시장은 1998년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받았으나 아예 사업이 무산됐다. 사업추진계획 승인·고시일로부터 3년 이내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기존 승인은 효력을 잃는다. 강북구 수유북부시장, 구로구 오류시장, 마포구 동진시장은 비교적 최근에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한 곳들이다. 아직 사업추진계획 승인 이후 3년이 지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소유주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도 난항…내부 갈등·자금 조달 등 문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일정 수준 이상 사업 내용을 구체화한 후에도 장기간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마포구 마포·공덕시장은 2013년 사업시행계획 인가, 2015년 변경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조합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절차가 10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서대문구 서부중앙시장은 2008년 2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지만 조합과 공동시행자 간 분쟁으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이후 사업 여건이 크게 변화하면서 기존 계획을 재정비하고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강남구 논현종합시장은 2024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지만 상가를 담보로 한 금융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에서는 신탁 방식을 고려하고 있으나 일부 소유주들의 반대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강서구 공항시장은 올해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났지만 이주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입점상인들이 이주 보상을 두고 조합과 갈등을 겪으면서 퇴거가 완료되지 못했다.
사업이 당초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 사례도 있다. 관악구 당곡시장은 2007년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받았으나 사업시행자의 자금난으로 사업이 멈춰 섰다. 이후 사업장이 공매에 넘어갔고 신탁사가 이를 인수하면서 2023년 사업이 재개됐다. 일반적인 시장 정비사업이 기존 상인의 재정착과 영업권 보호를 주요 과제로 삼는 것과 달리, 당곡시장은 기존 사업시행자가 상인들과 협의를 마치고 퇴거를 완료한 상태에서 신탁사가 사업을 승계했다. 이에 현재의 사업은 시장 기능 회복보다는 민간 개발사업의 성격이 더욱 짙어졌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서울 시내 시장 정비사업은 대부분 20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되고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정비사업 대상이 되는 시장은 대체로 영업 여건이 좋지 않은 곳들이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기에 소유주들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은 노후화에 따른 불편을 거주자가 직접 체감하지만 시장은 영업 공간일 뿐 실제 거주 공간은 아니다"라며 "이 때문에 시설 노후화에 대한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소유주들의 사업 참여 의지도 주택 정비사업에 비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