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030년까지 K컬처 시장 400조원·수출 1100억달러 목표를 제시했다.
- 콘텐츠 매출 성장률 둔화와 투자 순위 하락 속에 정책금융은 2030년까지 10조원으로 확대됐다.
- 검증된 IP에만 자본이 쏠려 초기 창작·신진 IP가 소외되고 있어 방향성 있는 세밀한 집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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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K컬처 목표를 400조원으로, 수출 목표를 1100억 달러로 올려 잡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매출 실제 성장 속도는 더디고, 전체 투자 순위에서는 20위권 밖으로 밀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5년간 51조원, 2030년까지 10조원으로 불어나는 콘텐츠 정책금융은 과연 필요한 곳으로 흐르고 있는지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정 목표를 새로 썼다. "2030년까지 K컬처 시장 규모를 400조원으로 확대하고, 관련 산업 수출 목표도 기존 350억 달러에서 1100억 달러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과 함께 내건 'K컬처 300조원 시대'를 1년 만에 '400조원 시대'로 상향했다.

기존 콘텐츠·예술 중심으로 좁게 잡던 문화창조산업만 보면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206조원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외래 관광객의 국내 소비, K푸드·뷰티·패션 같은 라이프스타일 산업의 수출액을 새로 포함해 개념을 재정의하자, 2025년 잠정 시장 규모가 274조원으로 집계됐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새 기준으로 본 지난해 K컬처 수출액은 718억 달러(잠정)로, 자동차(720억 달러)에 육박하며 반도체 다음가는 사실상 3대 수출 산업 반열에 올랐다. 반도체·자동차에 이은 '3C(chip·car·culture)'인 셈이다.
주목할 대목은 최 장관이 목표의 성격을 직접 규정한 방식이다. 그는 274조원을 2030년까지 어떻게 끌어올릴지 추세선을 예측하고 "우리의 비전으로서의 의지치를 넣어서" 목표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재정의에 다른 부처와 통계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각 부처 시각에 따라 각자의 영역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답했다.

지난 1년의 지표는 뚜렷하다. 위기론이 팽배했던 영화계는 1분기 극장 관객이 전년 동기 2082만명에서 3190만명으로 급증했고, 순제작비 200억원 이상 영화 편수도 26편에서 40편으로 늘었다. 관광은 올해 1~5월 외국인 관광객이 87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고, 6월 중순에는 지난해보다 한 달 가까이 앞당겨 누적 1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으로 세계 3위에 올랐고, 지역 국립박물관을 포함한 전체 관람객은 2024년 1330만명에서 지난해 1809만명으로 뛰었다. 콘텐츠 산업 수출액도 2025년 149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1분기 극장 반등은 '왕과 사는 남자' 한 편이 전체 매출의 47.7%, 전체 관객의 49.3%를 차지한 결과였다. 영화진흥위원회도 결산 보고서에서 "특정 영화 한 편의 흥행 성과에 따라 시장 규모가 좌우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극장 3사 중 하나인 메가박스중앙이 회생절차를 신청, 업황 반등 속에서도 사업자별 체력 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현장 체감은 온도가 더 다르다. 콘텐츠산업 매출은 2024년 157조402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매출 성장률은 2021년 7.2%, 2022년 9.9%의 고성장 뒤 2023년 2.1%, 2024년에도 2.1%에 머물렀다. 매출의 절대 규모는 커졌는데 성장 속도는 더디다.

더브이씨(The VC)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 투자 금액 순위는 21위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콘텐츠·게임·미디어·엔터테인먼트를 합쳐도 100억원 이상 대형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그쳤다. 수출은 뜨는데 내수 성장과 투자는 식는 이중 구조가 드러난 것이다.
정부의 대응은 재정의 총량을 키우는 쪽이다. 5년간 51조원 규모의 문화 재정을 투입하고, 콘텐츠 정책금융을 올해까지 5조원, 2030년까지 10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책 기조도 '지원에서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 문체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내 대출계정의 운영 기준을 담은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제작 보조금 중심에서 정책금융 중심으로 축을 옮기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웹툰 제작비 세액공제를 신설했고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일몰 시한도 2028년까지 연장했다.
와프인베스트먼트 박형택 상무는 "K콘텐츠가 주목받고 정책 금융도 양적 확대를 말하지만 실제 필요한 곳에 자본이 흐르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구조적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400조원 목표와 10조원 규모로 불어나는 정책금융, 이 두 지점에서 오히려 초기 창작과 신진 IP는 자본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미 검증된 IP에는 투자가 몰리는 반면, 정작 자본이 절실한 창작 초기 단계에는 돈이 흘러가지 않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목표 규모는 커지고 정책금융도 확대되고 있지만, 혜택은 '검증된 것'에만 집중되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진 창작자와 초기 IP는 소외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불균형이 드러난다.
업계 전문가들은 "400조원의 성패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에 달려 있다"라며 "세밀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