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형 증권사들이 18일 역대급 실적을 냈다.
- 자본 확대만큼 수익 안정성과 위험관리 역량이 관건이다.
- 늘어난 자본을 기업금융·모험자본으로 연결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대형 증권사 자본 3.6배 늘 때 위험 11배 ↑
모험자본 향하는 증권사 자금 "기업 발굴·회수 역량 관건"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대형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자본 규모가 빠르게 커진 만큼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위험관리 체계를 갖추고, 늘어난 자본을 기업 금융과 모험자본으로 연결하는 역량을 갖출지 여부가 향후 증권업의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증권사 실적은 증시 거래와 투자자산 가격 등 시장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최근 높아진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과제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자산 평가손익은 이 같은 특성을 보여준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 1조896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이 1조6242억원에 달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스페이스X 주가 하락에 따라 3분기 현 시점 기준 약 800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주가에 따른 실적 변동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해외·비상장 투자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자산가격 변화에 따른 손익 변동을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 거래 규모 역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시장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분기 84조원에서 2분기 118조원으로 증가했지만 7월 100조원, 8월 65조원으로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3분기와 4분기 거래대금 전망치를 각각 75조원과 79조원으로 조정했다.
최근 크게 높아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향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ROE를 올해 25.0%에서 2027년 17.7%, 2028년 15.6%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ROE가 올해 24.1%에서 2027년 16.7%, 2028년 15.5%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 자산·조달 함께 확대…유동성·위험관리 중요성 커져
증권사의 자산과 영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외부 자금조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6월 말 증권사의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발행잔액은 약 105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약 43조8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발행 규모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증권사의 월평균 CP·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108조원으로 지난해 월평균 46조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김상인·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증권사 외부 차입 급증은 구조적 증권업 성장과 주식시장 초호황이 야기한 결과"라며 "기발행된 단기 자금의 차환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하반기에도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의 공급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달 규모가 커질수록 유동성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특히 단기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이나 대체투자 등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자산에 운용할 경우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를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금융당국도 증권사의 사업 규모 확대에 맞춰 유동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파생결합증권 발행사에 적용되는 1개월·3개월 유동성비율 100% 이상 유지 의무를 전체 증권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조정유동성비율에는 위기 상황에서의 자산가격 변동 위험을 반영하고 채무보증 등 우발부채도 유동부채에 포함한다.
자본보다 위험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25년까지 증권업 전체 영업용순자본은 약 2.5배 증가한 반면 총위험액은 7.5배 늘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같은 기간 영업용순자본이 약 3.6배 증가하는 동안 총위험액은 약 11배 확대됐다.
홍종수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서 대형 증권사의 역할과 파급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에는 순자본비율(NCR) 산식을 기존의 영업용순자본 대비 총위험액 방식으로 전환해 위험 민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험자산 관련 규제도 손질하고 있다. 증권사의 부동산 관련 NCR 위험값을 강화하고 총투자한도를 신설하는 한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는 일반 증권사와 차별화된 자본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에는 투자 단계의 심사부터 투자 이후 가치 평가와 사후관리, 손실 발생 시 대응까지 이어지는 관리체계가 요구된다.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투자, 비상장 지분처럼 회수 기간이 길거나 가치 산정이 어려운 자산이 늘어날수록 위험관리 역량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 기업 성장과 함께 수익 확보하려면, 발굴·구조화·회수 체계 갖춰야
위험관리와 함께 늘어난 자본을 어디에 배분할지도 대형 증권사의 과제로 꼽힌다. 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산업을 발굴하고 투자한 뒤 기업의 성장과 함께 수익을 확보하는 이른바 '한국판 버크셔'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한 투자수익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이를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회사채 발행 등 자본시장 사업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정부도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과 담보 중심에서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이동하도록 생산적 금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사에는 자기자본과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업금융과 모험자본으로 공급하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자산도 증가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자산은 지난 2022년 12조원에서 2025년 24조1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발행어음과 IMA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관련 비율은 올해 10%에서 오는 2027년 20%, 2028년 25%로 높아질 예정이며, IMA는 운용자산의 7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모험자본 공급이 늘어날수록 투자 역량의 중요성도 커진다. 혁신기업과 비상장기업은 사업 성과와 자금 회수 시점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기업과 산업을 평가할 전문인력과 심사체계가 필요하다. 투자 이후에는 기업의 성장 과정을 관리하고 IPO와 M&A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역량도 요구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자본 규모 이상의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과 기업을 발굴하는 네트워크와 대형 거래를 설계하는 구조화 역량, 투자 이후 회수까지 관리하는 체계를 갖춰야 확대된 자본을 지속적인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증권사들이 '한국판 버크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본 확대와 함께 위험관리와 투자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성장기업을 발굴해 자금을 공급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손실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크게 늘면서 과거에는 하기 어려웠던 대형 투자와 기업금융을 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며 "앞으로 중요한 것은 자본의 규모 자체보다 시장 상황이 달라져도 손실을 통제하면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