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파미 콰디르가 7월 한국 증시 급락이 과도한 레버리지 탓이라고 비판했다.
- 그는 개인 신용융자 확대와 강제청산이 변동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 기관 책임과 시장 개혁이 한국 증시 신뢰 회복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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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급락장 외국인·기관 3조9000억원 매도, 개인은 저가매수
"삼전닉스, 韓서 가장 저평가된 종목 아냐"…저PBR 기업 주목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월가의 암살자(The Assassin)'로 불리는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가 지난 7월 한국 증시의 급락을 두고 과도한 레버리지가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도 개인투자자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파미 콰디르 사프켓캐피털 창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뉴스핌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7월 한국 증시 변동성에 대해 "7월 조정은 단순히 반도체만의 문제가 아닌 레버리지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7월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격한 조정을 겪었다. 7월 13일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15% 하락했고, 28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콰디르 CIO는 이 같은 변동성의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확대를 지목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대거 받아내는 과정에서 차입투자가 늘었고, 주가가 하락하자 강제청산에 따른 매도 압력이 시장 전체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도액이 149조원에 달했으며 6월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할 무렵 개인 신용융자 잔액이 38조원까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도 물량을 개인투자자가 상당 부분 받아내면서 국내 증시가 차입투자에 따른 위험에 더욱 노출됐다는 설명이다.
콰디르 CIO는 "시장의 변동성과 가격이 시장 원리에 따라 형성되는 과정은 건강한 시장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빚을 낸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강제청산되면서 기계적으로 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국내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개별 종목의 주가 등락을 확대해 추종하는 상품이 도입되면서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코스피는 이미 두 종목에 대한 편중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등장은 이러한 쏠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진단했다. 미국 시장에서 유사한 상품이 거래된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같은 방식의 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내놨다.
콰디르 CIO는 "미국과 한국의 자본시장이 시장 구조와 유동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하방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도 다르다"고 말했다. 미국은 가격이 급격히 움직일 때 반대 방향의 수급이 충격을 완화하는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완충 기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특히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한 위험을 개인투자자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기관들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신용잔고 이자 수익을 얻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모두 한국 증시 거래량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일정한 수탁자 책임(duty of care)이 있으며, 그 의무는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서킷브레이커나 공매도 금지로 회피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콰디르 CIO는 지난 7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론이나 대만 TSMC보다 큰 조정을 겪은 원인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주요 요인으로 ▲외국인에서 개인으로의 수급 주체 변화 ▲신용융자 확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 ▲메모리 반도체의 경기순환적 특성 등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기순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높은 실적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더라도 시장 전망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급격한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는 시장의 일반적인 기대와는 다른 평가를 내놨다.
콰디르 CIO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결코 고평가된 종목은 아니지만, 동시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분석이 이뤄지고, 가장 많은 투자자가 보유하며, 가장 효율적으로 가격이 형성된 종목"이라며 "다시 말해, 한국 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가장 적게 반영된 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증시 전반의 투자 매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콰디르 CIO는 한국 증시를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지배하는 지수 시장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이 중심인 저평가 시장으로 구분했다.
그는 일본이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저PBR 기업의 가치 재평가를 이끌어내는 데 약 10년이 걸린 반면 한국은 비슷한 변화를 약 3년 안에 추진하고 있다고 짚었다.
콰디르 CIO는 "만약 이러한 개혁이 지속된다면, PBR 1배 미만 기업들의 재평가가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른 단기적인 변동보다 더 큰 가치와 더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증시의 우선 과제로 시장의 신뢰성과 건전성 제고, 투자 접근성 개선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돼야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집중하지 않고 한국 주식시장 전반으로 투자 대상을 넓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