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인도 RBI가 7일 25bp 금리 인상했다
- 루피화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자본 유출도 이어졌다
- 미국과의 금리 격차 축소로 추가 긴축 압박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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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금리·强 달러 등 글로벌 요인, RBI의 추가 긴축 압박할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4년 만에 통화 긴축으로 선회했으나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자본 유출 흐름을 늦추거나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정학적 긴장으로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등 불리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인도 중앙은행(RBI)의 인플레이션 억제 및 통화 가치 방어 능력이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RBI는 이달 7일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며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루피화 절하 압력을 완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향후 루피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헤징(위험회피) 비용의 급등은 인도 채권 및 주식 시장의 수익률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시장 트레이더와 분석가들은 RBI가 추후의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더 강력한 매파적 메시지를 냈어야 통화 가치 방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위스 취리히 소재 본토벨(Vontobel)의 신흥시장 고정금리 팀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카를 페르마센은 "좋은 시작이지만, (긴축 조치가) 충분하지는 않다"며 "RBI가 루피 약세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더욱 매파적인 태도를 취했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루피화는 RBI의 금리 정책 발표 직후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96.96루피 부근까지 떨어졌다. 루피화는 올해 이미 7% 하락하며 아시아 통화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추가적인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방어 비용이 치솟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금리 결정 이후 1년 만기 헤징 비용은 이번 주에만 60bp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인도 주식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300억 달러(약 40조 2,75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며, 채권 시장에서도 9월 초 이후 순매도로 돌아섰다.
5,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트 두라는 "이번 금리 인상이 정책적 신뢰도를 강화해 자본 유출을 미미하게나마 늦출 수는 있겠지만, 유출 흐름 자체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자금 흐름의 방향은 단 한 번의 25bp 금리 인상보다는 미국의 국채 금리, 달러 가치, 국제 유가, 기업 실적 및 밸런스에 더 좌우될 것"이라며,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사가 인도 주식 매수로 돌아서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 좁아지는 美와의 금리 격차, 印 자산에 '타격'
투자자들의 핵심 우려 중 하나는 인도와 미국 간의 금리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세계 최고 안전 자산인 미 국채 금리는 미국보다 국가 신용도가 낮고 환율 변동 위험이 뒤따르는 신흥국 국채 금리보다 훨씬 낮다. 그러나 물가 우려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상한 반면, 인도는 국내 경기 부담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 국채 및 독일 국채 대비 인도 10년물 국채의 프리미엄(금리 차이)은 각각 2004년과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미국 정책금리와의 격차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인도의 현행 기준금리는 5.50%, 미국의 기준 금리는 4.00%다.
9일 현재, 벤치마크인 10년물 인도 국채 금리는 7.2920%, 미 국채 금리는 5.246%를 기록 중이다.
사지드 치노이 JP모간 수석 인도 경제학자는 RBI의 금리 인상 직전 보고서를 통해 "금리 차이가 극도로 좁아지면 환율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으며, 이는 인도 국내 물가 전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RBI가 글로벌 환경 대신 인도 국내 물가와 경기 상황에만 맞춰 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며, 그 충격파가 루피화에 집중되고 있다고 치노이는 지적했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인 누바마 그룹의 고정금리 부문 총괄 아재 마르와하는 "인도 루피화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높은 헤지 비용으로 인해 인도 주식 자산의 상대적 매력도가 계속 낮아질 것"이라며, 높은 글로벌 채권 수익률과 미·인 간의 좁은 금리 차이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도 여전히 우려스러운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환경, RBI의 추가 긴축 압박
현재 인도의 인플레이션은 RBI의 목표치인 4%를 웃돌고 있지만, 용인 가능한 범위(2%~6%) 내에 머물고 있다.
RBI는 식품 및 연료 가격 상승의 2차 파급 효과가 아직 완만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7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과 물가 상승의 일반화 징후가 일부 보이지만, 공급측 압력이 가격 책정 행태에 완전히 고착화되었다는 신호는 제한적이라고 RBI는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국립은행(SBI)의 수석 경제학자인 소우미야 칸티 고쉬는 RBI가 오는 12월에 금리를 50bp 추가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시중은행의 긴급 유동성 지원 창구인 한계대출제도(MSF) 금리를 인상하는 방안도 실효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MSF 금리를 올리면 머니마켓(단기금융시장) 금리가 동반 상승해 루피화 자산의 캐리 트레이드 매력이 높아지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인도 채권의 매력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쉬는 올해 해외 채권 투자자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장기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누스 헨더슨의 두라는 "결국 RBI는 국내 여건만 고려했을 때보다 (글로벌 환경을 고려했을 때) 더 강력한 긴축에 나서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 시장의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에게 통화 약세, 수입 물가 상승, 자본 유출 등의 압박을 가한다"며 "이는 설령 국내 여건상 완화 정책이 정당화되는 상황일지라도 통화 긴축을 단행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