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융위원회가 29일 부실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 신속정리 대상은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금융지주회사로 한정했다
- 각종 절차를 생략해 정리 기간을 150일에서 3~4일로 단축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금융위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지정
주주·채권자 손실, 청산·파산 때보다 크면 차액 보전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금융당국이 부실(우려) 금융회사를 주말을 포함해 3~4일 안에 정리할 수 있는 '신속정리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현행 제도로는 부실 포착부터 계약 이전까지 통상 약 150일이 걸려 위기 시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국가계약법상 입찰,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 상법상 이사회·주주총회 결의,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심사 등 각종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되, 주주·채권자의 손실이 청산·파산 때보다 커지지 않도록 사후 보전하는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 부실 포착부터 계약이전까지 약 150일…"위기 시 신속한 대응 한계"
금융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예금자보호법(예보법) 개정안을 내달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42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신속정리제도 도입 추진 계획을 보고한 바 있다.
현행 금산법상 정리제도는 부실(우려) 금융회사에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한 뒤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정리처분이 가능한 단계적 구조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권고(BIS비율 8% 미만 등), 경영개선요구(6% 미만 등), 경영개선명령(2% 미만 등) 순으로 부과된다. 적기시정조치를 위한 금융감독원의 순자산 부족 실사 등에 평균 45일 이상이 소요된다.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예외적으로 곧바로 처분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6개월 이내 영업정지만 가능하다. 정리방식이 정해진 뒤에도 상법상 이해관계자 보호 절차, 입찰 절차, 사전통지 등을 모두 거치면 수 주 이상이 걸린다.
이 때문에 금감원의 재무현황 검사부터 계약이전 결정까지 약 150일이 소요돼 영업정지 기간이 길어진다. 금융위가 제시한 절차 흐름도에 따르면 부실징후 포착 이후 금감원 검사 종료(D+24), 부실금융기관 결정(D+36), 매각 입찰공고 종료(D+76) 등을 거쳐 예금보험위원회 자금지원안 의결과 금융위 계약이전 의결까지 144일(D+144)이 걸린다.
정리가 지연되면 정리비용이 상승하고 예금인출 정지가 장기화돼 시장불안이 확산될 우려도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저축은행 사태 당시 30개사의 부실 규모는 부실 결정 이후 약 1.2배 증가했다. 당시 약 27조원의 예금보험기금이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약 3조9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미국·영국 등 해외 주요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신속한 정리가 가능하도록 정리제도를 정비해 왔다. 2023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는 채권매각 손실 공시 하루 만에 총예금의 30%(42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은 뱅크런 발생 4일 만에 가교은행을 설립해 예금 전액을 이전했다. 영국은 뱅크런 발생 3일 만에 SVB 영국법인을 HSBC에 매각했고, HSBC는 5시간 동안 데이터룸에 접속해 70%를 실사한 뒤 인수를 결정했다.
금융위는 "우리나라는 그간 사전 위기대응체계 및 유동성 지원 중심으로 제도를 정비함에 따라, 현행 제도로는 위기 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지주 대상…시스템리스크 우려 등 예외적 상황에서 발동
적용 대상은 금산법상 금융기관 가운데 예금보험기금 자금지원이 가능한 은행(농·수협 제외), 보험사(재보험 제외), 증권사, 저축은행, 금융지주회사다.
여신전문금융회사, 투자매매·중개업자가 아닌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 예보법이 적용되지 않아 예보기금 지원이 불가능한 금융기관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활용할 수 있는 처분이 제한적이고, 예·적금 같은 수신 기능이 없거나 투자자 자금이 별도 수탁기관에 보관돼 뱅크런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개별법에 따른 감독·정리체계를 갖춘 농·수협은행과 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농·수·산림조합)은 시스템리스크 가능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발동요건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부실 또는 부실우려 금융기관에 해당 ▲해당 금융기관으로 인해 중대한 금융위기가 초래되거나 금융시장 안정이 현저히 저해될 우려 ▲적기시정조치 등 금산법상 다른 처분으로는 이를 막을 수 없는 긴급한 필요가 있어 공익상 필요한 경우다. 시스템리스크 판단기준 등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금융기관 부실이 유동성 위기→지급 불능→자본 잠식 순으로 진행되며, 신속정리는 주로 유동성 위기 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발동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사전 검토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금감원에 위탁하고, 검토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예보) 등 관계기관 의견을 듣도록 할 예정이다.
신속정리 대상 금융기관 지정은 재정경제부·금감원·예보·한국은행이 참여하는 금융위원회에서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
정리 수단도 넓혔다. 영업정지, 임원 직무정지·관리인 선임, 계약이전, 제3자 인수, 감자(주식 소각·병합), 인·허가 취소 등 금산법상 정리조치를 활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위기 상황, 인수자 존재 여부, 자산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정리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영업양도와 합병은 제외했다. 인수 금융기관의 주주총회를 생략하면 위헌 소지가 있고, 크레딧스위스(CS)-UBS 합병 사례처럼 사후 소송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는 신속정리 국면에서 이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 입찰·사전통지·주총·기업결합심사 생략 가능…실사는 1~2일 '잠정평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리 전 과정에서 관련법상 절차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예보가 계약이전·제3자 인수 계약을 맺을 때 거쳐야 하는 국가계약법상 경쟁입찰(10일 이상 공고) 대신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10일 전)와 의견청취·의견제출 의무, 상법·금산법상 이사회·주주총회 결의와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채권자 이의제출 절차도 생략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심사(최대 90일)는 면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사전 협의로 대체한다.
자산·부채 실사는 예보가 1~2일 내 잠정평가(간이실사)로 실시한 뒤 사후 확정 실사를 한다. 잠정평가의 불확실성을 보완하기 위해 파생거래·환매조건부거래 등 적격금융거래의 조기종결·정산을 최대 2영업일 정지하는 '일시정지' 제도도 도입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현행 약 150일이 걸리던 정리를 주말을 포함해 3~4일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절차 흐름도상 부실징후 포착 당일 금융당국이 발동을 협의하고, 다음 날(D+1) 부실금융기관 결정을 내리고 재산 잠정평가에 착수한다. D+2에 잠정평가를 마치고 최종인수제안서를 받아 계약조건 협상·합의를 끝낸 뒤, D+3에 예금보험위원회 자금지원안 의결과 금융위 계약이전 의결을 마친다. 금감원 검사·적기시정조치, 경쟁입찰, 사전통지 절차는 생략된다.

◆ 청산·파산 때보다 큰 손실은 차액 보전
주주·채권자 권리 제한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신속정리로 인한 손실이 청산·파산 절차를 거쳤을 때 부담했을 손실보다 크지 않도록 보전하는 'NCWOL(No Creditors Worse Off than in Liquidation)' 원칙을 도입한다. 영국 특별정리제도(SRR)와 유럽연합(EU) 금융회사 정리지침(BRRD)이 채택한 원칙이다.
정리가 끝난 뒤 금융위가 선정한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기관이 처분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정산실사에 착수해 청산 기준 손실을 산정한다. 실제 손실과 비교해 차액이 있으면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전하며, 이를 위한 예보기금 사용 근거도 예보법에 신설한다.
금융위는 처분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정리비용, 후속 매각 진행 상황 등 정리 내용과 이유, 결과를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는 2023년부터 관계기관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여러 차례 열어 도입방안을 논의해 왔다. 올해 상반기부터 진행된 최종 TF는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이 TF장을 맡았고, 예보·금감원과 구본성 금융연구원 박사, 이정수 서울대 교수, 이민경 한양대 교수, 정현석 화우 변호사, 홍정호 김앤장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금융위는 금융업권과도 협의를 거쳐 제도 취지와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관계부처 협의 이후 규제합리화위원회·법제처 심의, 금융위·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국회 제출 이후 시스템리스크 판단기준 구체화 등 하위규정을 마련하고 유관기관별 신속정리 실행계획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과 개정안이 제도화되면 금융회사의 급격한 부실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위기 시 신속한 정리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sup8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