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자본시장연구원은 3일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장기 성과를 분석했다.
- 기술특례기업 124개사의 5년 초과수익률 중위값은 -54%로 나타났다.
- 연구원은 기술평가 개선과 주가 왜곡 방지를 위한 감시 강화를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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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연 "시총 기준 퇴출 시 주가 왜곡 감시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코스닥 기술특례상장기업 상당수의 장기 주가 성과가 시장 수익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기술성 평가의 변별력을 높이는 동시에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상장폐지 과정에서 일시적인 주가 왜곡이 퇴출 여부를 좌우하지 않도록 시장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성장을 위한 코스닥시장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기업 124개사의 상장 후 5년간 보유기간 초과수익률(BHAR) 중위값은 -54%로 집계됐다. 일반상장기업 723개사의 중위값인 -38%보다 16%포인트 낮았다.
초과수익률은 개별 기업의 보유기간 수익률에서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수익률을 차감한 지표다. 이번 분석에는 올해 9월까지의 자료가 활용됐다.
기술특례상장기업의 평균 초과수익률은 8.4%로 일반상장기업(-5.4%)을 웃돌았다. 그러나 수익률 분포를 살펴보면, 기술특례상장기업의 25% 분위는 -91%, 75% 분위는 -8%로 나타났다. 전체 분석 대상의 약 75%가 코스닥지수 수익률을 밑돈 셈이다.

반면 상위 10%에 해당하는 90% 분위의 초과수익률은 123%로 일반상장기업(111%)보다 높았다. 99% 분위에서는 기술특례상장기업이 1535%를 기록해 일반상장기업(450%)을 크게 웃돌았다. 소수 기업의 높은 수익률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시장지수 대비 상대적인 투자 성과를 나타내는 5년 자산가치비율(WR)은 기술특례상장기업 1.07, 일반상장기업 0.95로 집계됐다. 두 그룹 모두 코스닥지수에 가까운 성과를 보였다. 다만 바이오 업종으로 한정하면 기술특례상장기업의 5년 WR은 0.95로 일반상장기업(1.25)을 밑돌았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성과 분포는 특례상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발굴하는 상장 방식으로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다만 소수 기업의 높은 성과가 평균을 끌어올리는 만큼, 평균의 우위를 다수 기업에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고 짚었다.
기술특례상장기업은 상장 후 5년이 지난 구간에서 누적 초과수익률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보고서는 장기 분석 표본이 제한적이고 일부 고수익 기업의 영향이 반영된 만큼 개별 기업의 성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술특례상장은 코스닥시장의 주요 상장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술특례상장기업은 제도 도입 21년 만에 300개사에 도달했다. 누적 공모금액은 약 8조원이며 올해 8월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가운데 5개사가 기술특례상장기업이다.
연평균 기술특례상장기업 수는 2005~2015년 2.5개사에서 2021~2025년 32개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신규상장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에서 40%로 확대됐다. 바이오기업 비중은 2005~2020년 73%에서 2021~2025년 39%로 낮아지며 상장 업종도 다양해졌다.
◆ 기술성 평가 변별력 높이고 장기 투자 기반 마련해야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코스닥시장 진입·퇴출 제도 개편이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상장 이후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시장 기능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진입을 확대하고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하는 이른바 '다산다사' 구조가 정착하려면 기술성 평가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는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평가의 변별력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업종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상장 이후의 성과와 비교하여 평가의 신뢰성을 꾸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상장 이후에는 기업의 적자 규모나 연구개발비만으로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기보다 기술개발의 진전과 사업화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기술특례상장기업은 연구개발 성과가 향후 사업화와 수익 창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공시하고 수익 실현에 필요한 조건과 불확실성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증권사 리서치 역시 기업의 발표 내용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 동향과 경쟁기업을 비교해 기술개발의 진전이나 지연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투자 확대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보다 기술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분석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성과를 중심으로 운용 실적을 평가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감독 강화도 과제로 제시했다. 기술개발 실패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가 감수해야 할 위험이지만 정보 왜곡과 불공정행위는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만큼 엄정한 감독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시총 기준 상장폐지, 일시적 주가 변동에 좌우돼선 안 돼"
보고서는 시가총액을 활용한 상장폐지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시장가격의 신뢰성을 높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특례상장기업은 상장 이후에도 매출과 이익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재무실적만으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가총액은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기존 매출·이익 중심의 퇴출 요건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가총액이 합리적인 퇴출 기준으로 작동하려면 주가가 충분한 정보와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를 바탕으로 형성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특히 상장폐지 기준에 근접한 종목은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나 정보 비대칭으로 발생한 주가 변동이 퇴출 판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를 통해 확보하려는 시장 평가의 안정성은 주가 하락의 억제가 아니라, 기초가치와 무관한 주가 변동의 축소를 의미한다. 기술개발 실패나 사업전망 악화를 반영한 주가 조정은 정상적인 가격 발견이지만, 정보 비대칭이나 왜곡, 수급불균형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주가 변동은 완화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혁신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상장 기회 확대와 부실기업 퇴출뿐 아니라 상장 이후의 기업가치 평가 체계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공시와 리서치의 질을 높이고 기관투자자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동시에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