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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의 그늘 ④ 공공서비스 부문] “공공부문 민영화하면 에너지 빈곤층 급증”

기사입력 : 2011년12월02일 12:19

최종수정 : 2011년12월04일 15:40

사회공공연구소 송유나 연구원

[뉴스핌=김지나 기자]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되면 추운 겨울에 특히 빈곤층이 에너지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사회공공연구소 송유나 연구원.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 사회공공연구소 송유나 연구원은 혹한기에 독거노인들이나 빈곤층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온다는 걱정부터 꺼냈다.

 1일 뉴스핌과 만난 그는 “한미FTA 발효로 향후 가스, 전기 등 공공서비스 요금이 민영화로 인해 큰 폭으로 올라가면 특히 저소득층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공부문이 외국인 투자자에 의해 민영화되면 에너지요금이 대폭 올라 각 가정에서 광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영국, 호주 빅토리아주 3곳이 전력사업 실패를 겪은 전례가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영국의 경우 전력과 가스부문 민영화 이후 에너지 빈곤층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 이후 가격이 너무 올라 각 가정의 광열비가 소득 중 1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도 빈곤층에선 소득의 12%를 광열비가 차지하고 있다고 정부자료는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우리나라 공공서비스 부문은 결코 민영화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미FTA가 발효되면 수도, 가스, 전력사용비가 폭등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지난달 29일 지식경제부가 ‘한미FTA가 에너지분야 공공정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을 거론하며 정부가 공공부문 민영화 추진 의지가 있다는 것을 강력히 꼬집었다.

지경부는 이 자료에서 “한미FTA 부속서는 우리나라가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및 자산의 처분과 관련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향후 우리 정부의 정책적 결정에 따라 발전자회사를 매각하게 되는 경우라도,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 연구원은 이에 대해 “발전자회를 매각한다 해도,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공공기관 민영화 의지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전력·가스·열이 민영화 가능성 높은 분야”

 -한미FTA 협정문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향후 매각으로 민영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전력, 가스, 열(난방)이다. 그 전에 우리 정부는 이들에 대한 구조개편을 계속 추진해 왔다.

협정문을 보면 전력, 가스, 철도, 수도 등에 대해 정부 독점을 개방하라는 내용이 있다. 제16.2조와 16.3조에서 ‘모든 민간 소유 독점과 정부 독점 상품 또는 서비스(공기업 포함)는 협정상의 의무(진입 장벽과 규제 철폐)를 준수해야 하며, 어떠한 차별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적시돼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스의 경우, 도입·도매 경쟁이 시작되면 우리나라도 어쩔 수 없이 연료비 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 가스 요금의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 그동안 지자체의 권한이었던 요금규제에 대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기업이 이를 걸고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의 PSO(public service obligation: 공공서비스의무보조금) 제도 역시 경쟁제한, 비합치 조치에 따라 제소 당할 가능성이 높다. 경부선을 제외한 비경쟁적 노선에 대한 교차보조는 없어지고, 새마을 같은 적자운영 노선은 요금인상이 되거나, 그게 아니라면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수도 부문은 공공적 차원의 공급확대 의무를 소홀히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폐해들이 ‘어떠한 규정도 당사국이 공기업을 설립하거나 유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지정독점 및 공기업 조항의 실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에 대해 유보조항을 내세워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공공부문 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높다.

 “공공요금 관련한 한미FTA 조항을 살펴보면 결국, 국가의 공공요금 관련 정책은 비차별적 대우를 하는 조건하에서 운용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외국인이 손해 보지 않도록 하는 조건하에서 공공요금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ISD(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투자자국가소송제도)라는 건 실제 외국 자본이 들어왔을 때 자신들의 사업적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정부에 바로 달려가겠다는 것이다.

전력에서 발전부문의 경우 향후 배전-판매 부문이 분할·경쟁 체제로 돌입하고 발전의 일부가 민영화된다면, 투자자는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독점영역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 경우 정부는 이들 사업자에게 공공요금 정책, 에너지 복지 차원에서 감면정책이나 유가상승 시 요금인상 억제 등을 전혀 강제할 수 없게 된다.

가스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선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되고 있지 않다. 천연가스 시장 자체가 국제 유가와 연동돼 있어서 사실 연료비의 변동도 클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지금 정부가 공사를 통해 급격한 가격 인상을 가격을 규제한다. 만약 천연가스 가격이 뛰었는데 정부가 규제하면 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이런 일이 실제 있었다. 가스부문이 민영화 되면서 국가엔 위기가 도래했고 정부는 요금 낮추라고 했는데, 이에 투자자는 반발해 제소했다. 공공부문 개방은 향후 국가에 굉장한 위협이 될 것이다. 특히 혹한기 에너지사용 비용의 부담으로 저소득층에 타격이 클 것이다.

철도는 아직까지 새마을, 무궁화 등 고속철도 구간이 아닌 경우 PSO(공공서비스 의무보조금)로써 요금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운송서비스-철도운송 및 부수서비스 부문에 12.4조(시장접근)에 보면 ‘한국철도공사만이 2005년 6월 30일 이전에 건설된 철도 노선의 철도운송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고 나온다. 따라서 7월 1일 이후 건설·운영되는 노선에 외국자본이 진출하게 되면 PSO는 무력해진다.

수도의 경우, 물이라는 공공재는 향후 국내시장보다 물을 상품화해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병입수돗물 판매 및 수출 시장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 예전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아리수, 대전에서는 순수 등을 중국 시장을 겨냥해 물을 상품화해 수출하려고 했던 사례가 있었다. 향후 수도사업에 민간이 진출한다면, 물의 상품화 추진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정부 스스로가 자발적 민영화를 지속하고 있다. 관련 법, 제도적 조치를 폐기해야 한다. 공기업, 공공정책은 국가의 주권에 가까운 권한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정부가 현재 한국공항공사, 가스공사를 민영화시키려고 하고 있는데 (공공부문을 외국에게 내주는) 한미FTA를 우리가 어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지난 10년 넘는 기간 동안 민영화 정책의 일부만 보더라도 국내외 자본, 한미투자협정 등에 의해 부침을 거듭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한미투자협정 등에 의해 민영화는 강제로 이뤄졌다. 한국통신, 한국중공업, 포항제철 등 알짜배기 공기업을 헐값에 매각해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내몰지 않았나. 주주배당 성향은 높고, 규제정책은 유명무실해졌고, 환경정책 역시 규제하기 어려워진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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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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