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애플에 대한 연서(戀書)

기사입력 : 2013년01월25일 10:25

최종수정 : 2013년01월25일 11:31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나는 애플의 주가나 실적, 제품 라인업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얘기해 놓겠지만 나는 애플을 좋아해 왔고 지금도 그렇다. 애플은 제품을 통해 혹은 전략적이고 혁신적인 마케팅을  통해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줬고 신선한 사고의 전환을 유도해 줬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오랫동안 써 온(아이폰이 나온 이후까지도)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서랍 속 깊이 넣으면서 애플이 줬던 환희를 잠시 떠올려 봤다.

새하얀 색의 깔끔한 바탕에 휠 하나, 뒷면엔 한 입 베어먹은 사과 로고 하나 있는 아이팟을 두고 다른 선택을 할 리가 없었다. 마음을 사로잡혔으니까. 하나의 휠로만 조작하는 것은 불편하다기보다 신기했고, 아이튠즈를 통해 체계적으로 음원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그랬다. 배터리가 금세 닳고 게다가 내장형이란 건 깨알 만한 불편함이었다. 그게 애플이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마력이었다.

애플 로고(출처=월스트리트저널)
아이폰이 대성공을 거두고 아이패드란 신세계를 보여줄 때도 환호했다. 그러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애플을 이끌었던 스티브 잡스의 병세가 깊어지는 것과 비슷하게 "애플이 또 나를 어떻게 놀래켜 줄까?"란 두근두근함도 점점 사그러들었던 것 같다.

애플이 중국 하청업체 팍스콘 직원들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부당하게 부려먹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자본주의의 논리가 인권보호란 가치를 넘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면서 애플에 실망했다. 독선적인 내부 문화도 비로소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전지전능함이 영원한' 리더가 독선적이라면 그래도 된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가? 

애국자를 사칭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애플이 삼성전자와 지루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는 결국 애플이 한 때 공룡으로 독점적 지위를 십분 누렸으나 아차 하는 사이에 시대의 흐름을 놓쳐버리고 만 마이크로소프트(MS) 전철을 밟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지난 9월엔 애플이 아이폰 등에 기본으로 탑재됐던 구글 맵을 빼버리면서 구글도 견제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불만에 못이겨 3개월만에 번복하는 해프닝은 쓴웃음을 짓게 했다. 오만하기까지 했던 애플의 자존심은 구겨졌다. 자신감이 부족해진 것만큼은 분명하다. 

다른 애플 추종자들, 그리고 애널리스트들, 투자자들 모두 비슷한 생각의 과정을 거쳐왔을 것이다. 그러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된 애플의 2013회계연도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것이 불안감을 일시에 터뜨리게 한 트리거(Trigger)가 됐다. 24일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추락하다 못해 매매를 잠시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시켰다.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12.35% 떨어진 450.50달러로 마감됐다. 주가 1000달러를 바라보던 애플이었다. 

'애플 찬가'를 부르던 일단의 애널리스트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 

스티븐 밀루노비치 UBS 애널리스트는 이날 "올해는 애플에 있어 성장을 잃은 해가 될 것"이라고 했고, 노무라의 스튜어트 제프리도 "사실 애플에게 있어 성장은 옛일이 됐다"고 했다. 앤더스 애널리시스의 베네딕트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진퇴양난(Catch-22) 상황을 스스로 발견했다"며 "애플에 대한 모든 뉴스가 나쁜 뉴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만 혼란스럽게 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출처=월스트리트저널)
시장에선 애플의 차기 전략으로 저가 아이폰과 애플 TV 출시가 루머로 떠돈다. 다르게 생각하고(Think Different) 혁신을 주도해 온 애플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전략인데, '선장' 팀 쿡 CEO의 발언에서도 좀처럼 확신이 보이지 않는다. 

쿡 CE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만남에서 애플 TV 출시설과 관련해선 힌트를 거의 주지 않았고 "그건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로 보여주고 있는 패블릿(Phablet; 폰과 태블릿의 합성어)은 아닐 것"이라고만 했다. 그리고 "스크린 사이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 왔으며 우리가 택한 것이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매출 자체를 위한 매출엔 관심이 없으며 최고의 제품만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애플만의 고유한 장점은 이제 거의 없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삼성전자와 레노버, 화웨이가 각축을 벌이고 있고, 애플만큼이나 레노버나 화웨이의 현금창출 능력도 엄청나다.

스티브 잡스의 명 연설 마지막 문구가 떠오른다. 잡스는 자신이 어렸을 적 책에서 읽은 말 "계속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를 항상 유념했다. 자신감을 잃고 있다고 해서 약자를 괴롭히거나 공격하거나 하는 짓은 애플답지 않다. 

영국 가디언의 경제부문 에디터 하이디 무어도 이런 의견이다. 무어 에디터는 "애플은 새로운 MS가 되려는 위험 속에서 더 크고 깊게 생각해야 한다"며 "냉정하게 혁신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 때 세계에서 가장 컸던 회사 MS. MS는 이제 위기란 표현도 잘 쓰지 않을 정도로 잊혀져 가고 있다. PC 시장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데도 아직 체질개선을 채 못한 상태로 스마트 시대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언제나 애플 이상의 것을 보여줬던 애플, 그런 애플을 만나고 싶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