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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재벌 대해부] <7>류융싱...둥팡시왕그룹

기사입력 : 2013년03월11일 17:56

최종수정 : 2013년05월09일 15:32

30년전 20만원짜리 양계사업가 수조원 재벌 변신

[뉴스핌=김영훈 기자] '사료왕’ 으로 불리는 류융싱(劉永行ㆍ65) 둥팡시왕그룹(東方希望) 회장은 중국의 부를 한손에 거머쥐고 있는 류씨 4형제 가운데 둘째다. 그는 2012년 포브스 중국부호 순위에서 개인재산 365억4000만위안으로 7위를 기록했다.

류융싱과 큰형 류융옌(劉永言) 다루(大陸)시왕그룹 회장, 세째 류융메이(劉永美) 화시華西)시왕그룹 회장, 류융하오(劉永好) 신시(新)시왕그룹 회장 등 4형제는 중국에서 막강한 재산을 거머쥔 소문난 재벌 가문의 주인공들이다.  

4형제는 어려운 집안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국영기업과 학교에 취직해 주변 친지와 동네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하지만 1982년 4명 모두 공직을 박차고 나와 사업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당시 공직사회에 불던 샤하이(下海 공직을 나와 창업하는 것) 대열에 뛰어든 것이다. 형제들은 가지고 있던 시계와 자전거 등을 판 돈을 모아 1000위안의 사업자금을 마련했다.

당시 이들이 택한 아이템은 농촌에 흔하고 익숙한 양계장 사업이었다. 하지만 사업은 처음부터 순탄치 못했다. 양계장 첫 거래로 10만마리 우량종 닭을 예약 받았으나 2만마리가 운송도중에 죽고 만다.  첫 거래부터 한푼도 건지지 못하고 큰 손실을 냈다. 

하지만 류씨 형제들은 이에 낙담하지 않고 나머지 8만마리를 20㎞나 떨어진 시장에 갖다 팔아 결국 10만위안의 거금을 모은다. 이들을 구원한 것은 성실과 끈기였다.  

그리고 1986년 청두에 둥팡시왕그룹을 세우고 경영수완이 뛰어난 둘째 류융싱이 회장을 맡았다. 

당시 중국에서의 대부분 양계장 사업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으나 이들 형제는 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 개선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성공의 기틀을 닦았다.  

이후 연관분야인 사료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이들은 경영혁신에 주력했다.  돼지 100마리를 따로 키워 사료배합 적합성 등을 연구해 사료의 품질을 개선했으며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을 초빙해 사료 품질과 브랜드화에 애썼다.

1995년 류씨 형제들은 각자 독립 사업체를 운영하기로 한다. 본사를 더 큰 무대힌 상하이로 옮기고 류융싱 회장은 둥팡시왕그룹을 창업했다. 그는 사료사업을 계속 이어가 1999년 말 중국 사료업계의 최고 기업인으로 등극한다. 사료업계 경쟁이 치열해지자 관리 효율을 높이는 한편 사료를 위주로 하되 식품, 첨단기술, 금융, 바이오 화학 등 업종을 다원화하면서 다른 분야에도 지분 투자를 하는 삼원화 방식을 추진해나갔다.

류 회장은 이처럼 비록 사업을 확장하는데는 열성적이지만  다른 기업인들과 달리 자금 조달및 운용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사이에 증시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유행이었을 때도 그는 상장에 나서지 않았다. 당시 언론사 기자들은 류 회장을 만나 인터뷰할 때면 “왜 상장을 하지 않느냐. 언제 상장할 것이냐”를 단골 질문으로 던졌다.

이에 대해 류 회장은 "자금이 충분해서 상장을 검토할 필요가 없는 게 첫째 이유이고. 또 한가지는 긴장감을 갖고 경영에 몰두하려면 자금이 넘치지 않는 게 좋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1996년 알루미늄 제련 사업을 시작할 때도 류 회장은 신규 사업자금을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했다. 이때문에 지난 2004년 한때 정부가 통화긴축 정책을 내놓자 많은 기업들이 도산했지만 둥팡시왕은 전혀 자금조달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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