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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항소심 2차공판 ‘에스크로’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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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에서는 SK그룹의 베넥스 펀드 설립을 둘러싼 에스크로(Escrow) 여부의 진실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 에스크로 거래의 검토 여부는 SK 오너일가의 펀드 자금 유용 의도여부를 점칠 수 있는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2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태원 회장 및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등의 배임죄·횡령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는 펀드 설립 과정에 대한 쟁점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날 증인심문에는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이 증언대에 올라 그가 SK에너지 CMS 사장이던 2008년 당시 펀드 설립에 대한 역할 등을 집중적으로 심문했다.

가장 핵심이 된 것은 에스크로 설정 여부였다. 에스크로는 안전한 자금 거래 등을 위해 제3자에게 중개하는 등의 안전거래 서비스를 일컫는다. 이 에스크로가 주요 쟁점이 된 것은 최태원 회장 등이 주도한 SK 펀드 설립이 사적 자금유용을 위한 목적인지 아닌지를 간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계열사에 출자된 자금에 에스크로가 걸려있다었면 오너가 마음대로 출금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날 김준호 사장은 “펀드 설립 당시 SK에너지가 198억원을 출자하면서 에스크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최태원 회장에게 보고했더니 ‘알았다’라고 답했다”면서 “당시 에스크로와 계좌의 통장·도장을 보관하는 안건 중에서 검토하다가 결국 실무 제안에 따라 통장·도장을 보관하는 안으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당시 SK그룹 펀트운용을 전담한 베스트인베스트먼트 김준홍 대표가 펀드설립자금을 임의로 인출했다는 소식을 알게 된 후 최태원 회장이 황당했다는 증언이다. 김준호 사장은 당시 최태원 회장이 “에스크로를 걸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되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준호 사장은 “당시 SK그룹 펀드의 자금의 무단인출은 이자까지 붙어 곧바로 재입금 됐지만 대외신인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에스크로를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실질적인 검토가 이뤄졌고 때문에 최태원 회장 등이 이 펀드 자금을 유용하기 위해 만든 ‘가짜 펀드’라는 검찰의 주장이 성립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검찰은 김준호 사장 증언의 신뢰성에 대해 집요한 공격을 펼쳤다.

검찰 측은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 할 때는 ‘SK그룹의 펀드출자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다’며 그룹차원의 펀드가 아니라고 진술한 내용을 오늘 전부 번복하고 있다”며 “실무자 A씨의 진술에서도 에스크로 검토 지시 얘기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현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은 당시 김준호 사장과 논의하며 펀드에 출자를 안 하면 좋겠다고 진술했는데 진술이 엇갈린다”며 “법무팀, 변호인 등 그룹과 진술 번복하기로 상의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준호 사장은 “그렇지 않다”며 “당시 진술한 취지와 의미가 와전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의 분위기는 김준호 사장에게 썩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날 공판에서 문용선 부장판사는 “증인은 불리한 사실은 다 모르겠다고 한다”며 “어떠한 의미로 ‘견강부회(牽强附會)’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한다면 사실 인정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1심 재판 과정에서 진술했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회장의 진술이 번복된 상황인 만큼 증인들의 진술 입증 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검찰 출신의 기업인인 김준호 사장은 SK 윤리경영실장 및 SK텔레콤 윤리경영실장, SK에너지 CMS 사장 등을 거친 SK그룹의 핵심 인사 중 하나다. 특히 그는 최태원·최재원 형제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한창이던 2011년 말 검찰의 소환 요구가 없는 상황에서도 직접 검찰에 자진 출두해 관련 진술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최태원 회장 변호인 측은 김준호 사장 외에도 HK저축은행의 A 전 영업팀장을 증인으로 불러 저축은행에서 최태원 회장 일가에 대한 대출이 충분히 가능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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