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버냉키 속내는 ③] 페드와처: 투자자님 당황하셨어요?

기사입력 : 2013년06월20일 17:44

최종수정 : 2013년06월21일 07:00

[뉴스핌=김사헌 기자]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페드와처(Fed Watcher)'란 단어가 주목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연준 출입기자인 존 힐센라스나 파이낸셜타임스의 로빈 하딩 기자가 그 장본인. 하지만 지금 '페드와처'는 과거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과거 연준이 정책의 미래 경로에 대해 어떤 논의를 했는지 공개하지 않을 때, 월가의 투자은행이나 전문기관에는 '페드와처'가 있었다. 이들은 회의 이후 통신사들의 '페드와처 서베이'를 통해 연준의 정책 경로를 더듬을 수 있게 하는 통로였고, 연준 관계자들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했다.

일부 유력 금융지의 연준 출입기자도 '페드와처'로 명성을 날렸다. 이들 기사는 연준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을 하고, 브리핑도 받기 때문에 좀 더 정책 경로에 대한 정보가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이코노미스트지로 자리를 옮긴 그레그 입(Greg Ip)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버냉키가 의장직을 맡고 자넷 옐런 부의장과 결합하면서 연준의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정책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투명하게 정책 경로를 공개하고 구체적인 연준 내 경제와 물가 전망이 수시로 공개된다. 더이상 '페드와처'가 불필요하게 된 것.

지금 다시 '페드와처'로 힐센라스 기자와 같은 연준 출입기자가 부각되는 것은, 버냉키 사단 역시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와 속도 그리고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 페드와칭? 기자회견 발언록에 주목하라

2011년 6월 22일 기자회견 때 버냉키 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의 힐센라스 기자가 왜 단기금리는 특정 기간동안 초저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면서 함께 실행하는 증권 매입 정책은 언제까지 높은 수준으로 지속할지에 대해 언급이 없냐고 묻자 "좋은 질문이다. 회의 안건으로 올라오기는 했지만 그 정책에 대해서는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대답했다.

버냉키 의장은 다만 "매입한 증권이 만기도래할 때 재투자를 하지 않으면 이것을 출구전략 절차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텐데, 지금은 이 정책을 어떠한 특정 기간동안 유지할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원회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만 "전망을 보면서 이런 시점이 언제가 적절한지에 대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곁들였다.

이런 연준의 입장은 공개적인 것이어서 새로울 것도 없다. 그 동안 이 정책이 종료될 일은 없을 정도의 경제 여건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들여다보는 일도 필요없었지만, 최근 경제 여건이 좋아지면서 필요성이 대두된 셈이다.

버냉키의 '입' 혹은 실질적인 연준 의장이란 별칭까지 얻었던 힐센라스 기자는 그 해 11월에는 버냉키 의장에게 왜 실업률이 8% 아래로 떨어지는데 제로금리 정책을 2013년까지 지속하겠다고 밝히냐고 엉뚱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버냉키의 '입' 혹은 '복심'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2013년 6월이 되어 버냉키 의장은 그런 번거로운 일조차 하지 말라면서, 자세하게 앞으로 출구전략을 설명했다. 어찌보면, 이보다 더 자세한 설명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친절하게 말해주고 있는 데도 시장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모양이다.

그가 경제학의 대가라서, 용어 하나 하나에 의미를 싣고 있어서 해석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의 발언이 FOMC의 컨센서스, 즉 위원회의 합의된 의견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있다.

<2013년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 정상화 시점 판단>

※출처: Federal Reserve


◆ 버냉키, 3갈래 의견과 열린 양쪽 채널 가져

FOMC 의사 결정은 이제 3가지로 분할된 기류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현행 정책 유지란 다수 입장과, 강경파와 온건파 양 극단에서의 반대입장이 분할된 것이다. 이번 정책의사록에서 이 점이 드러났다.

올해 6월 FOMC에서 반대표를 던진 멤버가 2명이었는데, 그 이유가 정반대인 것도 주목된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양적완화로 인해 형성된 시장의 불균형이 장기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불라드 총재는 회의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다면서 2% 안정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반대표를 던진 멤버들은 연준 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주장을 분명하게 드러내 대표하고 있는 셈이며, 버냉키 의장은 이러한 분리되는 의견들까지 경청해서 '컨센서스'로 기자회견의 질의응답을 해야 하는 셈이다.

강경파들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주목하는 반면, 온건파는 실업 상황을 강조한다. 다행한 것은 버냉키 의장이 이들 두 가지 지표에 대한 이중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이쪽으로 혹은 저쪽으로 정책 기조를 설명할 수 있고, 통일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월가의 구두들은 시장의 반응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놀란 것 뿐이라면서, 한 쪽으로 쏠리지 말 것을 주문한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실업률 전망에만 주목한 채권시장은 물가 전망까지 볼 필요가 있다"면서, "투매한 사람들은 분명히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연내 국채매입 축소를 예상하고 미 국채를 매도한 투자자들은 연준이 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 목표 역시 고려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며 "물가가 목표치인 2%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시점은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로스 수석은 또 "이번 연준의 성명서는 매우 친성장적인 기조로 봐야 한다"면서, "7% 실업률을 언급한 것은 아마도 2014년 초를 염두에 둔 발언 같은데,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할 때 인플레이션의 영향에 대해 정말 언급했다"면서, "실업률이 7%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물가가 2%를 밑돌 경우 출구전략 개시 판단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이 물가 목표는 빼고 성장률 및 실업률 목표만 바라보는 잘못된 해석을 내리고 있다"며 "성장률과 실업률, 물가는 결합된 형태에서 정교하게 관리돼야 하는 것들"이며, 버냉키는 이러한 관점을 보유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펜하이머펀드의 브라이언 레비트 이코노미스트는 "당장은 정책 기조의 변화 조짐에 놀랄 수 있지만, 원래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상화가 진행되는 1~2년 사이에는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