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세 번째 솔로 스페셜 앨범 '진실 혹은 대담' 발매를 앞두고 가인을 만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쁜 스케줄에 헬쓱해진 얼굴로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그의 인상은 무대 위 치명적이고 섹시한 요정같은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오히려 조금은 진지하고 성숙한 28세 여성의 면모가 엿보였다.
"타이틀곡 '진실 혹은 대담'에서는 주위의 근거 없는 소문, 또 대단한 것 말고도 편견이나 주변 사람들의 말들에 관한 얘기를 해요.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게 제 이미지가 되는데 굳이 나쁜 것들만 있는 건 아니지만, 친구들의 뒷담화같은 것도 포함되죠. 하지만 그런 일로 너무 상처받지 않는,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대담한 여자의 얘기예요."
가인의 이번 앨범 '진실 혹은 대담'에는 줄곧 함께 작업해온 작곡진들은 물론, 성공한 여가수 선배 이효리와 JYP의 수장 박진영의 곡도 실렸다. 피처링으로는 범키와 조권이 참여했는데, 특히 선공개곡인 범키와 듀엣곡이 직설적인 제목으로 단번에 시선을 끈다.
"'가인'하면 아무래도 '어떤 콘셉트일까?'하고 많이 궁금해하세요. 이번엔 선공개곡 'Fxxk U'에 더 파격이 담기지 않았나 생각해요. 제목이나 가사만 봐도 굉장히 성인 남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고 또 오래된 연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죠. 리쌍 개리씨의 '조금 이따 샤워해'와는 약간 정서적으로 달라요. 의외로 제목에 비해 무겁고 진지한 사랑 얘기라, 뮤직비디오를 보시면 바로 이해하실 거예요."
앞서 가인이 얘기한 '대중들이 하는 이야기가 이미지가 된다'는 말이 상당히 와 닿으면서도 무대 위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실제와 괴리감에 관심이 생겼다. 성인돌로 자리잡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파격적인 콘셉트나 솔로 활동에서 보여준 치명적이고 당돌하기까지 한 섹시 이미지가 부담이 되지는 않았을까?
"워낙 파격적인 걸 많이 해봐서 저한텐 그 단어 자체가 이젠 좀 익숙해요.(웃음) 대중들도 생각보다 이런 제목이나 콘셉트에 가인이라 덜 놀라지 않으실까요? 제가 고집이 좀 있는데, 좋은 쪽으로 부각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작 단계부터 함께 얘기하고 작업을 하는 편이라 진정성 있는 부분들이 나오거든요. 노래를 확실히 이해하고 알고 부르길 원하고 무대도 마찬가지라, 이런 걸 좀 잘 봐주셨음 해요."
"치명적인 느낌으로는 최고다"고 하니 "정말요?"하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짓는 가인. 최근 걸그룹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섹시 열풍이 불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요즘 친구들을 잘 모른단다. 눈여겨보는 치명적 후배는 누구인지, 과도한 콘셉트 논란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봤다.
"제가 조용한 걸 좋아해서 인터넷이나 TV를 거의 켜지 않아요. 딱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지만, 워낙에 다들 매력있어 충분히 긴장되고 견제되죠. 물론 음악적 성향 자체가 너무 다르긴 하지만요. 섹시만 갖고는 질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어리고 예뻐요? 여자들이 봐도 좀 부럽죠? 저도 그래요. 섹시 콘셉트가 논란 거리인가요? 보는 사람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분들은 욕하셔도 또 다른 분들은 정말 멋있다고 좋아해주시기도 하거든요."
끝으로 가인은 '돌이킬 수 없는'과 '피어나'의 모티브는 바로 가인 자신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20대 초중반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여자와 성적으로 당돌하고 솔직한 여자를 거쳐왔다. 신곡 '진실 혹은 대담' 역시 현재의 성숙한 가인을 모티브로 한 곡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20대 초반에는 사랑에 목숨을 걸잖아요. '돌이킬 수 없는' 가사처럼 '차라리 난 죽을래'라는 식으로, 위험한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죠. '피어나'도 마찬가지에요. 여자로서 발칙해지기 시작하는 시기잖아요. 그 나이 대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얘기했어요. 이전에 불완전한 사랑을 그렸다면 27-28살이 된 지금은 안정기를 넘어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대담한 여자가 됐달까요? 모든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또 생각이 좀 더 성숙해진 여자의 말을 담았어요. 이번에도 실망하시지 않을 거예요."
"연애요? 항상 솔직하고 책임감 있는 남자와 만나고 싶어요." "공개 연애는 별로 생각이 없어요. 연애가 하고 싶었다면 공개든 아니든 진작 많이 해봤을걸요.(웃음) 은근히 두려움이 있는 성격이라 겁나서 좀 자제했죠. 직업상 어려운 점도 있고요. 또 연예인들은 스스로 공개하기보단 아웃팅 당하는 게 대부분이잖아요. 실제로 지금까지 그런 걸 두려워했어요. 하지만 이제 나이가 좀 드나봐요. 30살 이후의 제 삶도 중요한데 남들 시선에 맞춰서만 살 수는 없잖아요. 효진(제아의 본명)언니랑 필강 오빠를 보면, 둘 사이를 다 알고 있었고, 이제 나이도 있으니까 ‘여자로서 자기 인생도 생각하는구나’ 싶어서 좋아 보여요. 오빠랑도 워낙 친하고요. 저도 사람인지라 연애하고 싶죠. 그런데 연애는 교통사고 같은 거래요. 제가 믿음이 가고 존경할 만한 스타일의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그 존경과 믿음 자체가 지혜롭고 유식한 데서 오기도 하지만 거짓말 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항상 솔직할 수 있고 그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한 사람을 만나고 싶죠.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으니까 그게 용기 있어 보여요. 외모는 딱히 안 따져요.(웃음)"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에이팝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