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잠시 주춤했던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 때문에 내주 회의를 앞둔 유럽중앙은행(ECB)에 경기 부양 압박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디플레이션 조짐이 뚜렷해질수록 경기 침체 리스크가 높아지는 만큼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현지시간) 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1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0.7%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0.9%를 밑도는 동시에 ECB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인플레이션이 0.7%를 기록, 47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불거졌던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번지고 있다.
독일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유로화가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뚜렷하다.
ABN 암로 은행의 닉 쿠니스 매크로 리서치 헤드는 “유로존이 당장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치닫지 않는다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수요 충격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디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엿보이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좌시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코메르츠방크와 바클레이스는 오는 6일 회의에서 ECB가 기준금리를 0.1%로 떨어뜨리는 한편 현재 0%인 지급준비금 이율을 3월까지 마이너스 0.1%로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기준금리가 0.25%까지 떨어진 만큼 추가 인하를 단행한다 하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지극히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12월 은행권의 기업 및 가계 여신이 20개월 연속 축소, 실물경기의 유동성 흐름마저 냉각되고 있다.
ING은행 마틴 반 블리엣 이코노미스트는 “추가적인 통화완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기가 둔화되거나 유로화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특히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