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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거취 등 이사회에 맡기겠다....진실과 양심 믿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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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기자 간담회.... 주전산기·사퇴 압박 정면돌파 의지 풀이

[뉴스핌=노희준 기자]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1일 "거취 문제를 포함해 모든 문제를 이사회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자리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 이사회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는 게 맞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주전산기 교체 의사결정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은행장으로 절실하다고 문제제기 했던 내용에 대해 모든 게 규명이 됐고 관련자에 대해 판단할 것까지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자신과 갈등을 빚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에 자신의 거취를 맡긴 것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주전산기 문제 해결과 일각에서 거세지고 있는 사퇴 압박 등을 '이사회 재신임 카드'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그동안 의사결정 논란의 원인 제공자에 대한 규명 작업은 어느정도 마무리됐고, 사법당국에 고발해 은행의 손을 떠났다"며 "이제 남아있는 과제는 어떻게 투명한 절차의 의사결정을 통해 슬기롭게 (주전산기 교체를)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또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사회에서 화합하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잡음 없는 의사결정을 하느냐"라며 "새로운 마음으로 이사들과 정말로 머리를 맞대겠다"고 다짐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주 전산기 교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김학선 기자>

◆ 자진사퇴에는 '선' 그어=이 행장은 다만, 자진 사퇴와 관련해서는 "자리의 무게가 아니라면 다른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자리가 갖고 있는 무게 때문에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며 "공식적인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사회 재신임 카드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은행의 이사회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것은 최고경영자가 책임이 있는 부분"이라며 "조직 기강을 위해 범죄 행위를 덮어갈 수 없는 것처럼 정상적으로 이사회가 운영되지 않은 것도 덮어놓고 갈 이슈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언제가는 이사회에 재신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며 "범죄와 관련된 실체적 진실 규명이 되는 시점에서 이사들에게 사과하고 거취를 묻겠다고 생각한 것은 원래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언론에서 행장 자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이라면 제 거취를 (이사회에) 묻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 '뭘 믿느냐고?"..."진실과 양심 믿었다"=그는 특히 직설적으로 '무엇을 믿고 설치느냐'는 일부 냉소적 시각에 대해서도 "믿는 것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이고 양심에 비쳐 행동이 떳떳하다고 믿었다"며 "정무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판단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갖고 있는 도덕률과 양심에 비쳐 부끄러운 게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그렇지만 "은행 수장으로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하고 외부에 잡음이 생긴 데 대해 이사들에게 사죄를 드리고 이사들과의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금융당국에서 최종 징계 수위가 중징계로 결정될 경우에 대해서는 "조직에 부담되지 않도록 결정하면 된다"면서도 "미리 예단해서 답변 드릴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직원들에게 재신임을 어떤 방식으로 물어야 하는지도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주전산기교체 문제를 사외이사들과 해결할 방법으로는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해봤다. 보고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최종 결론이 났으니 사외이사들과 협의하면 좋은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사회 날짜에 대해서는 "확정된 날짜는 없지만, 가장 빠른 시일내에 이사회 날짜를 잡아 의논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주 전산기 교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사진=김학선 기자>

◆ "집안 싸움 아니다, 다급해 도둑이라고 소리 친 것"=이날 이 행장은 최근 '갈등 양상'으로 비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일단 주전산기교체와 관련한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 "집안싸움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의도적인 왜곡 조작이 있어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해 규명하는 노력이 어찌 집안싸움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왜 그렇게 시끄럽게 하느냐고 하지만, 저는 정말 다급해 도둑이라고 소리를 지른 것"이라며 "도둑을 어떻게 방관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템플스테이 잡음에 대해서는 "기독교이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기 위해 템플스테이에 잘 준비까지 해서 갔다"며 "행사 취지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지주 임원에 대해 얘기했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먼저 돌아온 것"이라고 했다.

검찰 고발에 중징계 대상자 4명 모두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IBM과 유닉스의 우수성과 관련한) 컨설팅 리포트에 대해 조작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책임을 물을지 판단하기 곤란했다"며 "성능 조작과 관계돼 있다고 판단한 이들을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주 개입(?), 협의 과정 투명성 확보 필요"=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지주 회장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는 "제가 한 일은 잘못된 일을 바로 잡자고 한 일"이라며 "이번 일만 정리되고 다행히 임영록 지주 회장과 일을 같이 하게 된다면 문제가 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지주의 부당한 개입을 우려하는 시각에는 "은행은 지주와 중요사항에 대해 공식적으로 협의하기로 돼 있다"며 "정상적으로 투명한 과정을 거쳐 협의하면 개입의 문제는 없다. 의사결정에서 협의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면 된다"고 말했다.

경징계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대한 로비 결과라는 시각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재심에서 양심에 비쳐 부끄러운 일은 없다는 취지로 열심히 소명을 했고 그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했다. 제재심 위원에게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제재심 위원과 만나느냐"고 되물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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