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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시스템즈-올리브영 합병 진짜 이유는?

기사입력 : 2014년09월22일 19:13

최종수정 : 2014년09월23일 07:05

[뉴스핌=강필성 기자] CJ그룹의 IT전문회사인 CJ시스템즈와 H&B(헬스앤뷰티)스토어 CJ올리브영이 합병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접점이 많지 않은 유통회사와 IT전문회사 사이 합병 시너지가 불투명한 탓이다.

CJ그룹 측은 유통기반 IT솔루션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그보다는 CJ올리브영의 재무개선과 그룹 IT계열사 내 물량 밀어주기 해소를 배경으로 꼽는다.

22일 CJ그룹에 따르면 CJ시스템즈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합병비율은 1:0.026로 와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후 사명은 CJ이노플랫폼으로 내달 31일 주주총회를 거쳐 12월 2일자로 출범할 예정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유통과 IT를 결합한 ‘CJ이노플랫폼’은 리테일에 최적화된 IT시스템을 기반으로 H&B스토어사업 내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기존 방송/물류 SI 사업도 리테일 기반의 시스템 솔루션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시너지가 기대돼 합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향후 CJ이노플랫폼을 통해 스마트 유통모델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의 가장 큰 의미를 CJ올리브영의 재무개선에서 찾고 있다.

CJ올리브영은 헬스&뷰티 스토어 경쟁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점포 출점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 2012년 말 기준 270개였던 점포는 지난해 말 375개로 급증했고 올해 9월 기준 399개까지 확대돼 왔다.

점포 출점과 함께 재무구조는 급격하게 악화됐다. 사업 진출 이후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 급격하게 점포를 늘리면서 부채비율은 2012년 233.7%에서 지난해 말 358.0%로 크게 늘어난 것.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347.7%로 소폭 줄었지만 이로 인해 올해 출점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헬스&뷰티 스토어의 미래 성장성을 감안해 CJ그룹이 CJ올리브영의 재무개선 및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CJ시스템즈를 합병 대상으로 골랐을 것”이라며 “헬스&뷰티 스토어는 롯데, 신세계, GS, 코오롱 등 대기업의 격전지”라고 말했다.

CJ시스템즈가 합병대상이 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그룹 내부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CJ시스템즈는 지난해 매출 2772억1700만원 중 83.2%인 2307억1300만원을 그룹 내부의 일감으로 올려왔다. 2012년 내부 매출 비중 86.80%에서 크게 줄이지 못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J시스템즈에 31.88% 지분을 보유한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내부 의존도는 부담스러운 수치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인해 CJ시스템즈는 이같은 부담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합병 후 존속회사 CJ이노플랫폼에 대한 이 회장의 지분은 22.7%로 희석되고 무엇보다 CJ올리브영의 매출이 합쳐지며 그룹 내부 매출 비중은 30%대로 급격하게 하락하게 된다.

더불어 CJ시스템즈 입장에서 CJ올리브영의 미래성장성은 정체된 성장동력의 의미가 크다. CJ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79억9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손익분기점이 넘어간 시점에서 CJ올리브영은 재무개선과 안정적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었고 CJ시스템즈 입장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해소, 성장동력의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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