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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과 경쟁'임종룡 "코치보다는 심판역할에 더 충실해야"

기사입력 : 2015년02월17일 17:18

최종수정 : 2015년02월17일 19:03

건전성 규제·우리銀 매각 방식 변화 가능성...금산분리는 신중할 듯

[뉴스핌=노희준 기자] 임종룡(사진) 농협금융 회장이 금융위원회를 맡게 되면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임종룡 내정자가 실물경제 활성화와 창조경제 지원 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현 금융위의 큰 기조는 유지해 나가겠지만, '자율과 경쟁'을 규제 재정비의 기조로 내세운 데다 민간 금융기관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좀더 시장의 자율을 중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는 17일 금융개혁 임무 완수를 위한 과제로 경제활성화에 대한 ▲금융의 적극적 역할 강조 ▲창조경제 지원을 위한 기술금융과 모험자본의 육성 ▲자율과 경쟁을 바탕으로 한 규제 재정비 ▲시장질서의 확립를 위한 신뢰 회복 등 다섯가지를 제시했다.

이 같은 금융개혁 과제는 현 금융위원회의 정책기조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창조경제 구현과 규제완화, 시장 신뢰회복 등은 박근혜정부 초기부터 강조해 왔던 사항이다. 

특히 "금융개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융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혀, 가계부채와 문제와 직결돼 있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나 총부채상환비율(DTI)등과 같은 대출규제 정책은 기획재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현 금융위의 스탠스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내정자의 색깔을 드러낸 발언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규제개혁을 강조하면서 자율과 경쟁을 강조한 대목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가 비유적 표현을 사용하며 당국의 역할에 대해 일일이 간섭하는 '코치의 기능'보다는 공정한 룰을 정하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는 '심판의 기능'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금융규제와 관련 '절절포'(절대로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된다)라고 금융권 대토론회에서 말한 바에 버금가는 강조다.

이런 규제정비와 완화는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련 정비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할 수 있다. 임 내정자는 지난 대토론회에서 "금융기관의 건전성 노력은 금융당국이 노력하지 않아도 금융사들은 노력하고 있다. 건전성 규제는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임 내정자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현장에 내려와 보니 금융기관이 건전성관리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역량이 있었다"며 "금융당국도 금융기관의 그런 능력을 신뢰하고 그런 차원에서 정책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화두인 핀테크(금융+IT)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와 관련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임 내정자는 최근 뉴스핌과 만난 자리에서 금산분리와 관련, "금산분리가 유지되지 않으면 금융이 멍이 들고 산업도 견제를 받지 않으면서 올바른 방향에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금산분리의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임 내정자의 관료 생활 경험에서 확립된 것이다. 임 내정자는 금융관료 생활의 대부분을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해 발생한 부실기업의 정리, 즉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하면서 보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정체된 금융업에 혁신을 불어넣을 도구로 핀테크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 내정자의 기본 철학은 유지하되 정부의 기조에 따라 유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임 내정자는 지난 대토론회에서 "개인정보와 금산분리, 금융실명제 등은 금융위가 혼자 풀 문제가 아니다.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윤 위원장이 직을 걸었으나 해결하지 못한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서도 임 내정자는 좀 더 시장 친화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할 수 있다. 임 내정자는 시장에서 우리투자증권을 직접 사는 입장에서 인수합병(M&A)을 직접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까지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 임 내정자가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과 관련해서도 감독의 일관성을 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내정자는 지난 대토론회에서 "현지지시 구두 지시를 명료화시키고 규정화시킬 수 있는지 금융당국이 고민해야 한다"며 "이쪽 국에서 이런 지시를 받아 지시대로 하면 다른 국에서 왜 이렇게 했느냐고 검사를 한다. 이런 걸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금융 감독의 핵심"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관료와 실물경제 현장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정부 정책의 시행을 위한 접근이 단순 관료만 하던 시절과는 다를 것"이라며 "시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이끌어 내면서 규제와 지원을 통해 성공적으로 정책이 수행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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