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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워리더] 영국 총선 압승한 '젊은 리더' 데이비드 캐머런

기사입력 : 2015년05월15일 09:00

최종수정 : 2015년05월13일 16:40

엘리트 코스 거쳐 정계 초고속 승진…집권 2기 난제는?

[편집자] 이 기사는 5월12일 오전 11시39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지난 7일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압승하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박빙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과반석을 차지,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캐머런은 승리의 기쁨을 자축할 여유도 없이 영국 안팎에서 거센 압력을 맞고 있다. 안으로는 스코틀랜드독립당(SNP)에 몰표를 던진 스코틀랜드인들을 포용해야 하고, 밖으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우려하는 유럽국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영국의 '젊은 지도자' 캐머런이 두 번째 임기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데이비드 캐머런은 누구

데이비드 캐머런은 1966년 10월 9일 런던 주식 중개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데이비드 윌리엄 도널드 캐머런(David William Donald Cameron)으로, 영국 국왕 윌리엄 4세의 직계 후손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는 먼 친척이다.

캐머런은 영국에서 최상류층 자제들이 받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사립 상급 초등학교 히더다운스쿨(Heatherdown Preparatory School)과 중등학교 이튼칼리지(Eton College)를 마친 후,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에서 정치학·철학·경제학을 전공해 최우수학위를 받았다.

그는 졸업 후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영국보수당 정책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정치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존 메이저 전 총리의 비서관으로 경력을 쌓았으며, 1994년부터 7년 동안은 미디어기업 칼튼 커뮤니케이션즈의 법인업무 감독(Director of Corporate Affairs)으로 근무했다.

1997년 총선 때 스태퍼드(Stafford)에서 보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2001년 옥스퍼드 근처 위트니(Witney)에서 보수당 후보로 출마, 하원 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의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캐머런은 점차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는 2년 만에 야당 간부로 승진한 뒤 2005년 12월 39세의 젊은 나이로 보수당 당수에 오르면서 한 순간 주요 정치인으로 등극했다. 이어 2010년 5월 43세에 영국 최연소 총리로 당선됐다.

그는 1812년 로버트 뱅크스 존슨 이후 198년 만에 영국에서 가장 젊은 총리가 됐는데 토니 블레어(Tony Blair) 전 총리가 취임할 때보다 6개월 더 젊은 나이다.

보통 영국의 역대 총리들이 재무장관·외무장관·내무장관 등 내각 주요 보직을 거친 후 총리직에 오른 것과 달리 캐머런은 내각 주요 보직을 한번도 거치지 않고 수상에 오른 이례적인 케이스다. 게다가 정계에 실질적으로 입문한 지 9년 만에 수상이 됐으니 정치인으로서 초고속 승진을 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캐머런 총리가 영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배경에 그의 외모가 한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뛰어난 미남형은 아니지만 편안한 눈매와 선한 인상을 갖고 있어 대중들이 선호하는 리더의 이미지라는 것이다.

또 총리에 당선된 직후에도 가족들을 위해 아침에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빵을 사오는 모습이 포착돼 '상류층 엘리트'가 아닌 '국민들 중 한 사람'이라는 공감대를 심어줬다.

캐머런의 승승장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가 이끈 집권 보수당은 최근 박빙 승부가 예상됐던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보수당은 당초 650석 가운데 270여석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실제로는 무려 331석을 얻었다. 선거 결과를 두고 여론조사 업계에서 "1992년 이후 최대 이변"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영국 언론들과 외신들은 보수당이 이렇게 압승을 거둔 배경에 대해 '경제와 민족주의'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선 2010년 보수당이 노동당을 제치고 집권한 후 영국 경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6%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0.3%를 두 배 앞질렀다.

재정적자 규모도 지속적으로 줄었다. 노동당이 집권하던 2009년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11.3%에 이르렀으나, 보수당 집권 후 지난해 말에는 5.3%까지 떨어졌다. 보수당은 3년만 더 집권하면 현재 860억파운드(약 145조원)인 재정적자를 2019년까지 70억파운드 흑자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인의 민족주의 감정에 불을 지핀 것도 보수당의 승리에 기여했다. 캐머런 총리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노동당이 스코틀랜드독립당(SNP)과 연정을 구성해 집권할 경우 영국은 분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당을 이끄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 스윈던에서 보수당의 선거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총선의 기쁨도 잠시…큰 숙제는

캐머런 총리는 현재 이중으로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영국 내에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간 정치적 골을 메우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SNP는 이번 총선에서 제3당으로 부상하며 영국에 '스코틀랜드 독립'이라는 이슈를 되살렸다.

캐머런 총리는 이에 "자치권 확대 계획을 빨리 시행하겠다"며 스코틀랜드를 포용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주에는 채널4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 가능성을 단호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캐머런은 해당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지난해) 국민투표를 했다"며 "스코틀랜드는 영국에 머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다만 캐머런 2기 정부는 현재 재정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비교적 좌파성향이 강한 스코틀랜드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라는 난제도 있다. 영국은 EU와의 재협상을 토대로 2017년 이전에 EU를 탈퇴할 것인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하는데 그 때 국민들이 EU 잔류를 선택하게끔 해야 한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이웃 국가들도 안심시켜야 한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EU 내부에서 정치적 격변이 이어져 다른 국가들의 '탈퇴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이 주민투표 실시 결정을 하기 전 유럽과 논의할 것을 촉구했으며, 다른 유럽국들도 영국이 주민투표 일정을 비롯한 EU와의 재협상 일정을 내놓길 바라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가장 신임하는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을 사실상 부총리로 지명, EU와의 협상을 맡겼다. 이 밖에도 오는 6월 EU 정상회의까지 세부 일정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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